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폭 창문을 바라보면

바깥은 슬픈 화가의 고향.

하늘에 숨쉬는 코발트—블루는

흐드러지는 불빛을 향유하는가.


상 한켠에 놓인 펜꽂이는

싱그러운 15송이 해바라기를 담았고

벽에 비스듬히 걸린 거울 속에는

다시 슬픈 화가의 자화상.


아스팔트 깔린 길의 건물은

한적한 밤의 카페—테라스.

커피 향을 맡고 기분이 좋아지고 마는 것이

내가 슬픈 화가가 될 수 없는 연유인가.


그럼에도 슬픈 화가의 말처럼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오늘도 나를 꿈꾸게만 만드는데,


집 앞 잡초는 사이프러스.

한 폭 창문을 바라보면

바깥은 별이 빛나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