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꽃》



저마다의 붓꽃에는

이름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드센 얼굴을 내리웁고

먹을 품은 풀꽃으로

세상에서 자라나는


먼 옛날 붓꽃에는

이름조차 들 수 없는

어떤 야릇한 향기로움,


빈 하늘에 고개를 꿈뻑이고

달님조차 어루이던

그런 생각이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