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사 금융도시. 슬레이어 탑 기념비의 예언을 접한 국왕이 은행 시스템을 개혁하면서 만들어진 신 시가지. 슬레이어 왕국의 수도 서쪽에 위치해있다. 이후 은행에서 병단 신청자들을 금전적으로 지원하게 되면서 국방부 산하 셰라탄 병단모집기관도 이곳에 자리잡게 되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인구조사 체계도 이전보다 훨씬 발전하였다. 그래서 인구조사를 위해 개명은 허하지 않으며, 셰라탄에서도 본명으로 병단을 신청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런 불상사가 발생한다.
 
"아니, 병단 신청서에다가 없는 이름을 써넣으면 어쩌자는 겁니까?"
"죄송합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이게 어찌된 일이냐면, 비트립 단장님이 병단 최소 인원인 4명이 채워지자 병단을 신청하기 위해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운 없게도 단장님이 '산체 루보'가 본명이 아니라는 걸 알지 못하고 그걸 그대로 써넣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지금 병단 전원이 셰라탄으로 와서 해명 중이다.
 
이제와서야 말하지만, 루보의 원래 이름은 '산체 레보'이다. 그러나 루보는 그 이름이 예쁘지 않다며 자신을 '루보'라고 불러달라 하고 다닌다. 그래서 나랑 코스타는 원래 이름인 산체 대신 루보라고 불러주고 있다. 루보가 단장님께도 자신을 '산체 루보'라고 칭했기에 단장님도 루보라고 불러주고 있는 중이었다.
 
결국 산체 루보라는 이름을 지우고 본명인 '산체 레보'를 다시 써넣으며 소동이 마무리되었다. 덕분에 루보의 기분은 지금 저기압이다. 우리들은 앞으로도 계속 루보라고 불러주겠다고 위로해주고 있다.
 
*
 
"모처럼 병단도 신청했고 위에서 돈도 나왔으니, 여기서 검이라도 몇 개 사자!"
셰라탄에서 나오자마자 단장님이 바로 앞에 있는 무기시장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마침 우리 셋 다 새로운 검을 원했기에 당연히 승낙했다. 옆에 '검 구입 시 크림빵 무료 쿠폰 증정'이라는 안내판이 있긴 한데 상관 있으려나.
 
그러고 보니까 나한테 검이라고는 플라즈마 커터밖에 없다. 비트립 단장님이 겨우 수리해주셨긴 한데, 내가 검을 꺼낼 때마다 칼집을 자꾸 잘라먹어서 전혀 실용적으로 쓸 수가 없다. 그래서 전원 버튼을 항상 꺼두고 버튼을 칼집 안에 봉인해두고 있다.
 
 
시장에 들어가고 몇 분 뒤, 루보와 코스타가 새로운 검을 골랐다. 두 검 모두 대충 봐도 좋아보였다. 루보와 코스타 둘 다 새로운 검을 얻어 신난 것 같다.
 
"루티온, 빨리 골라봐!"
나는 주위를 훑어보고 눈에 딱 띄는 거 하나를 집어들었다.
"이거요! 이걸로 할래요! 이게 좋아보여요! 디자인도 멋지고!"
"진짜? 그거면 괜찮겠어?"
비트립 단장님이 약간 걱정하듯이 물어봤다. 나는 뭔지도 모르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 알고보니까 루보와 코스타의 검보다 질이 떨어지는 거였다. 어쩐지 값이 더 싸더라.
 
그 점은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는 심정으로 새로 산 검을 손으로 쉽게 꺼낼 수 있는 위치에 고정시켰다. 플라즈마 커터는 부무기의 위치로 옮겨놨다.
 
이제 3명 모두 검을 다 샀고 무료 쿠폰도 받았겠다, 이제 비트립 단장님이 본심을 드러날 때가 됐다.
"메이사 중앙광장에 크림빵 맛있게 하는 가게가 있거든? 아까 무료 쿠폰도 몇 개 받았으니까 거기로 한 번 가보자! 응?"
역시 크림빵 마니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