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람이 달라질 수가 있어? 가난하고 약한 사람을 도와주는 게 맞다며. 근데 오빠 왜 이렇게 된 건데?"
부정할 수 없었다. 말문이 막혀서 제대로 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비겁한 자기합리화밖에 없었다.
"그래, 나 더러운 새끼야. 하지만 너희는 어떤데? 더러운 속물 맞잖아. 내가 다른 사람들을 도왔을 때 걔네들은 뭐하고 있었지? 남에게 헌신한 적도 뭘 한 것도 없고 그저 바라기만 하잖아. 이건 그에 대한 인과응보 아니겠어?"
내뱉자마자 바로 나 자신에 놀랐다. 이제 이런 하찮은 변명도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 수 있게 되었단 말인가.

수아가 놀라 움찔했다. 얼굴에서 표정이 순식간에 싹 사라진 것이 보였다. 저도 모르게 한 발짝 뒷걸음질을 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흔들렸던 눈동자가 궤도에 안착하고 노려보는 눈으로 바뀌다가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기까지 채 3초도 지나지 않았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그녀의 질문은 단 세 글자였다. 순간 입에서 뭔가가 나오려다가 다시 들어갔다. 그 말도 욕망에 집어삼켜진 자의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그런 거야? 어쩌다가, 어쩌다가..."
고개가 내려갔다. 바닥을 쳐다보았다. 시선의 한가운데에 잘 닦인 가죽구두가 있었다. 구두가 밟고 서있는 잘 포장된 도로 앞에는 비포장도로가 있었다.
내 마음이 돈과 자존심과 수아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다. 할 수 있는 말은 하나뿐이었다.
"응."
"오빠 정말..."
수아의 말이 끝에서 흐려졌다.

"오빠, 나 오빠 덕분에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아? 아빠는 이혼하고 엄마는 일찍 죽고 나밖에 없었어. 우리 집 유리창은 틈만 나면 깨졌고 무서웠다고.
그런데 그 때 오빠가 있어줬어. 그때 오빠 때문에 버텼는데, 오빠 때문에 내 인생이 달라졌는데. 그런데 결국엔 오빠도 그런 사람이 되어버렸구나."
"수아야..."
"그땐 맨날 자기는 진짜 돈 많은 사람이 되면 가난한 사람 도와주겠다고, 기부 많이 하겠다고 했으면서 이러는 건..."
"그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거 알아? 오빠 덕분에 내 인생에 길이 보였다? 오빠가 명문고 가겠다면서 연락이 뜸해진 이후로도 나 계속 오빠가 했던 그 말을 계속 생각했어. 다른 사람들을 도와야겠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살겠다.
그래서 응원하고 있었다고. 네가 명문대에 갔다는 걸 들었을 때도, 강남 빌딩 꼭대기에서 산다고 들었을 때도 그렇게 살고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응원했다고! 근데 오빠 이게 뭐야?"
어느샌가 수아의 눈에 눈물이 맺혀있었다. 덧붙여 수아의 목소리도 한 층 격해졌다.
"오빠를 자주 보지 못하게 된 후로 내가 어떻게 했는 지 알려줄까? 그 뒤로 나도 오빠처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살기로 했어. 너한테 다가가고 싶어서 학업도 열심히 했어. 그렇게 괜찮은 직업도 얻었다? 중학생 때의 너처럼 살고 싶었다고! 그런데 그런 오빠는 어디로 간 거야? 내가 알던 오빠는 어디로 갔냐고!"
"그래도..."
"우리같은 사람들이 바라기만 할 것 같아? 그래, 오빠 눈에는 그렇게 보이겠지. 아무것도 안 하고 가난에만 허덕이는 그런 사람. 그런데 아니야. 적어도 나를 보라고."
수아가 강하게 소리쳤다. 그때서야 나는 비로소 보이지 않던 것을 볼 수 있었다.
옛날처럼 지금도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단정한 검은색 정장이 그녀의 천상의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리고 한 쪽 가슴에 변호사 배지가 달려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너 혹시..."
"그래. 네가 그랬던 것처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했어. 그리고 그렇게 살았어. 그런데 너를 보니까 지금의 너는 달라진 것 같네."
수아가 우수에 잠겼다. 그리고 이제 가보겠다는 듯 제스처를 취했다.
"그럼 이제 우린 서로 볼 일 없는 거려나?"
"수아야."
그리고 정적이 흘렀다.
"그럼 이만."
수아가 마음을 정리한 듯 은행동 안쪽으로 걸어들어갔다.

뒤돌아 떠나는 수아를 보는 내 마음에서 무언가 감정이 올라왔다.
후회일까? 자괴감일까? 배덕감일까? 잠시 내가 살아온 길이 필름처럼 흘러갔다.

"대표님, 철거할까요?"
"아니, 내일 다시 오자."
그것은 과거와 너무나도 달라진 나에게 내리는 일종의 방어기제였다.


*


강남에 있는 회사 빌딩으로 갔다. 전용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니 이미 비서가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대표님!"
"어."
업무용 책상의 의자에 털썩 앉았다.
"오늘도 여성 분 준비되어있습니다."
성남시장의 전화가 왔던 그날과 같은 것이었다. 오늘도 그 날의 러시아 여자. 완전히 다른 오늘과 그날이 이렇게 닮았다니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됐어. 오늘은 혼자 있고 싶어. 스케줄 싹 다 취소해."
"그렇게 해도 되겠습니까?"
"되니까 다 취소해."
"네, 그러겠습니다."
비서가 내 눈치를 보며 밖으로 슬금슬금 나갔다. 평소랑 갑자기 달라져서 의아해하는 분위기였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이제 나만의 시간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수아의 말이 맞았다. 나는 중학교 시절 정의감에 불타던 남자였다. 남을 기꺼이 돕고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사람이었다.
커서도 가난한 사람에게 기부를 많이 하며 약자를 돕는 삶을 살 것만 같았다.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죽이는 자가 아니라 죽는 자의 편에 서고 싶었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왜 나는 지금 죽이는 자의 편에 서있는 거지?

내가 이 성격이 되기 시작할 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생각해보니까 아무도 남을 도와주지 않았다. 나만 남을 돕고 있었다. 수아네 집 유리창을 깨뜨린 남자와 동급생을 죽인 중학교 후배가 떠올랐다. 살아서는 안 될 새끼, 무언가를 받을 가치도 없는 인간 이하의 말종이었다.
그런데 나는 왜 그런 사람들을 도와야 하지? 그들은 도움을 받을 자격도 없어 보이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세상에 눈을 떴다. 보이지 않던 것이 보였다. 중학교 때 은행동에 살면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주변의 것들이 대치동에 와서 보니 세상에 그런 오물이 따로 없었다.
배신감이 들었다. 내가 지키려고 했던 것들이 귀화는 못할 망정 더 악해지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나의 호의를 당연하게 여겨 권리인 줄 알았고 또 어떤 사람은 나의 호의를 무시하고 비웃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세상이 나의 뒤통수를 치고 나의 발등을 찍은 것이었다.

그 뒤로 나는 많이 변했다. 그런 이들에게 돈 한 푼 주기 싫었다. 손 한 번 내미는 것도 거리낌이 생겼다.
시선을 다른 사람에게서 거두어 나에게 돌리니 나를 위해 살기 시작했다. 수아에게도 점점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 돈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럴 수록 나는 점점 돈이 좋아졌고 내가 좋아졌다.
그리고 결국 이 지경에 이른 것이었다.

다른 사람이 나를 꼬집었다면 나는 그것을 무시했을 것이다. 그러나 수아에게 들으니 감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나라는 존재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다.

박희철 성남시장에게 충동적으로 전화를 걸었다. 차라리 이 일을 접는 게 나를 위해서도 나을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성남시장 박희철입니다. 무슨 일로 전화주셨습니까?"
기분이 좋아보였다. 하긴 공약이 하나 이루어지려 하는데 싫어할 리가 있겠는가.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후회는 없었다.
"은행동 아파트 건 있잖습니까? 그거에 대해 할 말이 있습니다."
"그게 뭔가요?"
"이 일 다른 회사에게 맡기면 안 되겠습니까?"
말하고 나니 속이 시원했다. 중학생 때 이후로 자주 느껴보지 않았던 감정이 느껴져 새로웠다.
"네? 무슨 일이십니까?"
박희철 성남시장이 당황한 듯 했다. 아무래도 겨우 철거를 맡을 곳을 찾았는데 갑자기 안 한다고 하니 이제 어디를 알아봐야 하나 하고 걱정했을 것이다.
"아, 그게 말이죠. 은행동이 제 고향인 거는 이미 아시죠? 그래서 막상 강제로 철거하러 가니 좀 기분이 그렇습니다. 제 고향을 짓밟는 걸 제 눈으로 보니 저도 모를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그러신가요? 그러면 돈은 어떻게 할까요?"

돈. 이 일을 시작한 가장 원초적인 이유.
돈이라는 단어가 귀에 들어가자 지금까지의 결정이 빠르게 무너졌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려던 것일까. 고작 전여친 하나 때문에 사업 전체를 취소시키다니 이성적인 일이 아니었다.

고개를 저었다. 돈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무서워졌다. 고작 돈 때문에 정의를 저버릴 것인가.

그러나 이걸 취소하면 돈을 얻지 못하는데? 아니야, 돈이 뭐가 문제야. 돈 때문에 이런 일을 하다니.

욕심과 양심의 충돌은 생각보다 짧았다. 중학생 때의 내가 이것을 보면 뭐라고 할까.

"죄송합니다. 제가 살짝 감정기복이 왔나봅니다. 없던 일로 해주시죠."
"아, 그러시군요. 순간 놀랐습니다. 이제 다른 건설사를 무슨 수로 찾아야하나 걱정했습니다."
뒷사정은 이랬다. 박희철은 나에게 철거를 부탁하기 전에 다른 건설사들에게도 모집공고를 냈었다고 했다. 그런데 건설사들이 전부 하려다가도 안 하겠다고 해서 내 회사랑 계약한 것이었다. 결국 덕분에 독점계약 비슷하게 은행동 철거를 맡은 것이었다.
박희철이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공약 때문이었을 것이다. 유흥업소를 폐쇄하고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이 그의 핵심공약이었는데 이것을 추진하려는 것이었다.
"고향을 강제로 철거하시는 게 조금 그러시면 역시 보상금을 적당히 주는 건 어떻겠습니까? 저희 시청 차원에서도 줄 수 있는데 말입니다."
"그럼 일단 그러도록 하죠. 그럼 수고하세요."
"네, 대표님도 수고하십시오."

전화가 끊어졌다. 동시에 이런 마음이 들었다. 내가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구나, 나도 결국엔 돈에 이토록 쉽게 무너지는 사람이었구나 하고 자괴감이 들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

몇 시간 지나자 휴대전화에 전화가 울렸다. 박희철의 전화일까 깡패의 전화일까 괴로워하며 통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안녕하십니까 대표님."
"혹시 누구십니까?"
"시민단체 '주거권해방연대' 대표 성대원이라고 합니다. 일정이 취소되었다길래 전화드렸습니다."
주거권해방연대? 은행동 얘기겠구나.
그것을 알아차리고 얼마동안 형식적인 겉치레식 인사가 오갔다. 나는 언제 본론이 나오나 기다렸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용건이 나왔다.

"은행동 관련으로 말인데요, 은행동 사업 안 하셨으면 합니다."
"그 일이라면 방금 보상금 드리기로 성남시 측과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보상금이라. 제 말은 그게 아닙니다. 은행동 사업 그만하시는 게 좋으실 겁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합시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용역 끌고 가는 건 무리수였죠. 요즘 시대가 어느 때인데."
"제 말은 그게 아닙니다. 보상금이고 뭐고 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원하는 건 사업의 취소입니다."
"그건 안 됩니다. 이미 성남시 측과 이야기가 다 끝난 상태입니다."

"뭘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은데 제 말은 부탁이 아닙니다."
성대원의 말투가 싸늘하게 돌변했다. 무슨 일인 것일까.
"부탁이 아니라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얼마 받으셨습니까?"
"적당히 받았죠."
"그럼 제가 그만큼 드리면 되겠습니까?"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당신이 제가 받은 만큼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쯤되면 불쾌해지는군요."
"농담이 아닙니다. 은행동에서 손 떼십시오."
어차피 일개 시민단체 대표일 뿐이겠지만 뭘 믿고 있는 건지 기가 세서 나도 모르게 위축될 것 같았다.
"뗄 생각 없습니다. 그런데 왜 그러시는 겁니까?"
"뭐 때문에 이러는 것 같아요?"
"삶의 터전이 사라지니까 그러겠죠."
"그거 아닙니다. 잘 생각해보시죠."
짐작이 가지 않았다. 주거권해방연대가 하는 건 주거권을 지키겠다는 거 아니야?
"뭔데요?"
"모르시는 것 같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해드리죠. 그쪽에 유흥업소 있는 건 잘 아시죠?"
"제가 거기 출신인데 당연히 알죠."
"그럼 거기에 조폭이 있는 것도 아시겠네요?"
"조폭은 왜요? 설마?"
"눈치 채신 것 같네요. 맞아요. 은행동 사업하면 저희 조폭이 있을 곳이 없어지거든요."
조폭. 어렸을 때의 증오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그들이랑 유착해있다니 분노가 팍 올라왔다.
"조폭이요? 잘 됐네요. 이 김에 그쪽 조폭들 쓸어버리죠."
"과연 그쪽이 쓸어버릴 수 있다 생각하세요?"
"그게 무슨 말이죠?"
"제가 괜히 이러는 것 같습니까? 저도 믿는 구석이 다 있다 이 말입니다."
"뒤에 누가 있길래 그러시는 겁니까?"
"글쎄요, 알려드리면 재미가 없죠. 하나만 알려드리자면 다른 건설사들이 철거 못 하도록 막은 게 우리에요."
듣자듣자하니 악이 치밀었다.
"거점으로 삼을 만한 곳이 은행동밖에 없어요. 주변에 조폭들 많아서 주변으로 가기도 좀 그렇거든요. 그리고 여기만큼 유착 잘 되는 경찰도 없더군요."
"당신들 뭐하는 놈이야!"
"성남시장이 가족도 없고 워낙 깨끗하고 신조있는 사람이라 그쪽을 회유하는 건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런데 운좋게도 일을 받은 사람이 당신이더군요."
"야! 뭐하려는 거야!"
"당신이 계속 그렇게 나오시면 너는 어떻게 될까요?"
"너 이자식!"
"그럼 알아서 잘 판단하시길."
"야!"
뚜-뚜-뚜-. 전화가 갑자기 끊겼다.

잠시 충격에 잠겼다. 내가 어릴 적 증오하고 분노했던 조직폭력배들이 이런 일을 하고 있었다니. 최소 경찰이랑 시민단체랑 유착하고 있었다니. 대체 뒤에 누가 있는 거지? 누가 있길래 1년에 10억 버는 회사 대표한테도 이렇게 당당하게 구는 거지?
결정했다. 지금부터 나의 목적은 나의 원수였던 조직폭력배의 소탕이다. 그리고 그걸 위해 은행동 철거와 개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래, 어떻게든 개발사업을 해내서 조폭들에게 엿을 먹이는 거다.


*

다음 날이었다. 나는 수아에게 다시 가서 은행동 사업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니까 보상금을 주겠다고?"
"어, 보상금은 얼마든지 줄 테니까. 그럼 된 거 아니야?"
"아직도 정신 못 차렸구나 오빠."
"어?"
"말만 하고 안 주는 회사가 얼마나 많은데. 결국 오빠는 그 때랑 다름이 없구나."
"수아야!"
내가 원하는 결론이 아니어서 당황했다.
"이미 결정했어. 나는 여기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이곳 주민의 변호사가 되어주겠다고."
급했다. 사업의 취소는 곧 조폭의 편안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것만은 되지 말아야 했다. 그런데 수아는 그런 건 전혀 몰랐다.
"수아 너 설마 여기 조폭이랑 유착하고 그런 거냐?"
그 순간 수아의 얼굴이 혐오와 경멸로 가득해졌다. 내가 회삿일로 사람을 상대하느라 사람을 보는 눈이 생겼는데 이 표정은 순도 100% 진심이었다.
"내가 그 놈들이랑 유착할 리가 없잖아. 내 어린시절을 망친 죽어도 모자랄 새끼들인데. 오빠 왜 말을 그렇게 해?"
거짓말이 아닌 것 같았다. 수아는 조폭과 유착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나 조폭이 어떤 놈인지 말할 수 없었다. 수아는 이 일에 말려들지 않고 싶었다.
"나 마지막까지 이곳을 지키는 사람이 될 테니까 다시 만나면 적으로 만나겠지."
"수아야."
"됐어. 나중에 만나."

나와 수아가 길이 오묘하게 엇나가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