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만 보고 싶다
가로수길이 아닌 나무 한 그루
그 목질을 따라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경계석 안에 심긴 가로수길 걸을 때면
나는 나무가 아닌 숲에서
누군지 모를 나무의 잎사귀 보고 싶다.
숲길에선
구불구불 걸어도 다람쥐가
청설모가 마중하고 고인 물 웅덩이에
습지에 올챙이 아닌 소금쟁이가 길을 가고
어수룩한 나무도 그늘을 드리워주는
숲은 당최 어디에 있는지.
가로수길을 지날 때면
무정한 거리로 조여드는
저 끝에는 눈을 피한다.
경계석 속에 나무는 제멋대로 구부려져
나는 너의 골목길을 걷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
싱그러움을 보고 싶다.
숲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