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볼품없는 추억은
볼품없는 자리에
재 덮고
모로 눕다
안을 건
젖는 이불
2
쥐고 나온 알에
검은 칠하고
……. 묻히기 좋게 위(圍)됐다.
이름 석 자마저
남의 지음 받아서.
……. 맵지도 않은 연(煙)이다.
매운 내로
말 거는 게 본임(本任)인 나뭇조각은
쓸 유서 미리 사르니
기삐 적막이 되는
가벼운 최후 하나.
3
본 것,
한 말,
애쓴 짓
쉽게도 옮겨 붙는 동안
퍼먹는 맑은국에
잘도 섞여 내려간 따위.
나는
머리
맡에
흙을 들이고 자는 게 이롭다
겨울 올라오면
검어지는 사첩반(四畳半)
눈 감으면
원고지는
일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