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년이 녹색 바탕의 아무것도 없는 공백 속을 걸어가고 있었을 때였다.


공간의 신비감에 취한지 얼마안되 이윽고 전방에서그의 신경을 곤두세우는 소리가 들려와,

쿵쾅쾅거리는 소리에 촉각을 곤두서고 소리의 근원을 바라보니 온몸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참으로 거대한 그림자가 쿵쾅거리며 다가오고 있는것이 아닌가


"쿵, 쾅, 쿵, 쾅"


쿵쾅 소리는 일정한 템포로 울렸고, 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그림자는 청년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쿵쾅, 쿵쾅, 쿵쾅, 쿵쾅, 쿵쾅"

그림자의 실체가 안개가 걷히듯 본모습을 드러냈다.


기구만한 볼살에, 땅콩알만 한 눈에, 흡사 오우거가 생각나는 거대한 몸집부터, 쌍둥이 임신으로도 재현이 안되는 뱃살과 유방을 가진, 여성체로 보이는 물체, 참으로 눈뜨고 보기 힘든 장관이었다.(손목의 살에 파묻힌 녹색 팔찌가 참 유난히 눈에 띄었다.)


"이게 그 소문의 메갈리안인가?" 청년은 끔직한 실물을 보고 기겁하여 뒤로 물러선다.


"쿵쾅...쿵쾅...쿵쾅...한남..쿰척..이노...쿰척.. 실자지6.9센티미터 재기하라 쿰척..."


이윽고 생물체는 두꺼비같은 입술을 오므리며 육성을 내뱉고 손가락으로 길이를 재는 제스쳐를 취하며 폐허와도 같은 이빨을 까고 실실거린다.(손과 팔이 살 때문에 일직선을 이루어서 멀리서 보면 팔에 손가락만 붙어 있는 것같은 착시를 주었다.)

 


그 생각키도 싫은 모습에 청년은 어제 저녁 먹은 식단을 모두 입으로 분출하며 낙엽처럼 쓰러졌다.(혐오스런 외모 때문일까? 그 생명체에게서 나오는 엄청난 시버트의 방사능 때문에 토한 것인가?)


허나 생명체는 아랑곳 않고 이내 휴대폰을 꺼내 메갈리아,디시 해외 연애 갤러리, 멋스런 백인 남성의 사진을 번갈아 쳐다보며 사진의 남성을 잡아삼킬 기세로 빨아댄 통에 쳥년은 그 모습을 보고 돌연 어제 점심 식단까지 모두 토하며 의식을 잃었다.

 

 

 


청년이 의식이 되찾은건 병원의 중환자실이었다.


의사가 말하길, 3일 동안 무의식 상태로 있었다고 한다.

그 생명체는 이미 인간이라 부르기엔 훨씬 부족한 인성과, 인간의 것이라 부르기엔 천문학적인 질량의 지방을 가지고 있었다. 덤으로 그 지방에서 분출되는 방사능 양이 체르노빌, 후쿠시마, 카라차이 호수에서 검출된 양을 합친 값과 대등한, 실로 무지막지 한것이라 한다.


3일 뒤에 청년의 몸은 완쾌되었지만 그 후에 일어나는 정신적 트라우마와 방사능에 의해 생겨난 체내의 발암 물질을 어느정도 완화시키기 위해 6개월9일동안 정신과에 가서 치료를 받고 한달동안 항암제를 복용했다.

하지만 그 끔찍한 메갈리안의 모습에 대한 트라우마는 정신적으로 영원히 지속될 이다. 영원히.


....그때가 엊그제만 같던 악몽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