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시 대문 앞에 나와 앉으니


아해야 아해야

얄팍하디 얄팍한 그림자 틈새로

어딜 그리 급히 가느뇨


나를 핍박하는 글줄이

괭이 안광마냥 섬찟하고

새앙쥐 발걸음 소리같이 혼을 내빼고

바람이 그림자 흔드는 모양같아

못견뎌 이리 나왔소

해가 돋아야 한 몸 뉘일 자릴 찾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