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란 심연에서 나오고자
외로움의 바다와
외로움의 절벽
열등감의 불길을 건너
햇빛이 가득한 이데아로
조금씩 조금씩
기대감을 가지며 나아갔는데
무엇 때문일까
무엇이 햇빛까지 몇 걸음을 남겨두고
나를 다시 심연 속으로 밀어내어
또다시 열등감과 외로움이
무한대로 엮인 지옥으로
이 나약한 이를 떨어뜨린 걸까
신께선 내가 계속 저 지옥에
쳐박혀 있기를 원하는 건가
나는 저 햇빛을 향해 가고 싶은데
이번엔 갈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왜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간걸까
만약 이것이 나의 운명이라면
나는 그것을 거부할 것이니라
십자가를 거꾸로 들고
은화와 밧줄로 신의 제단을
끌어내리고
함께 불행하게 만들고 싶다
우울함의 바다에 점점 잠기다가
내 복부를 갈라
수십 년의 한을 해방시키고 싶다
신이시여
나는 다시 외로움의 심연에
가라앉기 싫으니
만일 신께서 이 죄 많은 이를
구원해줄 의지가 있다면
이번에는 햇빛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그렇지 않으시다면
십자가를 거꾸로 들고
거기에다 내 목을 매달겠습니다
이번의 실패도
내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지만
다음에도 저를 실패로 이끈다면
그것은 당신의 잘못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