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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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가 끝나고, 달력이 8월로 넘어갈 무렵. 시즈카는 에어컨이 빵빵한 자신의 집에서 게임에 열중이었다. 옆에서 같이 게임에 열중하던 유키카게가 물었다.


“’빅 브라더’ 말이야, 아직 이렇다 할 건 없대?”


“응. ‘재단’도 ‘유야 씨’도 이렇다 할 건 못 찾았어. ‘장미 향’에 초점을 두고 도시 전체의 장미 향수 구매자를 뒤지고 있는데도 아직 오리무중인가 봐.”


“찾는 것도 찾는 건데, 찾은 다음에는 어쩌지? ‘아이언 메이든’ 말이야… 몇 번 만나 본 게 전부지만 보통 ‘스탠드’는 아니었어. ‘크레이지 다이아몬드’와 파워에서도 밀리지 않는 것 같았고.”


“글쎄~ 하지만 지금 신경써야 할 문제는 아닌 것 같아. 지금 내가 신경 써야 할 문제는… 하나는 우리가 방금 졌다는 거고, 두번째는 여름 휴가는 다 같이 갔는데 내 피부만 새카맣게 타버린 거야.”


“그건 시즈카가 ‘자외선 차단제’를 똑바로 안 발라서 그런거잖아. 솔직히 난 지금 시즈카가 건강미 있어 보여서 더 마음에 드는 걸?”

시즈카는 귀를 틀어 막았다.


“몰라! 유키 ‘취향’ 들어주는 건 ‘손’이면 충분하다고!”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유키카게는 즉시 전화를 받았다.


“네, 교수님. 카와지리 유키카게입니다. 네… 네? 지금요? 네, 알겠습니다. 네, 시즈카랑 말이죠? 네…”


유키카게는 전화를 끊더니 에어컨도 같이 꺼버렸다.


“시즈카, 방금 교수님한테 연락이 왔는데, ‘논문’에 쓸 ‘물건’의 행방을 찾았다고 너랑 같이 가서 구해달라고 하셨어. 마침 한번쯤은 데려가려고 했던 곳이기도 하고.”


“어딘데?”


“마을 외곽, 신사.”


모리오시 서쪽 외곽에는 절이 있다. 주변 국가까지 이름이 알려질 정도로 대단한 곳은 아니지만, 5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여 시 차원에서 관리하는 관광지이자 문화유산이다. 이름은 ‘오칸지(악간사)’. 악을 막는다는 뜻으로 어찌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에 대해선 알려져 있지 않다. 나와 시즈카가 향하는 곳은, 엄밀하게 말하면 절이 아니라 절 내부의 ‘신사’이다. 역시나 신사의 ‘신’도 어떤 신인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는 수호신이나 악신,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웅전, 유키카게가 말했다.


“이분이 절의 ‘주지스님’이셔.”


주지는 시즈카에게 합장을 했다.


“원음이라고 합니다. 두 분의 이야기는 보우 교수님께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시즈카는 원음을 바라보더니 똑같이 합장했다.


“시즈카 죠스타라고 합니다. 스님, 그 ‘물건’이라는 건…?”


원음은 무언가 두려운 듯 줄줄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


“따라오시죠. ‘물건’은 ‘신사’ 안에 있습니다.”


둘은 원음을 따라 절 안쪽의 신사로 향했다. 붉은 토리이(신사의 입구)가 그들을 반겼다.


“딱히 참배하러 온 것은 아니니 예를 굳이 갖출 필요는 없습니다. 빨리 오시죠.”


유키카게는 입고 있던 옷을 가볍게 정돈한 다음 토리이를 넘었고, 시즈카는 그냥 걸어 들어갔다.


“이것저것 예를 차리라고 할 까봐 걱정했지 뭐야. 나, 딱히 독실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크리스천’이거든.”


“시즈카, 다 좋으니까 이리로 와. 중앙으로 걷는 건 예의가 아니야.”


원음은 새전함이 있는 본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 신사와 절은…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이 건물은 ‘동굴’의 입구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저도 선대 주지스님에게 들었고, 선대 주지스님은 그 앞의 주지스님에게, 그 앞의 주지스님은 또 그 앞의 주지스님에게… 이렇게 비밀리에 전해 내려온 ‘전설’이지요.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둘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백년 전… 센다이는 존재하지도 않고 모리오시가 모리오초라 불리던 시절, 대략 ‘센고쿠 시대’ 말기쯤 되겠군요. 정체불명의 ‘괴물’이 마을을 습격한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물론이고 지나가던 낭인도, 심지어 다이묘 산하의 사무라이들 까지도 놈에게 속수무책으로 패배해 먹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며칠이고 마을을 공포로 몰아넣던 괴물은… 결국 다이묘의 군사들에게 죽임을 당했죠. 그리고, 처음에는 다른 다이묘의 습격이라고 여겼던 다이묘는 지금 이 자리에 있던 동굴을 발견했습니다. 

동굴에는… 충격적이게도 그 시점에서도 매우 오래전에 세워진 종교 시설이 있었습니다. 아스카 시대(592~710)… 어쩌면 아이누가 세웠을지도 모를 정도로 오래된 시설이요. 다이묘는 주변 농민들… 심지어 그 당시 천민이던 ‘부라쿠민’들에게도 이 시설의 존재를 추궁했지만 가장 나이 많은 노인 하나가 ‘아주 오래전 저주받은 괴물이 숨어 살던 동굴이라 어느 누구도 가까이하지 않았다.’라고만 할 뿐. 아무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다이묘는 하는 수 없이 그 ‘악한 것’을 막기 위한 신사와 절을 이 자리에 세웠습니다.”


원음은 나무 바닥에 달린 손잡이를 잡고 들어 올렸다. 뻥 뚫린 지붕으로 내리쬐는 태양이 바닥 아래의 동굴을 비추고 있었다.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니 두 사람의 앞으로 길게 동굴이 펼쳐져 있었다. 원음은 내려가지 않고 위에서 말했다.


“그 ‘물건’은 동굴 끝에 있습니다. 동굴의 돌들은 보다시피 수정으로 되어 있어 문을 열고 있으면 태양 빛을 ‘반사’해 빛이 나니 앞을 보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어차피 신사의 ‘비밀’은 아무도 모르니… 하루빨리 그것을 가지고 나가 주십시오.”


원음은 그 말을 끝으로 사라졌다. 유키카게가 먼저 시즈카의 손을 잡았다.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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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원음 이란 법명도 오마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