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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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카게는 가만히 이니그마를 노려보더니 이내 땅을 박차고 달려들었다.


“다이너마이트 퀸!”

“샤바바바바바바밧!!”


하지만, 이번에도 이니그마는 종이가 되어 흩어져 다이너마이트 퀸의 러시를 모조리 회피했다. 유야가 말했다.


“야, 죠스케. 너 기억나냐? 이니그마 저 자식이… 저렇게 빨랐었는지 말이야.”


“기억하고 말고. 분명 내 ‘크레이지 다이아몬드’와 비슷한 수준의 스탠드였어. 하지만… 종이 한 장 한 장까지 완벽하게 다루는 정도의 ‘정밀함’은… 내 기억에는 없어.”


“나도 그렇게 기억하고 있어. 지금의 이니그마는… 도대체 물리적인 타격을 받는 부분? 아니면 상태? 그 조차도 모르겠어… 몸에서 종이 한 두 장 찢는 정도로는 택도 없어 보이니까. 놈에게 당해 ‘종이’가 되어 ‘패배’하는 건 생각해보지도 않았어. 오히려 ‘어떻게’ 쓰러뜨려야 하지? 그 생각만 들뿐이야.”


“동감이야. 유키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다이너마이트 퀸은 계속해서 종잇장에게 러시를 퍼부었다.


“샤바바바바바바바밧!!”


“소용없다!”


이니그마를 이루는 종이들은 수 미터 뒤로 물러나 다시 형체를 이루었다.


“내 주인 미야모토 테루노스케는 오래전 죽어 없어졌다. 나는 그의 망령, 과거에서 되돌아온 망령이다! ‘유령’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나?”


곧바로 이니그마의 발차기가 날아들더니 발 부분에 위치한 종이가 스스로 펼쳐졌다. 그 안에서… 비둘기 한 마리가 날개를 퍼덕이며 유키카게의 얼굴로 달려들었다.


‘고전적인 수법이지만, 확실하지. ‘공포의 사인’을 보여라!’


깜짝 놀란 유키카게는 눈동자를 굴렸고, 순식간에 펼쳐진 종이가 그를 덮쳤다.


“이겼다!”


그 순간, 유키카게는 팔을 뻗어 이니그마의 가슴팍에 돌조각을 들이밀었다. 손바닥 문양이 그려진 돌조각은 정확히 이니그마의 가슴 정중앙에 위치한 종이에 닿았다.


“확실히… 내가 졌다. 시즈카가 당한 것에 분노한 탓에 생각이 짧았지. 하지만, 너 역시 패배했다. 어째서 온 몸의 종이들은 접혀 있는데 가슴팍과 등 뒤의 각각 ‘한 장’씩 만은 그대로일까? 궁금했거든. 한번… 찢어봐도 되겠지?”


“이 자식, 이미 패배한 주제에 허세 부리기는!”


그러나, 유키카게는 미소를 지었다.


“지금이다.”


마치 종이에 강한 딱밤을 때리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쇠파이프가 이니그마의 몸을 관통했다. 정확히 등과 가슴의 접히지 않은 종이를 관통한 것이다. 죠스케는 깜짝 놀랐다.


“이럴 수가…! 피해가 있어! 분명히 데미지를 입었다고!”


이니그마는 경악했다. 이미 유키카게는 종이가 되어버렸지만.


“확실히… 등과 가슴의 종이를 동시에 공격하는 것이 약점이었다지만… 어…어떻게?! 이런 공격을…”


이니그마는 그제야 등 뒤에서 다른 이가 나타난 것을 알아차렸다. 파란 머리카락의 사내는 괴물 같은 형태의 스탠드를 들고 접근했다.


“죠스케 씨가 시즈카와 유키카게에게 ‘연락’했고… 유키카게는 나에게 ‘연락’을 했지. 하지만 나는 합류하지 않았어. 어째서? 그건 유키카게가 말한 그대로… 너를 ‘관찰’하기 위해서다. 어째서 유키카게가 계속 귀를 만졌는지… 이해했으려나?”


죠스케가 말했다.


“야나기 군? 언제부터 여기에 왔던 거야?”


그제야 이니그마는 재하의 한쪽 귀에 무선 이어폰에 꽂혀 있는 것을 알았다.


“이, 이건? 대체?!”


“’과거’에서 넘어오니 ‘미래’ 기술은 모르는 모양이군. 이 '무선 이어폰'으로 유키카게와 통화해 정보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약점을 파악한 순간, 녀석이 신호를 줬지. 미리 내 ‘라젠카’의 능력이 사용된 돌조각을! 네놈의 가슴팍에 들이밀어서 말이야!”


재하는 이니그마를 꿰뚫은 쇠파이프를 붙잡고 더 깊게 밀어 넣었다. 이니그마가 고통을 토하자 죠스케는 경악했다.


“스탠드가… 고통을 토한다.”


유야가 소리쳤다.


“죠스케! 저 자식이 ‘토해내는’ 것 좀 봐! ‘피’가 아니라… ‘숫자’를 토해내고 있어!”


이니그마는 파이프에 꿰뚫린 자리와 입에서 검은 숫자들을 토하고 있었다. 죠스케는 급히 달려가 유키카게의 종이를 펼쳐 그를 구하더니 손에서 시즈카의 종이를 뺏은 다음 놈을 노려보았다.


“토해내는 그건 대체 뭐지?”


이니그마는 죠스케를 바라보았다.


“’시간’…이야. 놈은 허공에서 ‘과거의 나’를 덮어씌웠다. 과거와 현재의 ‘간극’, 그것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누가 그런 짓을 한거지? 누가 네놈을 다시 되살렸어!”


“알아서 어쩔거지? 히가시카타 죠스케, 네놈과는 악연밖에 없지만 충고 하나 해주자면… 지금 추적하는 ‘그자’에게서 떠나라. 아예 관심을 꺼버리라고…”


죠스케는 일순간의 망설임 없이 곧바로 이니그마를 관통한 쇠파이프를 붙잡고 마구 후벼 팠다.


“무네타카는 어디 숨겼지?”


“알아서… 찾아보라고.”


죠스케는 쇠파이프가 휘어질 정도로 거칠게 팔을 흔들었다. 마침내 모든 시간이 바닥에 쏟아지자, 이니그마는 종이들만 남긴 채 사라졌다. 죠스케는 바닥에 쏟아진 종이들을 바라보다 작게 욕지거리를 하더니 유야를 바라보았다.


“유야, ‘빅 브라더’ 추적은 어떻게 됐어?”


“이미 윤곽은 어느 정도 잡혔어. 2, 3일 내로 나올 것 같아.”


“이제 돌아가도 돼. 뒷정리는 내가 할 게.”


유야가 돌아가고, 죠스케는 수없이 많은 잡동사니들을 쏟아낸 가운데 마침내 무네타카를 구했다. 죠스케는 잠든 무네타카를 꽉 껴안더니, 이내 촉촉해진 눈가를 가리며 말했다.


“시즈카, 유키, 야나기. 너희도 이만 돌아가. 고생했어.”


셋은 집으로 향하며 대화를 나누었다.


“방금 그건 좀 괜찮아?”


“으으… 언급도 하지 마. 진짜 지릴 뻔했다고.”


“비명소리가 나 있는 곳까지 들렸어. 귀 터지는 줄 알았다니까.”


그리고, 죠스케는 무네타카와 아야나를 태운 채 집으로 돌아가며 생각했다.


‘또… 가까운 사람을 잃는다면. 그때는… 그때는 이전과 다를 수 있을까? 죠타로 씨, 죠타로 씨라면 어떻게 했을 까요?’


며칠 후, 유야의 집. 유야는 경악을 금치 못하는 얼굴로 마이크를 잡았다.


“나카지마 씨… 이거… 확실한 겁니까?”


자기 집에서 통화하고 있던 료코 역시 덜덜 떨리는 손을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그래. 너도… 같이 찾은 거잖아. 믿기지 않지만 확실해. 술을 진탕 마시면 다음날 머리가 아픈 것만큼이나 확실하다고!”


“하지만… 결과에 따르면 이 자는… 이 자의 ‘부모’는!! 말도 안 돼!”


컴퓨터 화면은 중의원 테라다 미키를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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