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살에
서서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만 봐도
왜 난 깎여만 가는가.
제 짝인지는 모르겠으나
얼추 맞아 보이는 돌을,
그럴 듯하게 쌓아 세워 둔
어느 고찰의 탑으로부터.
그 변치 않는 흐름이
기껏 빚어낸 것이라고는,
한껏 깎여 초췌한 나와
한 쌍을 이룰 그 누구임을,
깨닫고야 말았다.

어떻게 살아도,
이 자리에는
맞붙음만이 있을 뿐.
접붙음은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