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는 말했지

나는 세상 살아가긴 
너무 둥글다고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나 자신을 뾰족하게 깎아내리고


조금이라도 둥글어진다면 
눈 딱 감고 
나를 뾰족하게 깎아내렸어

마음이 약해질 때면 남도 깎아내며 
나를 뾰족하게 다듬었지

그런 내 주변에 
아무도 남지 않았을 때야 깨달았어

처음 나를 깎은 것은 내가 아니였네

이제는 더는 깎을 곳이 없는 몽땅 연필
어찌 살아가야 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