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마시고 싶지 않고

가족에게 화도 내지 않습니다.

락 페스티벌, 명반을 모으고 평하는 삶을 동경하지 않습니다.

교양 없는 동네에서 자라

보았어야 할 풍경, 들었어야 될 말들이

없음을 원망하지 않은 채 매일 밤 일찍 잡니다.


눈물을 흘리지도 않고

심지어 밥숟가락까지 듭니다.

노력하면 하늘이 알아줄거라 믿는 

중이고

사실 하늘이 맑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합니다.


‘너는 불쌍하지 않다. 그렇게 보이지가 않는다.’라던

아버지, 열등생, 비웅덩이, 미세먼지, 모기, 소금, 꽃, 구내염 말이 

지나고 보니 맞았습니다.


나는 내가 제일 불쌍한 줄 알았거든요.

시시해진 나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없습니다.


생각해줄 이 없어서

궁금하지 않습니다.

나는 왜 불쌍하지 않았죠

가끔은 답이 없어야 

성립하는 질문이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