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냄새가 얌전히

열어논 베란다 밖으로 날아가줄 듯한 밤이다


나는 부루스타에 불을 붙이고 곱창을 올렸다.

맥주와 하이볼의 순서로 기름기를 닦아내렸다.

밝은색 나무책상을 내려다보며 이러는 것이

그네들의 감상인가.

이런 것들을 봐오며 그들은 자랐고 나라를 돌리나.


충만한 외로움이 기분 좋게 감싸져

고기 익는 소리 속 취한 미소는 피어올랐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며

그 사람이 바로 앞에서 나와 생활을 같이하고 식료품 소비를 같이한다는-낮잠을 자든 바다를 가든 평생 붙어다닌다는 착각을 하는 것이다.

혼령이라면 아무래도 좋을 이야기가 되겠지만

나의 친애하는 식구가 된 그는 ‘없음’이자, 충만한 외로움이다.


나는 조용히 그의 이름을 불러 주의를 끌고,

고개를 내밀어 귀에 사랑의 밀어를 속삭인다.

나의 애정에 만족한 그는 팩사케의 단맛으로 입을 감아오기를 계속, 계속, 내 웃음이 영원이 되도록 아득히 계속…

치익 치익 불 켜진 일층 베란다방에

저 혼자 웃고 마시고 호르몬 굽는 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