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생각을 할때가 있어요"


파도가 시원하게 몰아치고 모래가 스스로 바다속으로 내려간다.


"저한테는 재능이라는게 없나봐요"


파도를 만끽중인 소녀이 고개를 돌리자. 바람이 얼마나 상쾌한지 소녀의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아직도 그 소리네"
"정말이라니까요? 세상은  너무 불공평해요"


주위를 둘러보던 소녀는 이내 쭈그려 앉았다. 손으로 모래알을 하나씩 다듬던 소녀는 이내 모래를 한줌 집어들었다


"자 봐봐, 사람의 가능성을 모래알로 하자"
"너무 적은데요.."
"토 달지 말고"


주위를 둘러보던 소년도 소녀와 똑같이 모래 한줌을 집었다. 소년가 한줌 집은 모래에는 조개껍질, 유리조각 등 다채롭게 이루어져있었다.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지니고 태어났어, 이를테면 선사 시대 부터."


말을 잠시 아낀 소녀는 모래알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흘릴기 시작했다. 눈을 가늘게 뜨며 떨어지는 모래알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더니.


"지금 떨어지는 모래알안에는 '그림','운동','공부'등 셀수없이 많은...너가 말하는 '재능'이라는 유전자가 지금 너의 몸속에 각인되어있지"


"잘 이해가 안되요"


이해를시키기 포기한건지  소녀는 풀썩 앉아 양팔을 이용해  모래를 자신쪽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옷이 더러워지는것을 마다하지않는다.


"그럼 이 모래사장이 너의 가능성이라고 생각하면 편할려나?"
"좋은 비유네요"


파도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은 소녀, 그런 그녀를 보고 소년은 아무말도 하지않았다.그저 소녀가 말을 이어주기 기다릴 뿐이다.


"넒게 생각해 보면 편해, 이 모래사장안에는 아주 조금씩 인류의 시작부터 내려오는 재능이 차근차근 쌓인거야, 그중에는 너가 원하는 그림이라는 재능도 분명있을거야"
"하지만..저는그림을 못그리는걸요, 다른 아이들처럼 부모님이 만화가이거나 하지않은데요.."
"하하하, 고작 다른이보다 모래한줌 많은게 너가 말한 재능인거야?"
"네, 그렇죠.."
"그럼 너가 물들이면 되잖아"
"네?"
"모래알들을 아주 자세히 관찰해봐, 각각 조금씩 색이 다르거든"


소녀의 말대로 소년은 눈을 크게뜨고 모래알을 확인했다. 모래속에는 그녀의 말대로 형형색색으로 이루어진 모래알들을 확인할수있었다.


"정말이네요?"
"그럼 너가 할일은 정해졌네, 모래사장 안에있는 모든 모래알을 물들이는거야. 그림이라는 색으로."


소년은 할말을 잃었다. 


자신이 그렇게 까지 불행하지않음을, '재능이 없다'라는 건 단순한 핑계에 불가하다는걸, 남들과의 비교, 이것이 소년의 자존심을 좀먹었다.
자신이 갖고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외면한거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럼 어떻게 물들이나요?"


마지막 질문이라고 예상한 소년은 소녀에게 대답을 요구했다. 정답을 바라지 않는다. 단지....단지...자신이 성장할수만 있다면, 자신은 무엇이든 한다.


모두가 간절히 원하는 답변.


하지만 어째서인지 소녀는 입을 열지않았다.


그저 밣게 웃어주며 소년의 머리를 쓰담았다.


어쩨서..


대답해주지않는거지?


"알려주지 않는건가요..."


싫증이 나건가, 소년의 말에 소녀는 두 눈을 감았다. 어쩌면 자신의 이런 지겨운 이야기에 더는 어울려줄수없다 라고 말할것 같다.


"알려주지않은 이유는."


소녀의 말에 소년은 가만히 기다렸다. 


"스스로 찾는 기쁨을 너에게 주고싶어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