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라쿤이 사는 다코타의 깊은 산골은 언제나 추웠으며 어제저녁엔 유난히 많은 눈이 내렸다.

그는 일어나자마자 눈을 치우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삽으로 깊은 눈 속에 감춰져 있는 큰 바위를 쳤다.

충격이 삽을 타고 록키라쿤의 손까지 전해졌다. 

 

“이런 젠장! 내 손! 이 망할 놈의 눈은 세시간씩이나 치웠는데도 끝이 없구만.” 

 

록키라쿤은 삽을 내동댕이치며 소리 질렀다. 그러자 옆 벤치에서 차를 마시던 록키라쿤의 여자친구인 매길이 그에게 말했다. 

 

“로키, 진정 좀 하세요. 점잖게 행동하란 말이에요. 그냥 눈일 뿐이잖아요.”

“그래. 이건 그냥 눈일 뿐이지. 그런데 이 망할 눈은 삽질을 세시간 동안이나 하고 있는데도 도통 줄어들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고! 젠장!” 

“록키. 당신은 언제나 자기 성격을 못 이기고 화를 내요. 당신이 계속 그렇게 나오면 나도 더 이상 참기 어려울 거에요.”

“참기 어렵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날 한 대 치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록키라쿤의 장난스러운 대답에 매길은 마시던 차를 내려놓고 아무 말도 없이 벗어두었던 코트를 입었다.

그리곤 곧장 자신의 말에 올라탔다. 

 

“매길, 어딜 가려는 거야? 눈이 많이 와서 말을 타는건 위험할 텐데.”

“아아 제발. 단둘이 있을 땐 릴이라고 불러달라고 했잖아요. 그새 잊어버린거에요?”

“아 맞다. 그래 릴! 지금은 말을 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너무 위험하다고.”

“당신이 언제 날 걱정했다고 그러는 거예요? 마을에 다녀올 거에요. 날 말리지 마요.”

 

 매길은 버럭 화를 내면서 말의 배를 찼고 말은 거친 숨소리를 내면서 눈 덮인 숲속으로 달렸다. 

 

“이런 젠장! 매길, 아니 릴 돌아오라고!”

 

록키라쿤이 소리쳤지만 매길은 이미 눈덮힌 언덕 뒤로 사라지고 없었다.

기분이 상한 록키라쿤은 눈밭에 놔둔 삽을 발로 뻥 차곤 오두막으로 들어가 술을 마셨다.

한참을 퍼마시다가 소변이 마려워서 화장실로 갔고 손을 씻다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언제나 술에 취해 있었기에 두 눈은 휑했고 코는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으며 며칠 동안 깎지 않은 수염엔 술이 말라 엉켜 있었다.

 

“맙소사. 로키. 니 꼬라지를 좀 봐. 어쩌다가 이 모양이 된 거냐고. 옛날엔.. 그래.. 그땐 정말 잘 나갔었는데..” 

 

그는 문득 자신의 잘나갔던 과거가 떠올랐다. 돈과 음식은 넘쳐났고 집은 왕이 사는 저택 같았다. 그런 저택 같은 집에서 록키라쿤과 매길은 매일 밤 파티를 열었고

그렇게 매일 매일을 사치스럽게 보냈다. 그가 도박으로 전 재산을 몽땅 날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젠 모든 것을 잃었지만 록키라쿤이 진정으로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풍족했던 음식의 부재도, 화려한 저택의 부재도 아니었다. 바로 자신을 바라보는 매길의 변해버린 눈빛이었다. 전 재산을 잃기 전만 해도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매길의 눈빛에서 존경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매길의 눈에서 느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소파에 앉아 매길을 기다리며 계속 술을 마셨지만, 늦은 밤이 되도록 매길은 돌아오지 않았다.

매길을 기다리던 록키라쿤은 술에 취해 잠이 들어버리고 말았다. 

 

다음날 록키라쿤이 일어났을 때에도 매길은 오두막에 없었다. 대신 못 보던 쪽지 한 장이 술병에 붙어있었다.

록키라쿤은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셔 떡이 되어버린 몸을 이끌고 소파에서 일어나 쪽지를 읽었다. 쪽지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로키. 당신은 너무나 변했어요. 잘나가던 스타 카우보이는 어디 가고 대책 없이 화만 내고 술만 퍼마시는 백수가 되어버린 건가요?

내가 몰래 들어와 편지를 쓰는 이 순간에도 당신은 술에 취해 코를 골며 자고 있네요.

당신은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렸어요. 그래서 당신을 떠납니다. 날 찾지 말아줘요. - 당신을 사랑했던 릴이」

 

쪽지를 읽은 록키라쿤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리곤 생각했다. 

 

‘젠장.. 난 이제 잃을 것도 없다고. 그런데 당신마저 날 떠나려는 거야? 안돼. 난 당신 없인 못 산다고.. 그래. 내가 너무 막 나갔지. 맞아.

다 내 잘못이야. 도박에 빠진 내 잘못이라고. 우선 찾아가서 무릎이라도 꿇고 싹싹 빌면서 약속을 하는 거야 새로운 직업을 구해보겠다고.

그러면 내 얘길 들어주기라도 하겠지? 그때 진심으로 사과를 하면 다시 이 오두막으로 돌아와 줄 거야. 그래 그게 좋겠어.

이참에 너도 좀 바꿔야 해 로키. 어제 니 꼬라지를 봤잖아. 언제까지 이렇게 살 생각인거야? 더군다나 매길이 없으면 난 정말 끝장이야.’ 

 

록키라쿤은 곧장 오두막을 나와 말을 타고 매길이 간다고 했던 마을로 향했다.

 

몇 시간을 달려서야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고 도착하자마자 마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매길의 머리카락 한 올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돈을 잃기 전 매길과 자주 갔던 술집으로 향했다.

해가 저물고도 한참이 지난 뒤였기에 문을 닫았으면 어쩌지 하고 걱정했지만, 다행히 술집에선 은은한 램프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는 곧장 술집으로 들어갔고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은 바텐더는 술잔을 닦으며 소리쳤다. 

 

“죄송합니다만 오늘 영업은 끝났습니다.”

“오랜만에 오는 단골에게 줄 술 한잔도 없는 건가?“

 

익숙한 목소리에 바텐더는 그제서야 막 들어온 록키라쿤을 쳐다보았다. 

 

“으흠 이게 누구야. 로키 아닌가!”

“그래 나라고. 망할. 정말 오랜만이구먼!”

“이게 몇 년 만인가 로키! 난 자네가 어디서 죽은 건 아닌가 싶었다고.”

“내가 죽긴 왜 죽는다는 거야. 이 잘난 로키가 말이야.”

“그래. 그 잘난 로키가 죽을 리 없지. 이리 와서 한잔 들게.”

 

록키라쿤은 선반에 앉았다. 바텐더는 록키라쿤 바로 앞에 잔을 놓곤 술을 따르며 물었다. 

 

“그런데 로키 갑자기 여긴 왜 온 거야? 아 오해하지 말게. 난 자네가 정말 보고싶었다고. 그저 호기심에 물어보는걸세.

자네 이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떠난 것 아니었나? 설마 나 하나 보겠다고 이 밤에 여기까지 온 건 아닐 테고.

갑자기 여기 온 어떤 이유가 있는 겐가? 드디어 새로운 시작인거야? 어서 얘기해보게. 스타 투우사가 왜 이곳에 다시 왔는지를.” 

“그래. 새로 시작해볼 생각이지. 그런데 순서가 틀렸어. 난 여기 매길을 찾으러 왔다고. 내 망가진 모습을 보곤 빡돌아선 집을 나가버렸거든.

매길을 찾은 다음 새 출발을 할 생각이야. 그래서 하루종일 매길을 찾으러 다녔다네. 그런데도 찾을 수가 없더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곳에 와 봤는데 여기도 없는 것 같고 말이야. 자네 혹시 최근에 매길을 본 적이 있는가?”

“매길이라면 릴을 얘기하는 겐가?”

“그래 릴. 매길은 언제나 스스로를 그렇게 불렀으니까. 그래도 난 매길이라는 이름이 더 마음에 들어.” 

“그런데 릴은 다른 사람들에겐 자기를 낸시라고 소개하고 다니고. 내 말이 맞지?”

“그래.. 맞아. 내가 알고 있는 이름은 매길인데, 매길은 나보고 자길 릴이라 불러달라 했고 또 다른 사람들에겐 자신을 낸시라고 소개하고 다니고.” 

“맙소사. 그 여잔 왜 그렇게 이름이 많은 거야?”

“나도 모르겠어. 몇 번 물어봤는데 도통 대답을 안 해 주더라고.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었지. 아 그건 그렇고 혹시 매길을..”

“아 그래. 그런데 자네들 같은 집에 사는 건가? 그리고 방금 매길을 찾아서 새 출발을 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지.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가?” 

“둘이 무슨 일이 남아있어서 그러는 겐가? 난 자네와 낸시가 오래전에 해어진 줄로 알고 있는데.” 

“헤어지다니 무슨 말인가?”

“낸시가 직접 말했었네! 자네와 헤어졌다고.” 

“그건 또 무슨 말인가? 나와 매길이 헤어지다니. 어제까지만 해도 오두막에 같이 있었다고.”

“이런 젠장..”

 

바텐더는 닦던 잔을 조용히 내려놓고 불안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런가? 제발 무슨 일인지 설명 좀 해주게. 자네는 이상한 얘기만 하고 있어. 내가 매길과 헤어졌다니 그게 무슨 말인 겐가?” 

“저기.. 로키. 우선 내 말을 들어보게. 자네에게 내가 보고 들었던 것들을 그대로 말해줄 테니. 그리고 내가 이야기하는 것들을 듣더라도 너무 흥분하지는 말게.

그러니까 마음의 준비를 좀 하란 말이야. 내 생각이 맞다면.. 자네는 마음에 준비를 좀 해야 할 거야.”

“더 불안하게 만들지 말고 어서 말해보게.”

“음.. 그러니까..  자네가 다른 곳으로 떠난 지 얼마 안되서 낸시가 다니엘이라는 카우보이와 술을 먹으러 왔었지. 그래서 내가 물었어.

「낸시 못 보던 남자군요.」 그러자 낸시가 대답하더군. 「제 새로운 남자친구 다니엘이에요.」

다시 내가 물었네. 「그럼 로키와는 헤어진건가요?」 그러자 그녀는 「네. 맞아요. 이제 그 빈털터리 카우보이는 지겨워요. 하는 것도 없이 맨날 화만 낸다구요.」

이렇게 대답했다네. 그래서 난 자네와 낸시가 헤어진 줄 알았지. 그런데 자네의 말을 들어보니 그게 아닌 것 같구려.”

“지금 뭐라고 했나 자네? 그럼 그 여자가 나 몰래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었다는 얘긴가?”

“그런 것 같네.”

“설마 농담은 아니겠지?”

“진짜라네. 내가 이런 것 가지고 농담 할 사람으로 보이는가.”

“젠장. 그럼 난 이제서야 매길이 바람 핀다는걸 알아차린 건가?

마을에 아무 일도 없이 자주 갈 때부터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었는데... 망할! 망할!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었다니!” 

 

록키라쿤은 사방팔방으로 소리를 지르면서 흥분했고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자네 아까 뭐하고 했지? 대니.. 대.. 다니엘?”

“그래. 다니엘. 저 옆 시내에 사는 잘나가는 카우보이일세.” 

“마지막으로 그를 본 게 언제인가?”

“어제 그 둘이 술을 먹으러 왔었다네.” 

“그 망할 대니니 다니엘이니 그놈이 시내에 산다고 했지?” 

“그렇다네. 그런데 자네 다니엘을 찾아갈 생각인가?” 

“당연한걸 왜 묻나? 내 지금 바로 말을 타고 시내로 가서 그 녀석을 찾아낸 다음 조져놔야 직성이 풀릴 것 같네.”

“록키 그건 좋지 못한 생각이라네. 다니엘 그 친구는 돈도 많은 데다 사격 솜씨도 끝내준다고 들었어. 자네가 건드려서 좋을 게 없는 친구라고.”

 

화가 머리끝까지 난 록키라쿤에게 바탄더의 경고가 들릴 리 없었고 그대로 술집을 뛰쳐나와 다니엘이 있다는 시내로 향했다.

말은 밤새도록 시내를 향해 달렸고 해가 서서히 떠오를 때쯤에야 시내에 도착할 수 있었다.

록키라쿤이 시내에 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눈에 보이는 건물이란 건물은 다 뒤져가며 매길과 다니엘 찾아다녔지만 그 둘의 그림자도 구경하지 못했다.

더 이상의 진전이 없자 그는 지친 몸을 이끌고 아무 생각 없이 터벅터벅 거리를 걸었다.

그때 빵집에서 갓 구운 고소한 빵냄새가 풍겨왔다. 냄새를 맡은 록키라쿤은 문득 자신이 하루종일 굶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배가 고프니 졸음도 쏟아졌다. 

 

‘대니 녀석을 조지기 전에 뭐라도 먹고 어디서 눈이라도 좀 붙여야겠군. 이 상태로 대니와 싸우게 된다면 내가 당할 게 분명하니까.’ 

 

록키라쿤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화려하진 않지만 꽤 괜찮아 보이는 살롱 하나가 눈에 띄었다.

살롱의 입구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숙식 제공, 24시간 영업.」 록키라쿤은 곧장 살롱 안으로 들어갔다.

 

방 하나를 잡은 록키라쿤은 2층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그는 그릇 하나에 음식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허겁지겁 먹으며 생각했다.

‘매길.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는 거야. 내가 널 얼마나 사랑했는데. 그래. 이게 다 대닌지 다니엘인지 하는 카우보이 녀석 때문이 분명해.

그 녀석이 매길을 꼬신 게 분명하다고. 자고 일어난 다음 반드시 그 녀석을 찾아내서 절름발이로 만들어 주고 말겠어.’

 

밥을 다 먹은 록키라쿤은 이쑤시개로 이빨 사이에 낀 고기 조각을 쑤시면서 방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좁은 복도를 걸었다.

그때  갑자기 옆방의 문이 열렸고 록키라쿤은 열린 문에 머리를 부딪혔다. 부딪히면서 이쑤시개가 잇몸을 찔렀고 잇몸에선 피가 흘렀다. 

 

“아..아이고.. 이런.. 머리야..”

“이런 죄송합니다. 어디 다치신 곳은 없으신가요?”

  

문을 열고 나온 젊고 키가 큰 카우보이 청년이 대답했다. 록키라쿤은 이 카우보이를 줘 패고 싶었으나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짧은 욕 몇 마디만 해주곤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때 열린 문으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다니엘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에요?” 

“아무일도 아니에요 릴. 어서 짐이나 싸자구요 자기.” 

“그래요 다니엘. 이제 이 촌구석 같은 시내도 지긋지긋 하다구요. 얼른 들어와서 짐 챙기는 것 좀 도와줘요.”

“그래요 자기.”

 

키가 크고 젊은 카우보이에게 대답하는 목소리는 분명 매길의 목소리였다. 다니엘이니 릴이니 하는 걸 보면 매길이 틀림없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록키라쿤은 허리춤의 권총을 뽑아 들곤 다니엘과 매길이 있는 방의 문을 걷어찼다.

문은 부서져 버렸고 안에선 다니엘과 매길이 키스를 하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본 록키라쿤은 부서진 문 위에서 서서 소리쳤다.

 

“매길!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내가 널 얼마나 사랑했는데! 대니 보이. 넌 뒈졌다!” 

 

록키라쿤은 들고 있던 권총을 다니엘의 다리에 겨누었다. 그리곤 소리쳤다.

 

“네 이놈아! 평생 절름발이로 살게 해주마! 어디 맛 좀 봐라.”

 

록키라쿤이 방아쇠를 당기려는 찰나 다니엘이 재빠르게 허리춤의 권총을 꺼내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은 록키라쿤의 다리를 스쳤고 록키라쿤은 그 자리에 쓰러졌다. 매길은 몹시 놀란 듯했고 다니엘은 놀란 매길을 진정시키곤 짐을 들고 매길과 방을 나왔다.

그리곤 입구에 쓰러져 있는 록키라쿤을 타 넘으며 이야기했다. 

 

“당신이 로키군요. 릴에게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듣던 대로 성격이 괴팍하시네요. 왜 릴이 당신을 떠났는지 알겠습니다.

이제 릴은 제가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답니다. 그럼 이만. 아 참. 제 이름은 대니 보이가 아니라 다니엘입니다.”

 

록키라쿤은 어이가 없어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고 입구에서 멀어지는 다니엘과 매길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사라지고 나서야 총알이 스친 다리의 고통이 몰려왔다. 록키라쿤은 총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온 사람들에게 의사를 불러달라고 소리쳤다.

몇 분 뒤 의사가 왔다. 의사는 술냄새를 잔뜩 풍기며 록키라쿤에게 다가갔고 상처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자네 호적수를 만났구먼. 이렇게 깔끔한 상처는 처음 본다네. 상처가 깊지 않으니 금방 괜찮아질 거야. 딸꾹.”

 

의사가 간 뒤 록키라쿤은 자신의 방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옆으로 몸을 돌렸는데 처음 들어왔을 땐 없었던 성경책 하나가 탁상에 올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성경책을 집었다. 성격책 표지엔 작은 글씨로 기드온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기드온의 성격책을 폈고 몇 줄이라도 읽어보려고 했지만

얼마 안 가 졸음이 몰려왔고 깊은 단잠에 빠져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