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터에 들 열기만 들쑤시니

괭이 한 마리 뵈질 않누나

선들바람 훅훅 지나가도

비단 옷엔 통할쏘냐

먹먹한 감이 아랫단만 복작이니

검은 옷엔 잔바람도 이질 않는다

기와 밑엔 머물러도 등잔 밑은 어두워서

수줍은 귀신들이 그 아래서 망부석이 되었구나

거리마다 길길마다 귀신들이 가득하네

이를 어이할꼬 이를 어이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