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는지 항상

오늘처럼 투둑투둑 비 오는 날이면

이상하게도 그대 생각이 나요


그대와 비를 맞은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닌데

너무나 당연하게도 그대를 떠올리는 건 아마

우수에 젖은 사랑 노래 너무 많이 들은 탓이겠죠


그럼에도 쏟아지는 빗줄기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어폰 너머 홀연히 흘러나오는 그 노랫말처럼

어느새 두 손 가득 흘러넘치는 그대 생각


삽시간에 불어난 기억에 거북해진 나는

떨어지는 빗방울에 아픈 추억 덜어내려 애를 씁니다


돋아난 벚꽃잎에 스친 빗방울에 추억 하나

길가의 웅덩이에 튀긴 빗방울에 추억 하나

집 앞 카페 차양에 맺힌 빗방울에 추억 하나


하나하나 덜다 보면 결국 눈앞의 빗방울 전부

그대라는 추억빛 머금어 세상을 물들이네요


그리운 우리 추억 담은 봄비 내리는 날이면

내 마음도 가득히 그대 생각으로 물들고 싶지만

비에 젖어 춥고 축축한 내 모습 보이기가 초라해서


오늘도 나는 우산 속에 숨어 

추적추적 쏟아지는 추억 옷자락에만 스친 채

손 뻗어 붙잡지도 못하고 흘려보냅니다


하염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