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야 할 시기에 빛나지 못해

검붉은 바다에 가라앉았던 난쟁이는

모든 것을 빼앗는 도철과

백일을 집어삼키는 달이 되길 바라네


매화들의 영광과

희망과

명예와

행복과

심지어 목숨을 넘어 빛까지 집어삼키길 바라네


난쟁이는 도철이 되고 싶지만

이도저도 되는 게 없어서

그저 묵묵히 소리없이 눈물없이 울 뿐

담배만 뻑뻑 피우며 하루를 보내는구나

일륜이 될 날은 남은 여섯 번의 생이 지나도

나한테는 오지 않을 것인데

바다에서 벗어나오지 못해 

소리없이 절규하는 난쟁이가

열등과 증오에 사로잡혀 

도월(饕月)이 될 날은 언제가 되려나


그리고 도월이 떠올라 하늘을 비추어

매화들의 석양을 집어삼킬 날은 언제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