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시간을 가두는 상자가 있습니다
저 상자는 아주 무섭습니다
상자를 여는 순간—
오래된건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주위풍경을 둘러보지도 않으며
사람들을 챙겨주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릴때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무서운 점은,
상자를 연 사람의 눈에는 무시무시한 환각을 걸어
상자 속의 풍경을 현실이라고 믿게 만들죠
고작 스위치 켰다고 달라지는것은
절대 현실이 될 수 없는데도 말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더 이상,
피아노를 치며 수줍어하는 소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독서를하며 감동에 울먹이는 소녀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시간을 가두는 상자 속에 갇혀버린
안타까운 소년소녀들만이 존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