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안 꿔줄 거에요?”


    “네가 아니라 이 나라 대통령이 와도 안 꿔줘. 빨랑 돌아가.”


    시현은 어떻게 하면 이 말귀를 못 알아듣는 꿈 대부업자를 설득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생각은 길지 않았다. 어른들은 화내는 아이의 부탁을 절대 들어주지 않았으니까. 시현은 다음에 다시 찾아오겠다고 말하며 등을 돌렸다. 생각해 보면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자기들도 해내기 힘든 것들을 요구하는 것 같다고, 시현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현수가 괜한 짓을 했다고 화를 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현수에겐 어떻게 말해야 하려나.


    “걔는 도대체 왜 이야기 부서에 취업하겠다는 거야.”


    시현은 저 무섭게 생긴 꿈 대부업자 카이모를 찾아갈 마음을 먹은 자신이 신기했다. 원래는 절대 안 갈 생각이었으니까. 그래도 해보기도 전에 포기하긴 싫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예비 수단으로 남겨 두고 싶었지만 더 미룰 순 없었다. 어제 밤새도록 시현은 침을 여든세 번이 넘도록 삼켰다. 옆에선 일찌감치 잠든 수현이 이불을 뒤척이는 시현에게 짜증을 냈다.


    다행히 다음날 학교에서 먹은 점심이 너무 맛있어서 시현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때에서야 갈 마음이 생겼다. 현수에겐 일부러 말하지 않았다. 수요일에 한바탕 꿈에 관한 말싸움을 한 이후로 냉전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야 정시현, 너 왜 말을 그렇게 하는데?”


    “현수 너야말로 바보야? 이야기 부서라니, 사람들 아무도 그런 거 관심 없어해. 친구가 한참 전에 한물간 곳에 취업하고 싶다는데 말려야지, 그럼.”


    31차 꿈 정하기 보충 수업에서였다. 꿈을 정한 사람은 듣지 않아도 되는 수업이었다. 웬만한 아이들은 늦어도 15차에선 반을 박차고 나갈 수 있었다. 반에 남아 보충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은 시현과 현수 둘뿐이었다. 시현은 현수 옆에서 괜히 그의 옆구리를 찔러댔다.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건 다 너 때문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남들이 별로라고 해서 나까지 그렇게 생각해야 해?”


    현수의 검은 눈이 시현을 향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아무리 전망이 없는 직업이라고 해도 국가에선 최대한 지원해줬다. 단, 얼마나 당당하게 그 꿈을 밀어붙이냐에 따라 달렸다. 시현은 곧장 반격했다.


    “그렇게 자신 있으면 당장 여길 나가면 되잖아. 한 마디면 되는걸. 난 이야기 부서에 가서 작가가 될 거에요, 라고.”


    현수는 뭐라 말을 하려다가 고개를 숙였다. 잠시 후 코를 훌쩍이기까지 했다. 시현은 내가 너무 심했나, 하고 움찔했다. 사실 현수가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세 번에 걸친 테스트에서, 현수는 모두 불합격 결과지를 받았다. 자신의 꿈에 확신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나도 알아.


    “그렇지만 불안한 걸 어떡해. 이야기 부서에 갈 사람은 아무도 없단 말야.”


    현수와 시현이 서로 발끈하자 지켜보던 몇몇 친구들이 호기심을 보였다. 누가 이기고 있는 거냐며 토론부장 부루가 눈을 빛냈다. 부루는 반의 친구 중 누구보다 빨리 꿈을 확정한 아이였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부루는 모두에게 으쓱거리고 다녔다. 난 커서 멋진 어른이 될 거야, 라면서.


    시현은 부루의 눈빛이 싫었다. 그런 부루의 곁에서 떠나지 않고 추종자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아이들은 더더욱 싫었다. 코찔찔이 부루가 언제부터 저렇게 자기 꿈에 흔들림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고. 시현은 그런 부루가 얄미우면서도, 한편으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에 셋이서 붙어 다닐 땐 이렇게 될 줄 몰랐는데.


    현수는 두고 봐, 라고 말하며 자리를 옮겼다. 무언가 힘겹게 결심한 것 같다고, 시현은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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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사실 꿈을 빌렸어. 꿈 대부업자 카이모한테서 말이야.”


    부루가 시현에게 비밀을 속삭여준 것은 점심시간에서였다. 시현과 현수가 한마디도 하지 않는 걸 보고 부루는 냉큼 시현의 의자 옆에 앉았다. 그가 시현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은 전교생이 다 아는 사실이었다. 그런 부루의 속이 뻔히 보였지만 시현은 이번만큼은 넘어가기로 했다. 그만큼 충격적인 얘기였다.


    “선생님이 꿈 대부업에서 꿈을 빌리는 사람은 밥…밥…밥벌레랬어.”


    “넌 선생님 말을 다 믿냐?”


    언제는 선생님 같은 어른이 되겠다더니. 저 멀리 현수가 혼자 밥을 먹고 있는 게 보였다. 시현은 당장이라도 뛰어가고 싶었으나 간신히 참았다. 점심시간은 이제 이십 분밖에 남지 않았다. 대부업자 카이모에 대한 얘기가 더 중요했다.


    “꿈을 빌리면 부루 너처럼 되는 거야?”


    “나처럼? 아, 이렇게 당당해지냐고? 그럼, 물론이지. 카이모가 빌려주는 꿈들은 정말 강력하거든. 한 치의 의심도 없어진다니깐.”


    시현은 잠시 망설였다. 그게 ‘나아지는 것’인지는 둘째치고 좋은 점만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럼 부작용은? 아니, 빌려주는 대가로 뭘 받는 건지 딱 말해.”


    “그건 시현이 너가 직접 들어야해. 그게 룰이야, 룰.”


    부루는 웬일로 진지한 표정을 했다. 연기자의 꿈을 빌린 것도 아닐 테니 시현은 그 얼굴을 믿기로 했다. 시현은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시현이 너, 현수 때문이지? 걔가 불쌍한 거지, 그치? 넌 이미 꿈이 있잖아.”


    시현은 말없이 퍽퍽한 밥을 입으로 꾸역꾸역 넘겼다. 사실 정말 그랬다. 시현의 부모님은 두 분 모두 의료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더군다나 시현은 의료 부서로 가는 코스를 밟을 만한 성적이 이미 충분했다. 말을 안 해서 망정이지, 시현의 부모님은 그들의 딸이 훌륭하게 학업을 해내고 있으리란 사실에 한 치의 의심도 품고 있지 않았다. 마치 그들이 가장 어린 나이로 의료 부서에 들어간 것처럼.


    “카이모한테서 작가의 꿈을 빌려. 그리고 그걸 현수 녀석에게 줘 버려. 그럼 다 해결되는 일이야.”


    곧 식사 종료를 알리는 소리가 울렸다. 어딘가 축 처진 현수가 남은 음식을 버리고 나갔다. 왜인지 시현은 그런 현수가 자꾸 신경 쓰였다.


    “카이모가 어디 있는지, 어떻게 하면 꿈을 빌릴 수 있는지 당장 알려줘.”


    부루는 씨익 웃었다. 뭔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것 같았지만 시현은 불안감을 꾹 억눌렀다. 현수가 계속 꿈을 정하지 못하면 낙제생이 되어 더는 볼 수 없을 터였다. 그것보단 그 무섭다는 카이모를 찾아가는 게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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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그런 거에요. 제 친구를 위해 꿈을 빌리려고요.”


    “안 궁금해.”


    카이모는 스푼을 내려놓고 핫초코를 내밀었다. 키가 커서 한참을 올려다보느라 시현은 목이 아팠지만 참았다. 핫초코는 뜨거웠지만 맛있었다.


    “꼬마야. 꿈을 빌리고 싶다면 자기가 직접 와야 해. 그 친구보고 여기로 오라고 하렴.”


    “싫어요. 난 걔가 꿀 꿈을 빌리려는 게 아니에요.”


    “그러면?”


    시현은 똑바로 일어나 남은 핫초코를 싱크대의 구멍에 부었다. 카이모의 작업실은 꼭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수족관, 혹은 식물원 같았다. 투명한 유리 벽 너머 보라색 금붕어들이 둥둥 떠다녔다. 저게 꿈들이구나, 하는 생각에 시현은 손가락을 뻗었다. 아니, 뻗으려 했다. 카이모는 순식간에 시현의 팔을 자기 쪽으로 잡아당겼다. 


    “조심해, 꿈들이 너를 알아보면 금방 달려들 거야.”


    “그러면 어떻게 되는데요?”


    “우리가 채권자와 채무자 관계가 된다는 걸 뜻하지.”


    “돈 갚아야 한다는 말이죠?”


    “정확히는, 꿈을 갚아야 하지.”


    시현이 잠시 멈춰서서 무슨 말인지 고민하는 사이 카이모는 좁은 방을 정돈했다. 곧 손님과 꿈을 갚으러 오는 사람들이 온다고 했다. 카이모는 그 광경을 보면 아마 꿈을 빌리고 싶다는 마음은 싹 사라질 거라고 말했다. 알람이 울렸다. 시현은 오기로라도 버티기로 마음먹었다.

 

    “자, 오늘치 싱싱한 꿈들이 왔어요~.”


    시현은 문을 박차고 들어온 사람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첫 번째는 그 남자가 텔레비전에서 본 유명한 축구선수였기 때문이었다. 우리 아빠가 엄청 좋아하는 사람인데. 두 번째는 그가 등에 짊어진 자루 속의 무언가였다. 그것들은 계속 꿈틀거리며 밖으로 달아나려 하고 있었다.


    “어, 여기는 새로운 손님이신가? 얼마나 쎈 걸 주시려고 이렇게 어린 애를 받아요?”


    “손님 아니야. 그거 이리 줘.”


    시현은 숨을 죽이고 그 광경을 지켜봤다. 축구선수는 순순히 자루의 입구를 벌려 빈 수조에 부었다. 익숙한 금붕어들이 보랏빛을 내며 후두둑 떨어졌다. 카이모는 조용히 시현에게 설명했다. 대부업으로 빌려주는 꿈들은 그 효과가 너무 강력해서, 거의 무조건 그 꿈을 이룰 수 있다. 그러면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꿈을 대신 그 사람에게 준다. 저 금붕어들은 그렇게 물려받은, 건네받은, 버려진 꿈들이다. 바로 그런 꿈들을 이자로 모은다. 자신은 아무에게나 꿈을 빌려주지 않는다, 고.


    축구선수는 할 일을 마치곤 곧장 떠났다. 시현을 향해 윙크하곤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댔다. 이건 비밀이야, 라는 듯이.


    방에는 카이모와 시현 둘만 남았다. 다른 방법이 없을까? 후회가 밀려들었으나 시현은 마음을 다잡았다. 기운 없는 현수가 떠올랐다. 현수가 울지 않기를 바랐다. 고작 이야기 따위지만, 그런 것에 매달리는 현수도 보고 싶었다. 작가가 된 현수가 보고 싶었다. 그런 현수를 알고 싶었다.


    “제게 작가의 꿈을 빌려주세요. 곁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현수가 힘들어할 거에요.”


    “안 돼.”


    카이모는 단칼에 거절했다. 우선 시현이 너무 어렸다. 무엇보다 이미 온전한 꿈을 품고 있던 사람이 빌린 꿈을 받아들이면 위험했다. 꿈 물고기들은 그런 걸 금방 알아본다고 했다. 시현은 카이모가 생각보다 나쁜 사람이 아님을 알았다. 그런 사람은 부모님처럼 엄해서 말도 잘 들어주지 않는다. 시현은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작업실의 구조를 하나하나 눈에 담았다.


    시현은 라벨이 붙은 선반을 살펴봤다. 제일 구석진 곳, 햇빛도 제대로 오지 않는 곳에 작게 써진 ‘이야기 부서’가 보였다. 작은 통에 비실비실한 금붕어가 딱 한 마리가 남아 있었다.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카이모가 돌아선 순간, 시현은 슬금슬금 움직였다.


    “그런 이유로 꿈을 빌리겠단 사람은 시현이 네가 처음이야.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된단다.”


    “아저씨가 정말 그렇다면, 알겠어요. 현수는 제가 잘 설득해 볼게요.”


    카이모는 여전히 등을 돌린 채 가보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통을 품에 숨긴 시현은 꾸벅 인사를 하곤 작업실을 떠났다. 처음 해본 나쁜 짓 때문에 시현의 가슴이 쿵쾅거리고 있었다. 머리가 복잡했다. 그 이상으로, 시현은 기뻤다.

 

    시현은 집에 돌아와 털썩 침대에 누웠다, 몸에 기운이 없었다. 물에서 조금씩 헤엄치는 꿈 물고기는 가끔씩 시현과 눈이 마주쳤다. 일반적인 물고기와는 어딘가 달랐다. 신비로운 동시에 일렁이는 색깔이 너무 예뻤다. 그러고 보니 꿈은 어떻게 받아들이는 걸까. 시현은 다음 날 학교에 가서 알아보기로 마음먹었다.


    다음 날 아침, 시현은 밥을 깨작깨작 먹었다. 부모님이 잘 익은 달걀 프라이를 건네줘도 영 입맛이 없었다. 그야 당연했다. 이건 부모님의 기대를 배신하는 일이기도 했으니까. 어쩐지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시현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내딛는 발이 어쩐지 너무 무거웠다. 시현은 늘 해주는 아빠의 칭찬과 격려가 너무 부담스러웠다.


    “시현아, 카이모한테는 가 봤어?”


    아침 조례를 마치자마자 부루가 다가왔다. 시현은 아니라고,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쫓겨났다고 부루를 밀어냈다. 현수는 더더욱 볼 자신이 없었다. 할 말이 있다며 다가오는 현수의 얼굴은 특히 더. 32차 꿈 정하기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시현은 도망치듯 화장실로 달려갔다. 학교 사 층 끝에 창고 바로 옆에 있는 화장실은 사람이 거의 오지 않는 곳이었다.


    시현은 세숫대를 잠그고, 물을 담았다. 플라스틱 통 속의 물과 온도가 비슷하게끔 몇 번이고 확인했다. 차오르는 물 위로 시현의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의심하고 되묻게 되는 건 어떡해야 하는 걸까. 어쨌든 이 꿈을 받아들이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하겠지.


    시현은 조심스럽게 보라색 금붕어를 세숫대에 풀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지 금붕어는 조금 활기차게 움직였다. 시현은 멍하니 금붕어를 바라봤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통 밖으로 나온 금붕어는 곧 일자로 몸을 세워 위를 바라봤다.


    시현의 얼굴도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수면을 향해 입술이 나왔다. 뻐끔거리는 입에서 보랏빛 연기가 흘러나왔다. 이대로 닿으면 될 거야. 가슴이 콩닥콩닥거렸다. 마지막으로 시현은 약간 고개를 숙인 상태로 머뭇거렸다. 그것도 잠시, 손을 쓰지 않고 물을 마시려는 사람처럼 완전히 머리를 가져다 댔다.


    “시현아!”


    익숙한 목소리가 시현의 귀를 찔렀다. 달려온 현수가 시현을 확 밀쳤다. 시현이 저만치 밀려났다. 금붕어도 놀랐는지 물속에서 홱홱 몸을 흔들었다. 현란한 몸짓이었다. 당황한 현수는 쓰러진 시현을 향해 다가갔다. 다친 곳은 없었다.


    “설명 좀 해봐, 저 물고기는 또 뭐야….”


    “나, 나는 그냥….”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시현은 현수의 품속에서 엉엉 울었다. 현수는 움직이지 않고 등을 토닥거려줬다. 시현이 울음을 그치고 나서야, 말없이 시현을 떼어내곤 일어섰다.


    “이거 꿈 물고기 맞지? 얘기로만 들은 건데.”


    “으, 응. 그게, 어떻게 된거냐면….”


    힘겹게 말하려는 시현을 보며, 현수는 시현의 말을 막았다.


    “아냐, 말하지 마. 너도 많이 흔들렸던 거지, 그렇지?”


    “그게….”


    현수는 품에서 종이를 꺼냈다. 시현의 눈이 흔들렸다. 그건 테스트 종이였다. 현수가 계속 떨어졌던 바로 그 테스트.


    “나랑 같이 가줘, 시현아. 네가 같이 가주면 자신감이 생길 것 같아. 도와줄 수 있을까?”


    시현은 깜짝 놀랐다. 저번에 현수가 굳게 결정했다는 일이 바로 이거구나 싶었다. 그때 세숫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꿈 물고기가 둥둥 떠오르고 있었다. 하늘을 날아 창문 밖으로 쏙, 빠져나갔다. 마치 원래 거기에 없었다는 듯이.


    “…그래. 같이 가보자.”


    시현은 현수를 보며 웃었다. 현수도 시현을 보며 웃었다. 종이를 맞잡은 두 손에서 전해오는 따스함은 분명히 상대방이 거기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