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재수. 많은 학생들이 대학 간판을 갈아치우기 위해 죄수가 되고 있다.


나도 재수를 한 적이 있다. 내 인생 25년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당신도 교육과정을 거치며 공부를 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치열하게 공부해 보지 않은 당신은 다른 치열한 상황에서의 기억을 되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만약 당신이 치열하게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그때의 기억이 생각날 지도 모른다.


나는 군을 전역한 후에 재수를 시작했다. 그때의 내 나이 23살이었다. 


많은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재수를 시작한다. 그들은 나와 비교해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나는 고등학생 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아있는 것조차 없었다. 다른 학생들과 비교해서 더 좋은 성적을 받아야 대학을 잘 갈 수 있는 시험에서, 나는 매우 부족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남들보다 빠르게 시작하고, 더 열심히 해야 했다.


12월, 재수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그저 희망에 가득 차 있던 때였다. 열심히 하면 반드시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으리란 희망. 잠겨있는 학원을 열어주시는 분과 같이 등원해서, 학원을 잠궈주시는 분과 같이 하원했다. 학원에서 주는 쉬는 시간에도 공부를 했다. 주말에도 학원에 나가 공부를 했고, 학원이 쉬는 날이면 다른 곳에서 공부를 했다. 


3월, 서울시 교육청에서 출제하는 첫 모의고사를 봤다. 3개월 동안 정말 열심히 했음에도 보이지 않는 결과가 나를 힘들게 했다. 쉬지도 않고 최선을 다했는데 왜 남들보다 시험을 못 본거지? 내 노력이 부족한 걸까? 아니면 공부하는 방향이 잘못되었나? 선생님이 잘 못 가르치나? 꼬리를 이어 계속해서 드는 질문에 어느정도 대답할 수 있었다.


6월, 수능을 출제하는 평가원에서 진행하는 모의고사가 있었다. 반년 동안 모든 걸 포기하고 공부만 했다. 내가 좋아하는 취미생활.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 내 몸의 건강. 내 청춘. 이 모든 걸 포기한 결과가 이것밖에 안 되는 걸까? 책상에 머리를 박고 울었다. 학원에서, 집에서 우는 시간이 많아졌다. 내 인생도 함께 물거품이 되어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다.


9월, 평가원에서 출제하는 두 번째 모의고사. 시험을 보러 가지 않았다. 더 이상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재수를 포기했다. 


나는 매일 울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내가, 눈물도 없으면 시체일 것만 같아서. 


치열하게 사는 당신에게 공감한다. 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는 당신을 위로해주고 싶다. 그때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나는 노력했던 경험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당신을 비관적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을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살아있는 것 만으로도 당신을 맹목적으로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만약 그런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면, 내가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