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



섭한 생각이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고향에

슬픔을 묻고 살아가나요.


조각지는 뙤약볕

푸릇하니 논밭에 기는

산골 마을서

살고 있는가요.


혹은

석회의 바다

하늘에는

백색 가로등 비추이고

죽은 행복의 무더기


그곳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읽고

어떤 시인을 따라 잊어가는


아—!

이토록 괴로운 날에도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요.


문득 생각이 들면

그곳에는

고향의 잔영이나마

남아 있을런지

이렇게 섭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