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들은 아름답다

이별의 저릿함이 스민 가슴속에 부닥쳐오는

그 소멸의 냄새는 아름답다

다시 맡을 수 없는 향처럼

 

허공이 되어버린 희미한 조각을

머릿속 서랍장

깊숙한 한켠에 묻어야 하기에

사리지는 것들은 아름답다

 

또렷해질수록 더욱 더욱

가벼워져 날아가는 것들은

먼발치에서 조용히 느낄 수밖에 없다

만지면 녹아 버리는 얼음 조각상같이

 

무엇이든 마지막 순간에는

그토록 그토록 온화한 것이다

기억이란 다정한 흔적을 남긴 채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끌어안지 못할

사라지는 것들은 아름답다




뉴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