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너머로 쭉 이어진 길을 걷다가 보면은
때때로 주변을 둘러보고픈 욕망이 솟는다
저 하늘 위에는 멋지게 날으는 독수리가 보이고
바닥엔 열심히 기어가고 있는 개미가 보인다
나에겐 내 몸을 자유로이 날게 해주는 날개도
남보다 작은 몸에 대해 남들의 연민도 없지만
홀로 하늘을 날으는 독수리의 외로움이 없고
충분히 빠르게 저만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언제 끝날 지 모르는 길을 가는 몸들이 있다
나 또한 그 길을 걸어간다—한걸음, 한걸음
날지도 못하고 포기하고 싶다면 뭐 어떠랴?
그저 이 길의 끝을 밟고 서있으면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