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밀리온은 내가 푸른 생각에 잠겨있지 않을 때의 하늘의 색이다.


불타는 하늘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은, 그 얼굴에 똑같은 색을 드리운다.


버밀리온은 모든 것에 회의가 들 때 마주하게 되는 친구이다.


머리를 깨는 통증이 닥치기 전까진, 언제나 투명한 유리 잔에서 우리의 넋두리를 닦아내어 준다.


버밀리온은 우리의 안에서 평생을 함께 살아가는 분신이다.


우리는 늘 그의 얼굴을 보기를 두려워하며, 끝내는 죽어버릴 수도 있다.


버밀리온은 떠나간 시간들에 대한 나의 태도다.


내 기억 속에서 죽어버린 모든 사람들과 기억들을, 나는 버밀리온이라 부른다.


버밀리온.


난 너를 희망하고, 내가 그것을 끝내 말해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