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1번 실험체 들어오라 그래."

"네."

한 쌍의 사람족 남녀가 들어왔다. 그들은 양식장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무슨 일인지 알지 못했다. 외계인들에 의해 자라서 옷이 뭔지도 모르고 살아와서 둘 다 알몸이었으나 부끄러움을 느끼지는 못했다.

"오늘 실험 주제 뭐였지?"

"약물 섭취에 대한 생체반응입니다."

"그래. 그럼 먹여보자고."

교수의 말에 조수가 실험 물질을 들고 왔다. 교수가 그 실험 물질을 조심히 들었다. 그리고 남녀의 입 속에 넣었다.

남녀는 그 물질의 맛을 보더니 이내 맛없다며 퉤 뱉어냈다.

"아이, 써!"

"그래? 몸은 어떻고?"

"음... 뭔가 정신이 말똥해졌어요."

"그래?"

교수가 그 반응을 보고 놀란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교수의 종족에게 있어서 그 물질은 치명적인 독극물이었기 때문이었다.


"조수, 조사해봐."

"네."

조수가 정밀 스캐너를 들고 와 남녀를 스캔했다. 그러자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히려 모든 부분에서 몸이 더 좋아졌습니다!"

"뭐?"

이런 독극물을 흡수할 수 있다니 사람족이 다르게 보였다. 우리에게 있어서 공포의 대상인 그것을 도대체 어떻게 분해했단 말인가?

"이걸 지구에서 뭐라고 부르던가?"

"카카오라고 불렀습니다."

"그런가? 카카오.. 카카오..... 잘 기억해둬야겠군. 그럼 다음."


조수가 다음 물질을 가져왔다.

"설마 이것도 분해할 수 있을까요?"

"일단 해봐야겠지. 이건 지구에서 캡사이신이라고 부른다지?"

교수가 캡사이신을 남녀에게 먹였다. 그러자 남녀는 극심하게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혀의 통증을 호소하면서 이곳 저곳 다급하게 뛰어다녔다.

"설마 안 죽었어?"

"그런 것 같습니다. 통증만 느끼고 문제는 없어보이는 데요?"

"그래? 쓰읍, 그럼 사람족은 뭘 먹어야 죽지?"


"이거 한 번 해볼까요?"

"이게 뭔데?"

"지구에서 필로폰으로 불리는 겁니다."

"필로폰? 그래, 이것도 우리들에게는 독극물이지. 한 번 놔봐."

교수가 남녀에게 필로폰을 먹였다. 그러자 남녀는 모두 정신이 몽롱한 듯 했다.

"흠, 이번 건 흥미로운데. 조수, 스캐너 가져와봐."

조수가 스캐너를 가져왔다. 그리고 조수가 결과를 말했다.

"지금 이들은 환각을 느끼고 있습니다. 보아하니 기분이 매우 좋은 것 같습니다."

"이걸 분해해? 와 C 사람족은 대체 뭐하는 종족이야?"

그 때 남녀가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그리고 무언가 이상한 짓을 하기 시작했다.

"저건 뭐하는 거야?"

"짝짓기 같습니다."

"필로폰 먹고 짝짓기 하는 거야?"

"그런가봅니다."

"ㅗㅜㅑ..."



그 후 사람족은 외계인어로 성욕이라는 뜻인 '히토미'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여담으로 그 남녀는 이후 마약중독에 걸렸고 필로폰을 다시 달라고 연구원들에게 애원하였다. 이걸 본 연구원들은 모두 히토미라는 별명에 공감했고 히토미가 아명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마약중독에 걸려 죽었다고 한다.

따라서 사실 이건 공익광고고 마약은 나쁜 겁니다 여러분. 마약 신고 전화는 국번없이 127. 창소챈러스 여러분은 절대 마약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