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올라타 카드를 찍는다.

빠져나가는 것은 낭비되던 나의 시간
시간을 연료 삼아 버스가 출발한다

좌석에 앉으니 옆자리 목도리 맨 여인
자연스레 뜨개질을 권유하네

뜨개질을 하다 보니 한 정거장

뒷자리 안경 쓴 아저씨가
건네주는 책을 읽다 보니 두 정거장
앞자리 기타를 맨 청년이 들려주는
음악을 듣다 보니 세 정거장

이래저래 승객들과 어울리다
어느새 종착점에 도착해서
버스에서 내리니 어느새 시간은 밤

어느 날 목도리를 한 채 음악을 들으며
책을 들고 버스를 타니 그제야 카드에서
돈 대신 시간이 빠져나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