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소설은 가독성 따위는 개나 줘버렸고 읽기에도 꽤나 난해하게 만들어졌으니 읽으실 때 마치 수능 영어 지문에 나오는 문장 길이 마냥 기나긴 이 문장처럼 고작 다섯 문장 밖에 되지 않지만 다섯 문단으로 보이는 다섯 문장을 적절하게 끊어가면서 읽어주시길 바라면서 이제 첫 문장 끝났고 두번째 문장부터 시작합니다.

 다섯 문장으로 만들어진 소설, <5문장 소설> (작가 : @무마의카카오)을 읽고나서 깊은 감명을 받아 이 소설을 쓰기 시작한 지 2분 37초 째, 나는 새로운 등장인물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등장인물의 성격과 그에 맞는 배경과 사건 등을 동시에 생각해내야했기 때문에 갑자기 편두통인지 머리가 살살 띵하게 아파오고 있다.

 심지어 온갖 아침 드라마, 막장 드라마들을 섭렵한 중증 드라마 덕후인 나로서는 여주인공이 부잣집 아들래미랑 결혼했다가 자신의 어머니가 계모인 걸 알게 되어 충격 먹고 심지어 남편에게 중학교 시절 웬수가 들러붙는 것까지 보고 싸다구 비트를 신나게 띄우다가 결론은 계모도 엄마라고 눈물 콧물 범벅으로 서로서로 끌어안으면서 인정하고 남편과 딴딴딴 잘 살게 되는 흔하디 흔한 신파 막장 드라마 밖에 생각이 안 나기 때문에 이런 소설을 쓸 때는 무슨 소재를 써야 할지, 무슨 사건을 전개해야 할지 도저히 생각이 나지를 않는다.

 그러라 나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미있게 각색하여 자전적 소설을 써보기로 결심한 그 때 나는 이 다섯 줄 소설 02가 이 문장마저 끝나버리면 단 한 문장 밖에 남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닫고 한 10분 동안 부끄럽고 자괴감이 들었다.

 이렇게 된 이상 다음 타자를 지목해서 <5문장 소설 03>을 쓰게 하는 수 밖에는 없으리라 생각하고 나는 이제 시리즈물을 이어서 쓸 새 사람을 부르고 맘 편히 발 뻗고 눈 감고 이불 덮고 자러 갈 것인데 누구 부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