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가만히

 가만히 앉아있구나

 가만히 누워있구나

 가만히 눕고, 앉고, 일어서며

 그저 지켜볼 뿐이구나


 하늘에선 하얀 꽃잎이 지는구나

 쉬지도 않고 부지런히 지는구나


 가만히 바라본다.

 그저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타임랩스처럼

 기억의 딘편들처럼

 그저 지나가는구나

 시간을 흘려보네는구나


 이제야 깨닫는구나

 시간을 전부 흘려보네고 나서야

 시간을 흘려보네는 행복을 깨닫는구나


 나는 오늘도 행복하다.

 그저 살아간다.

 다만 사랑한다.


 행복을 받고 사랑을 주며

 사랑을 주고 행복을 받으며

 하나 받으면 둘을 주고

 둘을 받으면 하나를 주며


 결코 움직이지 않는 심장을 쥐며

 십자가 달린 목걸이를 이제야 놓아주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