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라

도시엔 다른 색 용납되지 아니하여


흑백의 자동차서 내린

검은 정장 흰 셔츠의 일꾼,

검은자 흰자 굴려 쓰인

백지 위에 굴려가는 볼펜의 볼


일꾼의 코에서 떨어진 빗방울은

검은 잉크 아닌 붉은 코피.

그리하여 내린 재앙


백지는 무력해 핏자국은 명필이 되고

강렬한 적자 탓에 시선은 흑자로 차마 못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