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5년 3월 1일, 조선 경복궁 강녕전

''아저씨, 여기서 뭐하세요? 여기서 주무시면 안될텐데...''

''야, 근데 여기 전등 없냐? 왜 이렇게 어두워?''

이형은 순간 열이 받았다. 왜놈들이 간섭하는것도 서러워 죽겠는데 이젠 왠 철갑옷을 입은 괴물같은것들이 자신을 아저씨라고 부르고 있었다.

''아....아저씨? 이 무례한것들!! 말을 삼가라! 이몸은 조선국의 국왕 이니라!! 보아하니 중인쯤 되는모양인데 어디서 눈을 치켜뜨고 있느냐!''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형은 자신도 모르게 떨고있었다. 그들은 가까이서 보니 키가 무척 컷다. 어림잡아 6척이 넘어보였다. 거기다 그들이 입고있는 갑옷이 내뿜는 은은한 푸른 빛에서는 살기가 느껴졌다.

''아니 근데 아저씨는 대체 왜 여기 계세요? 연기자신가? 여기서 드라마 찍는다는 소린 없었는데.''

''저, 병장님. 이 아저씨 아무래도 머리를 조금 다치신것 같습니다. 일단 저희 함선으로 모셔서....''

최승환 병장과 이민호 상병의 얘기를 듣고있던 이형은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다. 

''이....이런 무례한 것들을 보았나!!! 내 분명히 말하였거늘, 난 조선의 왕이다!! 금수같은 왜놈들과 청나라놈들도 군주인 나에게 예를 표하거늘, 어찌 같은 조선인들이 나에게 이리 막대한단 말이야!!''

그러나 최승환은 총을 만지작거리며 딴청을 피우고 있었고, 이민호는 귀에 손을 갖다대고 뭐라뭐라 말을 하고 있었다. 이에 정말로 분노한 이형이 다시한번 비난을 퍼부으려던 찰나에, 이민호가 나직히 말했다.

''워프게이트 가동''

순간 엄청나게 밝은 푸른 빛이 그들을 에워쌌다. 순찰을 돌던 일본군 3명이 놀라서 달려왔으나, 그 자리에 남은것은 먼지뿐이었다.


연재 다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