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보는, 수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나와 당신은 사랑을 맹세했다. 비록 그것이 사랑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나는 당신을 사랑했던것 같다.

 

 

 

 

 

 

하루라는 이름의 기계가 쉼없이 돌아간다. 나는 초침이고 당신은 분침.

 

1분마다 한번씩 얼굴을 마주보고 볼때마다 사랑에 빠지는 느낌.

 

시간이 영원하듯 우리의 사랑도 영원할거란 믿었다.

 

그 믿음에 빠른 발걸음이 전혀 지치지 않았다.

 

당신과 만남에 이별이 오지 않기를 빌었고 당신과 함께하며 헤어짐이란 단어가 사라졌으면 했다.

 

 

그 믿음이 너무 깊었던 탓일까 아니면 영원이 존재할거라 믿었던 탓일까

 

 

은빛 광채가 찬란하게 빛나던 우리의 사랑도 녹슨 쇠마냥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그 사랑의 나사가 너무 깊게 조여있었기에 녹슨 나사가 좀처럼 빠지질 않는다.

 

서로가 아프고 서로가 신음하며 우리는 돌아갈 수 없는 관계를 이어나간다.

 

결코 돌아갈 수 없는 당신과 내가 오늘도 이리 돌아간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관계가 끝을 향해 달려간다.

 

당신과 겹쳤던 나의 몸이 당신의 몸의 상처를 입힌다.

 

 

서서히 우리의 세상이 무너져 간다.

 

쉴 새 없이 돌았던 발이 점점 무너져 간다.

 

삐걱거리던 우리가 서서히 멈춰간다, 아니 죽어간다.

 

 

우리는 서로 사랑했던 것일까?

 

 

아님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끝이 보이지 않는 인생에 위안을 얻고 싶었던 것일까.

 

 

무엇이 진실일까?

 

 

그것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게 됬다.

 

 

나는 초침, 당신은 분침. 얼마 남지 않는 삶을 무한한 시간을 위해 일한다.

 

 

이 세계는 시계 당신과 나는 주인공.

 

 

우리의 사랑이 끝나도 우리의 삶이 끝나도 이 세계는 하릴없이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