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 층계를 내려가, 루시퍼 만의 '식사방'으로 들어갔다. '식사방'은 말그대로 루시퍼가 식사를 할 때 사용하는 방이었다. 이 방은 혹시라도 다른 가문이 [Moonshade]가문의 저택을 방문할 것을 대비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집사가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뒤적거리더니, 식사방의 문을 열었다. 

 식사방 안에는 웬 인간 하나가 식탁 위에 묶여 있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지만 눈빛은 공포와 두려움의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집사와 '요리사'들이 마력으로 인간의 입을 닫아놓은 모양이었다.

 

 "자, 아침식사입니다, 루시퍼 님. 오늘은 좀 싱싱하게 퍼덕거리는 애로 잡아왔습니다. 어떠신지요?"

 

집사가 인조적인 미소를 띠며 루시퍼를 바라보았다. 루시퍼의 눈은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다. 굶주림의 결과였다.

 

 "...고마워, 알프레드. 잘 먹도록 할게."

 

루시퍼가 말했다. 집사는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

 

 루시퍼는 우선, 잠옷의 팔을 걷어붙였다. 늘 하던 대로, 식탁에 묶인 인간을 풀어주었다. '입막음의 저주'도 풀어주었다. 풀어주는 순간, 인간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몸을 떨었다.

 

 "가, 감사합니다...! 어서, 빠져나가야 하는..."

 

 "닥쳐, 너 풀어주려는 거 아니니까."

 

루시퍼는 일어나려는 그 인간을 향해 손가락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인간이 다시 식탁에 쾅 하고 떨어졌다.

 

 "으아아악!"

 

인간이 소리를 지르자, 루시퍼는 다시 한숨을 쉬며, 입막음의 저주를 내렸다.

 

 "내 먹잇감이야. 먹잇감이 너무 날뛰네. 천천히, 고통스럽게 영혼을 먹히는 것을 원하나 보구나?"

 

루시퍼가 웃으며 다가왔다. 그리고, 입막음의 저주를 잠시 풀었다.

 

 "아, 아닙니다! 저, 저는... 영혼을...먹히고 싶지 않, 않습니다!"

 

인간이 더욱 떨며 말했다. 루시퍼는 웃음을 터뜨렸다.

 

 "하, 당돌하기도 해라. 인간 주제에. 영혼이 뭔지 알기는 하나 몰라?"

 

 "영, 영혼이 먹히면... 어떻게 됩, 됩니까?"

 

인간이 두려움에 물었다.

 

 "죽지, 당연히. 자, 넌 좀 재미있는 애니까, 특별히 아주 빠르게 해치워 줄게. 내 호의라고 생각해."

 

루시퍼는 오른팔을 아주 빠르게, 그러나 강력하게 인간의 심장 부근에 찔러넣었다. 인간이 소리도 채 못 지르고 경련을 하듯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루시퍼의 손에 인간의 심장이 쥐어지자, 심장에서 모든 영혼이 루시퍼의 손, 혈관을 통해 루시퍼의 심장으로 이동했다. 

 

 "아, 배부름의 쾌락!"

 

루시퍼가 고개를 들며, 팔을 뺐다. 팔을 넣었던 자리로 피가 솟구쳐 올랐다. 방 안이 피로 물들었다. 인간의 경련이 멈추었다.

 

 "인간은 참 따뜻하단 말이지. 물론, 영혼이 없을 땐 얼음보다 차갑더라고."

 

루시퍼가 중얼거리며, 피로 범벅이 된 오른팔을 손수건으로 닦아냈다.

 

 "루시퍼 아가씨,"

 

문 밖에서 집사의 소리가 들렸다.

 

 "식사 끝나셨습니까?"

 

 "그래,"

루시퍼가 대답했다.

 

 "맛있었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