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황이 절망적이라고 판단한 런조(선조)는 마침내 

광해군에게 어보를 넘기고 양위하였으며, 상왕(上王)이 되어 위화도를 거쳐 압룩강을 넘었다. 류성룡, 이항복, 이덕형 등 대다수의 신하는 이런 선조의 비겁함과 무능력함에 치를 떨며 선조를 떠나서 광해군이 이끄는 분조로 이동하였으며, 정철, 허준, 한석봉 등 선조의 측근이며 그다지 유능하지 않은 없는 자들만 선조를 따라서 압룩강을 넘었다. 압룩강을 넘은 선조는 요동을 거쳐서 연경에 도착하여 황제에게 군사를 보내줘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대충 연경에 머물며 시간이나 끄는데, 집은 받았는데 딸린 식구도 꽤 있어서 황제의 하사금으로는 생활비가 모자름. 그래서 이리저리 부잣집 술잔치에 들락다니며 손님으로 찾아가서 시를 짓고 밥이나 얻어먹고, 서예를 잘하는 본인 + 한석봉을 시켜서 서예품 만들어서 골동품상에 팔아먹고(나름 조선왕이 썻다고 조금 괜찮게 쳐주기는 했다.)허준은 어의라며 여기저기 왕진 다니고 그렇게 겨우겨우 황제의 하사금과 벌어드린 은으로 잘 지내고 있는데, 근데 나라 망할 줄 알았는데 대충 이겼음. 어 씨발? 그럼 돌아가서 복위해야지? 하고 다시 요동까지 갔는데. 요동에서 몇몇 피난민과 마주치고 소문을 듣게 되는데 어쩐지 조선 내에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네. 백성들은 이미 민심이 금상(今上)에게로 쏠렸고 상왕(上王)은 어려울 때 나라 버리고 백성 버리고 명나라에서 호의호식이나 했다고 욕처먹는 상황.

런조는 억울했다. 

'아니 씨발 내가 명나라에서 얼마나 고생했는데!'

'황제가 내려주는 은사금으로는 북경에서 제대로 된 집도 못사고!'

'왕인 내가! 무려 정철이하고 잔치집 다니면서 시나 읊으면서 밥 얻어먹고!'

'석봉이하고 서예를 해서 시장에다가 내다팔고!

허준이는 진찰까지 하고 다녔는데!'

'애비가 북경에서 이렇게 고생하는데!'

'은자 한 푼 보내주지 않은 광해 이놈이!

으으! 더럽다! 불효자라고 욕먹게 해야지!'

그래서 요동에서 뿔이 나서 돌아오지 않음. 하지만 조선에서는 다시 정유재란 터져서 상왕이 오든 말든 신경도 안쓰는 분위기고. 

시간 끄니까 오히려 돌아가기가 더 껄끄러워 지는데.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