힘으로 지워버린 스케치는 말끔하게 지워졌지만

흔적은 흉터가 되어 한웅 큼 손에 쥐어졌다

텅 빈 모래사장에 바람이 찾아와 손을 뻗어 파도를 그린다

모래알은 너무 작아 감정을 담을 순 없지만

지나간 꽃게는 경단을 만들어 소원을 빈다


빛은 바람을 타고 바람은 사람을 찾아 소문을 만든다.

사람이 없는 텃밭은 자유를 찾아 독립을 하였다

그러나 사람이 없는 집은 이미 숨을 거두었다

밥을 지어줄 마룻바닥을 닦아줄 사람이 없어

집이 회색으로 물들어 버렸다


스케치북에 그려진 이야기가 끝이 났다

지렁이처럼 버려진 이야기들은

새로 들어온 물감들로 채워지면서

흉터가 남겨진 스케치는 두꺼운 아크릴로 덮어졌고

그렇게 그리움으로 새로운 지우개를 만들었다


-이야기-

현대시 공부중

너무 어렵다

정석적으로 지나가는 이야기는 재미가 없다

따라서 막무가내로 흘러가는 이야기

하지만 담겨야 하는 정보

이 모든걸 넣기에 시가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