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3월 18일 06:05 GMT, 러시아 공화국 보로네슈 전선군 사령부


바투틴은 한쪽 테이블에서 스스로 홍차를 따른 다음 지상군 총사령관이 앉은 의자로 다가갔다. 곁으로 갔을 때, 미소가 만면에 번지고 있었다.

"'진보'는 성공입니다!“


"그런 것 같군, 빅토르 니콜라예비치.“

이바노프스키가 말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장교단이 놀랄 만큼 좋아졌습니다. 무능한 자는 도태되고 있으며 새롭게 된 사람은 열의로 가득 차 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자네가 그 정도로 말하는 걸 보니 실제로 상태가 좋아지고 있겠어. 서부전선군 총사령관은 제가 변호하고 싶지 않은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네만, 귀에 들어오는 모든 얘기를 들어 보면, 그도 자네와 같은 방법으로 휘하 군의 준비를 갖추어가고 있다는군."


"앞으로 한 달만 더 연습하면 붉은 군대의 준비는 더 좋아질 수 없을 것입니다. 틀림없이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NATO를 박살낼 수 있습니다.“



1985년 3월 21일 13:13 GMT, 버지니아주 알링턴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약 1개월 전에 소련 육군 기계화사단의 연대장인 4명의 대령이 부대훈련과 즉응태세를 허위 보고한 죄로 처형당했습니다."

레이튼은 천천히 서두를 꺼내고는 그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것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무엇입니까? 소련군은 일찍부터 규율이 엄격하기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소련의 다른 측면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이 보이는 그대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요.


한편 금주 초, 소련군의 기관지 <붉은 별>이 육군에서 처형된 병사의 수를 공표했습니다. 모두가 상사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았다는 이유입니다. 그 외에도 그들의 육군에서 수년간 이어졌던 조직적 무질서의 원칙이 끝나가고 있으며 소련군뿐만 아니라 바르샤바 조약군 일반에서 하부의 규율은 급속히 회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보국의 우리들이 추적중인 의문은 왜 그렇게 되었는가? 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른 변화와 동떨어져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레이튼은 그래프로 분석해 놓은 곳으로 표를 넘겼다.

"소비에트 함대에서는 함대함 미사일의 실사훈련이 작년보다 70퍼센트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최고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 그래프로 알 수 있듯이 상당히 근접한 것입니다.


 잠수함에 대해서 알아보면, 주로 디젤 잠수함이 바다에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정보보고에 따르면 비정상적으로 많은 잠수함이 예정 외의 보수를 위해 해군 공장에 들어가 있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평소와 비슷한 상태로도 볼 수 있긴 하지만 이런 상황은 소련의 전국적인 배터리 부족 현상과 관련되어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정보에 의하면 소련의 모든 잠수함은 배터리를 교환 중이며 일반 배터리 생산은 소련 경제의 군사적으로 중요한 분야에 돌아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또 소련 해군의 수상부대, 항공부대 및 원거리 항공부대의 활동이 더욱 고도화되고 또 실사훈련이 강화되었다는 사실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련의 수상함이 출항하는 횟수가 증대했습니다. 이 숫자의 증가는 작다고는 하지만 행동 패턴은 그동안 익숙하게 보아왔던 것과는 차이를 보입니다. 어떤 지점에서 출항하여 다른 지점으로 가서 정박하는 종래의 형태와는 달리, 그들의 수상함은 좀 더 실제적인 훈련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육군과 공군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함께 본다면, 그들의 전투태세가 전면적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전략무기 다이어트를 제안하는 한편 다른 한편으로는 재래식 부대의 전투능력을 급히 개선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정보국에서는 이런 요소의 조합이 위험을 내포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네는 우려하고 있는 거로군."

해군참모총장이 말했다.


"네, 그렇습니다.“


"나도 그렇다네. 그래서 자네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해군장관이 말을 받았다.


"독일 주재 소련군의 현재 활동에 이상한 점이 보이면 즉시 우리들에게 알려주도록 유럽연합군 최고사령부에 연락해 두었습니다. 노르웨이 해군은 북극해에서 소련 수상함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습니다. 우리로서는 항만이나 기지의 위성사진을 더욱 많이 입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방정보국이나 중앙정보국도 우리에게서 이런 사실을 통보받고 독자적인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정보가 보다 많이 수집되기 시작할 겁니다.“



중거리핵전력협정 타결 임박

[소비에트 리포트]

송고 04/23_17:15 


//패트릭 프린//

AP 모스크바 특파원

비엔나발(AP)


 지난 2월 소련 외무장관은 양측 모두 우주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전략 공격 무기를 절반으로 줄이자고 제안했다. 게다가 유럽 전략 미사일에 대해서는 프랑스와 영국을 참여하게 해서 특별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으며, 서유럽의 재무장이 완료된 후 유럽 소련에 배치된 SS-20 미사일 27개를 다시 묶어 두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처음에 이 제안에 상당히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백악관과 정부 내에서도 불쑥 나타난 협상론에 응할지 격론이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소련이 미국의 SDI 계획을 사실상 취소하도록 설득한 방법은 미국의 반소 수사 공세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더 많이 양보하는 것이었다. 레이건이 단지 핵무기의 50퍼센트 감축 ‘원칙’에 대해서만 합의하자 소련은 미국과 소련의 중거리 미사일을 유럽에서 완전히 철거할 것, 아시아에 배치된 소련의 중거리 미사일을 동결할 것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가 유럽에서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는 방안에 분노하며 합의가 다시 수포로 돌아갈 위험이 생기자 소련은 또 한 번 결정적인 양보로 나아갔다. 소련 정치국은 성명을 통해 서기장이 유럽에 배치된 중거리 미사일을 전략방위구상 포기와 연결하지 않고 철거하며 서유럽의 재무장에 대한 응수로 동독과 체코슬로바키아에 배치한 단거리 미사일도 함께 제거하는 방안을 관철했음을 확인했다. 그것은 소련의 지위가 약하다는 것을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자 미국은 곧장 유럽 전략 미사일에서 ‘제로 해결’을 종결하고자 했다. 이것은 더는 중단될 수가 없었다. 소련이 전에 없이 너그러운 협상을 제안했기에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은 냉전 역사상 가장 빨리 수용될 수 있었다. 동시에 전략 공격 무기의 절반을 감축하기 위한 협정 과정에도 일련의 구체적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국무부 관계자도 이 성과에 이은 전략무기감축협정의 합의를 가로막을 변수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르넨코가 후임자를 만장일치로 추대하여 그 자리를 물려준 이후, 소련의 새로운 서기장은 군축 협상에도 일련의 개혁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서구인들은 그 개혁이 소련 체제의 본질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985년 5월 18일 07:25 GMT,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아내가 침실 텔레비전 스위치를 켜고 CNN 뉴스를 보고 있었다.

"잭, 이 뉴스를 들어봐요.“


"저는 잭 클라크, 크렘린으로부터 생중계로 방송하고 있습니다."

창백한 라이트에 비춰진 기자가 말했다. 그 뒤쪽에 높은 성의 붉은 돌벽과 스파스카야 탑 꼭대기의 별이 눈에 들어왔다. 


"모스크바의 크렘린 프레시디움에 폭발이 발생했습니다. 모스크바 시간 오늘 아침 9시 30분경, 기자가 반 마일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비디오 카메라로 취재를 하고 있을 때 건물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레이튼은 손을 멈추고 텔레비전으로 다가섰다. 이상한 일이 발생하고 있었다.


 TV에는 광장 저편에서 굉음이 들리고, 기자가 비틀거리며 돌아보는 장면이 비쳤다. 카메라맨이 본능적으로 소리나는 곳에 카메라를 가져다 댔다. 화면이 아주 잠깐 흔들린 다음 크렘린에서 엄청난 먼지와 연기가 솟아오르는 것을 렌즈가 잡았다.


 잠시 후 줌 렌즈가 그곳을 확대시켰다. 건물 3층으로부터 유리로 된 벽이 떨어져 나갔다. 몇 개의 철근이 매달린 것 같은 1장의 바닥판으로부터 큰 회의용 테이블이 떨어지는 것을 카메라가 좇았다. 카메라가 지상을 비추자 제복을 입은 사내의 시체로 보이는 형태가 언뜻 눈에 뛰었고, 다시 그런 것 하나가 벽돌에 맞아 찌그러진 한 무리의 자동차 곁에 놓여 있었다. 이윽고 광장 전체가 제복의 사나이들로 가득 차고, 당국의 자동차들이 여러 대 몰려들었다.


 레이튼은 텔레비전 화면에 가까이 다가가 유심히 바라보았다. 기자의 뒤로는 T-72 전차 여러 대가 모스크바 강의 다리를 건너 광장으로 들어서는 것이 비쳐졌고, 그 엉망인 현장에서 한 구의 시체가 상당히 작게 보였다. 거리와 원경 탓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저쪽에는 소방, 경찰, 그리고 군 관계자가 아직 5백 명 정도 있으며, 잔해를 뒤져서 시체를 찾고 있습니다. 우리들 바로 곁에는 소련 중앙방송의 텔레비전 보도원들이 있으며, 우리들과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폭발한 건물에서 사십 분쯤 뒤에 정치국 전원회의가 잡혀있으며 거기서 중거리핵전력협정을 추인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저런 모습은 여러 가지 사태를 가정할 수 있지만 어쨌든 좋지 않은 일이었다.


그는 울리는 전화 벨 소리를 의식했다. 수화기를 들었다.

”이쪽은 해군 사령부 당직 정보장교입니다. 당장 근무지로 복귀하라는 명령입니다, 소령님.“


”당장 노포크로 돌아오라. 알겠습니다.“



=Comment=

1. 1부 끗 2부 시작

2. 소뽕이 과도한가? 서방 비중이 너무 적은 것 같은데 서방은 딱히 쓸 내용이 없단 말이죠

3. 다음 에피소드 브금 추천ㄱ



[극지의 폭풍]

1부

1화 도화선

https://arca.live/b/writingnovel/1113207

2화 화마

https://arca.live/b/writingnovel/1114834

3화 기만

https://arca.live/b/writingnovel/1122227

4화 계략

https://arca.live/b/writingnovel/1124265

5화 사냥 계획

https://arca.live/b/writingnovel/1142563


2부

1화 선동

https://arca.live/b/writingnovel/1145269

2화 급변

https://arca.live/b/writingnovel/1147587

3화 위기

https://arca.live/b/writingnovel/1147628

4화 절정

https://arca.live/b/writingnovel/1148211

5화 나이트호크

https://arca.live/b/writingnovel/1150478

6화 붉은 영광

https://arca.live/b/writingnovel/1152052

7화 라인의 범람

https://arca.live/b/writingnovel/1153970

8화 사냥(1)

https://arca.live/b/writingnovel/1161962

9화 사냥(2)

https://arca.live/b/writingnovel/1163096


3부

1화 시작

https://arca.live/b/writingnovel/1167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