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매어두기 미안해

길들이고자 하였더니 날아가고 이미 없소.


비인 창살엔 당신이 들어앉았소

그대가 파랑새요, 그대 또한 날아가려오?


나는 차디차고 고집스러운 창살이고

세상은 바람이오


동풍 불면 창살 사이사이

이끼와 봄꽃 터뜨리고


겨울 성에 낄 적엔 무정한 관찰자가

버티지 못하고 흐느낄 곳이오



세상은 바람이고 나는 그에게서

파랑새를 건져내오.


창살 옆 창살, 그 옆 창살 바람에 휘적이니

아, 무쇠로 된 갈대 밭이 꿈의 장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