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또 기록을 경신했다.

오늘로 벌써 40건째.

아르바이트를 거절당한 횟수이다.

... 이제는 곤란하다.

 

 

나 토시아키는 23세. 프리터 지망생 백수.

어느 날 갑자기 아르바이트하던 곳이 파산했기 때문에 길을 잃어버린 셈이다.

그렇다고 결코 일할 의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 버블이 터져 불경기가 한창인 지금의 일본은 취직은 고사하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기조차 어렵다.

나는 슬슬 바닥나기 시작한 잔고를 떠올리며 머리를 싸매고 집으로 향한다.

편의점 도시락 봉투가 유난히 무겁게 느껴진다.

 

하아 ... 500엔이 넘는 가격의 편의점 도시락도 오늘부로 마지막일까.

 

어두운 생각을 하면서 귀로를 서두른다.

그럴 때 문득 편의점 옆에서 실장석과 눈이 마주쳤다.

 

"데 ..."

 

"..."

 

"테츄 ...?"

 

이런 곳에서 운을 써버리니까, 나는 중요할 때 안 되는 걸까나.

편의점 옆 쓰레기통의 그늘에 서 있는 실장석은 양손으로 아이를 안고 있었다.

어떻게 봐도, 탁아의 자세.

최근 이 부근에서 쓸데없이 많아진 실장석의 탁아 피해를 생각나게 한다.

들실장은 환절기에 자신의 아이를 키울 수 없게 되면 인간의 짐 속에 아이를 던져 키우게 하려는 듯하다.

하아 ... 넣기 전에 알아채서 다행이다, 정말로.

그리고, 너희들 ... 내가 실장석을 좋아하는 놈이어서 정말 행운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쯤 바닥의 얼룩이 됐을 거라구.

 

"야"

 

"뎃?!"

 

"나에게 탁아해도 못 키워, 우리 아파트는 애완동물 금지니까"

 

"테 ..."

 

"데데 ... 데데 ......!"

 

"다른 놈에게 탁아하는 것도 집어치워, 그대로 죽을 뿐이다. 참고 함께 겨울을 나려고 노력하는 게 좋을 걸? "

 

"뎃?! 데뎃! 데뎃!"

"테츄?! 텟, 텟, 테-엣!"

 

왠지 모르지만 감사하게도 충고해준 나를 향해 실장석들은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했다.

60cm 정도의 성체 실장과 10cm 정도의 자실장.

모두 심하게 더러워진 머리카락과 옷을 하고 있고 얼굴도 더럽다.

마치 진흙탕에서 헤엄치다 온 것만 같다.

이런 놈들은 어차피 그 어떤 애호파라도 거절할 거란 말야.

 

"그러면 - 뭐, 몸조심들 해"

 

"데슷! 데슷! 뎃!"

"테츄웃! 테츄웃! 테츄웃!"

 

탁아하는 실장석들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렇게나 시끄러운가?

놈들은 부리나케 걸어가는 나에게 매달리려는 듯 큰소리를 지르고 뒤를 따라왔다.

 

"이봐! 용서하라고! 키울 수도 없고 키울 생각도 없..!"

 

"뎃! 뎃! 데에에에에쯔 !!!"

"테에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엥!"

 

점차 뜀걸음을 하는 나. 그리고 점점 거리가 벌어지는 두 마리.

왜지? 왜 내가 쫓겨야 되는 거야?

 

 

"뎃, 데슷 ......"

"테에에 ......"

 

 

 

 

 

 

5분 정도 달렸다고 느꼈을까, 과연 그 두 마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 ~ 급했다, 도대체 뭐야?

어쨌든, 빨리 돌아가서 밥을 먹어야지, 그래.

 

나는 곧 생각을 전환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을 서둘렀다.

그리고 5분이 더 지나고 나니 실장석의 일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엄청나게 낡아빠졌다.

목조 2층 건물로 각 방의 입구가 안쪽으로 나 있는 구조.

듣기로는, 뭐든지 쇼와 30년인지 40년대 (1950~60년대) 에 지어진 것 같다.

복도와 계단은 삐걱 삐걱 소리나고, 욕실과 화장실은 좁은데다가 공용이며, 외풍이 들어와서 겨울은 춥고 변변치 못하다.

단, 관리인 할아버지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과 집세가 저렴한 것, 그리고 나 이외 거주자가 없다는 장점도 있고, 실제로 그렇게 싫은 점은 없다.

무엇보다, 향후에는 그런 곳에서조차 살기 어려워지는 거지 ... 하아.

 

움직일 때마다 얇은 유리가 가샤가샤 울리는 현관 문을 빠져나가, 나는 이층의 가장 안쪽에 있는 내 방 201호실을 향했다.

 

 

 

 

 

- 그리고, 몇 시간 후.

 

저녁 식사를 사러 가려고 현관을 나오는데 뭔가 들렸다.

아파트 마당 쪽이다.

나는 얼굴을 내밀어 내다보았다.

 

그것이 좋지 않았다.

 

"뎃! 뎃 !!"

"테찌이이잇! 테찌이이잇!"

 

"게겍?!"

 

거기에는 아까의 실장석 친자가 있었다.

편의점에서 만나 쫓아온 진흙으로 얼룩진 두 마리.

이 녀석들, 그때부터 내 아파트를 찾아왔다고?!

이 무슨 집념! 이 무슨 추적 능력!

나는, 녀석들에게 기가 막힘과 동시에 희미한 감동도 느꼈다.

 

"그,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너희를 키울 수 없다"

 

"데엣, 데스-읏"

 

끄덕끄덕.

어라? 모친이 수긍하고 있다.

이것의 의미는 알고 있다는 것?

 

"설마, 내 말을 알아들은 거냐?"

 

"데슷!"

 

끄덕끄덕.

어? 정말로?

그럼 이 녀석들, 아는데 온 거냐?

그렇다면 꽤나 뻔뻔한 놈들이구나.

우선 '오마에의 사정따위 알 바 아닌 데스. 괜찮으니 와타시들을 키우는 데스. 최상급의 스테이크와 특상 초밥과 별사탕을 잔뜩 가져오는 데스 "라고 말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선수를 쳐 '별사탕도 스테이크도 스시도 아카후쿠(팥떡)도 하나마루 햄버그도 없다고 "라고 말해주었다.

 

 

 

 

그런데 ...

 

도리도리.

친실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래도 요구사항은 그런 게 아닌 듯하다.

자실장은 말없이 모친과 나를 번갈아 보고 있다.

이윽고 ...

 

"뎃, 뎃, 뎃슷!"

 

나를 가리키며 뭔가를 제안하기 시작했다.

 

"뎃, 뎃, 데-슷 ♪ 뎃, 뎃, 데-슷 ♪"

 

자실장을 내리고 갑자기 춤추는 친실장.

양손을 올려 좌우로 흔들면서 스텝을 밟고 온몸을 흔든다.

그리고 휙 돌아서 톡 앉는다.

 

그 움직임을 나는 본 적이 있다.

 

물론 이것은 옛날에 TV에서 하던 자실장용 춤이다!

왜 이것을 들의, 게다가 성체 녀석이 알고 ......

 

 

- 어라, 설마?!

 

 

"뎃, 뎃, 데-슷 ♪ 뎃, 뎃, 데-슷 ♪"

 

친실장이 내 바지자락을 잡는다.

마치 '함께 춤추자"라고 권하는 것 같다.

그래, 나는 과거에 이런 식으로 한 실장석에게 몇번이나 춤을 권유받은 바 있다.

그것은 ... 내가 아직 집에 있던 시절의 이야기다.

 

나는 친실장의 앞치마 가장자리에 주목한다.

진흙 얼룩에 덮여 있었지만, 손가락으로 긁어서 떨어뜨리다 보니, 낯익은 것이 보인다.

 

"Maru"라고 적힌, 비뚤어진 빨간 자수.

이것은 내 어머니가 놓은 것이다.

 

 

"마루...?"

 

"뎃슷!"

"텟츄웃!"

 

정답! 이라는 듯 친실장이 크게 점프한다.

거기에 반응하여 자실장도 톡톡 뛴다.

그리고 나는 ... 멍하니 두 마리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마루야? 정말? 정말로?!"

 

"데-슷 ♪ 뎃슷"

 

꾸벅.

조용히 인사하고 만세와 함께 미소를 보인다.

그래, 틀림없다.

이것은 매일 아침 마루가 우리 가족에게 했던 인사.

그리고 내가 가르친 것이기도하다.

녀석이 아직 어렸을 적에 ...

 

"설마 아직 살아 있었다니 ... 마루!"

 

"데-슷!"

 

겨우 알아주다니, 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표정을 향한다.

2년만의 재회.

나는 과거에 집에서 키우던 사육실장 마루와 다시 만났다.

그리고 이 녀석은 자신을 버린 차가운 가족인 나를 계속 기억해주었다.

 

마루가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갑자기 가슴이 뜨거워졌다.

 

"데, 데-..."

 

"기다려라 마루'

 

"데?"

 

"나 이제 실장 링갈이 없어, 사갖고 온다!"

 

"데자?!"

 

"여기에 있어줘! 곧 돌아올테니까!"

 

"데-슷 !!"

"테칫!"

 

역전의 현금 인출기는 아직 사용 가능한 시간일 것이다.

예금 잔고의 돈이라면, 어떻게든 실장 링갈을 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나는 무의식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온힘을 다해.

그것을 사버리면 내일부터 큰일난다고 알고는 있었지만.

 

 

한 시간이나 지나버렸지만, 마루와 그 아이는 똑바로 마당에서 기다려주었다.

 

"사왔다 - ♪ 지금, 스위치 넣는다"

 

"뎃데 ..."

 

"괜찮아, 너와 다시 만났는데 이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아"

 

"데에 ... (하지만 토시아키 씨 ...)"

 

"우와! 된다 된다 ♪"

 

거금을 털어 구입한, 최신식 음성 변환형 링갈이다.

이것으로 말을 목소리로 변환한다.

좀 허접한 합성 음성을 내는 타입이지만, 제대로 통역하는 것을 확인한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마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웠던 데스, 토시아키 씨. 아주 건강하셔서 다행인 데스 "

 

"지금까지 어떻게 지냈어? 힘들었겠네"

 

"예 데스. 매우 힘들었던 데스 "

 

"아, 우리가 할 말이 아니지, 의리없게, 미안해"

 

"어쩔 수 없는 데스. 그리고 옛날인인 데스 "

 

우리 가족이 마루를 버린 이유.

결코 녀석에 대한 애정이 식었기 때문은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재작년이었다.

아버지가 경영하던 하청 회사가 모회사 도산의 여파를 맞아 무너져버렸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길거리에 나앉고 우여곡절 끝에 부채의 일부를 그대로 각자 맡아서 생활하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 흔히 말하는 일가 이산 · 야반 도주 감행이라는 것.

 

당시 나는 대학을 그만두고 초등학생 시절부터 조금씩 모았던 저축과 아버지의 이별금에만 의존해 지금까지 살아왔다.

아버지와 어머니, 형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는 왠지 멀리 갈 생각이 없어서 이웃 마을의 낡은 아파트에 눌러앉았다.

등잔 밑을 노린 것은 아니었지만, 멀리 도망치나 근처에서 들키지 않으나 똑같은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루는 이산 전날 우리들 일가에게서 버려졌다.

물론 그 전에 버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차분히 설명했다.

현명한 마루는 자세한 사정은 몰라도 그것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리고 슬픈 ... 매우 슬픈 이별을 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외부에서 산 적이 없는 마루가 들실장으로 살아남을 확률은 아주 적다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나도 마루는 오래전에 죽었다고 믿었다.

 

하지만, 마루는 잘 살고 있었다.

그리고 우연이라고는해도 나를 만났다.

 

처음 집에 왔을 때부터 가장 먼저 돌보던 나와.

나는 즉시 마루를 알아채지 못한 자신을 비난했다. 그러나 마루는 고개를 저어 물리쳤다.

 

"와타시가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이전에 토시아키 씨가 가르쳐주었던 지혜 덕분인 데스.

오히려 감사하고 있는 데스"

"테츄 ♪ 닝겐상이 마마의 마마였던 사람인 테츄? "

 

"이 아이는?"

 

"와타시의 자랑인 자 데스. 아직 갓난 아기인 데스 "

"테츄 ♪ 닝겐 마마 잘 부탁드리는 테츄 ♪"

 

"오, 갓난녀석이 인사할 수 있다니 대단하군. 잘 부탁해"

 

닝겐 마마인지 이상한 이름이 붙었다.

무심코 쓴웃음짓지만 현실을 알아차렸다.

... 잘해서 어쩌자는 거지?

 

아무 생각없이 링갈을 사버렸지만, 나는 여기에서 마루들을 기를 수 없어.

그 일을 다시 돌아보았다.

 

"아, 있잖아, 마루, 다시 만난 건 매우 기쁘지만, 그 ..."

 

"알고 있는 데스. 단지 ... "

 

그렇게 말하면서, 자실장 쪽을 본다.

그러고보니 마루는 아까 자랑하던 새끼를 탁아하려고 했다.

그만큼 절박한 삶일까.

자신보다 먼저 아이를 살리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다.

현명한 마루다. 분명 탁아해도 제대로 살 가능성은 한없이 낮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탁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면.

 

"그렇게 힘드냐, 사는 게?"

 

「네 데스. 요즘 너무 추워지고, 이 자도 몇번 얼어죽을 뻔한 데스. 와타시도 벌써 이틀째 밥을 먹지 못한 데스. 공원의 먹이다툼도 거세져서 매일 많은 동료가 죽어가는 데스 ..."

"테츄 ..."

 

"겨울의 비축도 없다는 ... 거겠네"

 

"그런 데스. 그러니 적어도 이 자만이라도 ... "

 

마루의 필사적인 눈빛을 받고, 나는 숙고한다.

아는 사람도 적은 지금의 나에게, 들실장의 새끼를 지금 시기에 키워달라고 부탁할 수 있을까.

그런 부탁을 들어줄 것 같은 사람은 지인 중에는 전무하다.

충분히 고민한 결과, 나는 무거운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역시, 안 되는 데스"

 

"미안해, 도움이 못 돼서"

 

"테 ... 테에에에 ... 이대로라면 마마가 죽는 테츄 "

 

"우우, 그렇게 말하니 괴롭구나"

 

자신보다 모친의 몸을 걱정하는 데서 마루의 새끼구나라고 느낀다.

이렇게 현명한 가족인데, 어떻게든 해주고 싶다 ...라고 생각하고 골똘히 생각하다 문득 어떤 것이 생각났다.

 

"저기, 키우는 건 할 수 없지만, 생활 원조라면 해줄 수 있을지도 몰라"

 

"데? 정말인 데스? "

 

"응. 조금 정도라면 음식과 따뜻한 물건을 나눠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너희들의 집은 여기서 멀어? "

 

"그리 멀지 않은 데스. 아마 십분 정도 걸으면 도착하는 데스 "

 

마루의 체격으로 충분하다고 하면 공원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꽤 가까운 곳이다.

이 도시의 공원은 숲에 인접해 있어서인지 들실장이 꽤 많이 정착하고 있고, 그만큼 여러가지로 위험이 많다.

마루는 굳이 그곳을 피하고 안전지대를 독자적으로 발견한 것일까.

나는, 마루에게 안내를 부탁해 거처를 가르쳐달라고 했다.

 

 

마루가 사는 곳은 내 아파트 근처에 있는 폐가였다.

아니, 사실은 집도 아니었던 곳을 토지의 관리자가 목재 등의 자재 창고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지만, 그 구석에 영리하게 위장한 둥지를 만들었다.

수년간 방치되어 있는 듯한 오래된 나무 아래 공간을 확보하고, 녹슨 드럼통을 방패삼아 숨기고 있는 좀처럼 보기 드문 위장 방식이다.

나무에 파란색 비닐을 걸쳐놔서 비바람에도 버틸 수 있게 되어 있다.

과연 마루, 이별할 때 내가 가르쳐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비바람을 버틸 수 있는 곳을 찾아 둥지로 삼으면, 집이 파괴될 염려는 없다」라는 것을, 제대로 지켰다.

이것이라면 인간과 동족에게 발견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 치더라도, 설마 이런 근처에 살고 있었다니 ....

 

나는 위치를 확인하자 마루들에게 말하고 일단 집으로 돌아와서 다양한 물건을 가방에 집어담았다.

사두었던 스낵, 사용하지 않는 얻은 수건, 포켓 티슈, 비닐 봉투, 신문지 다발, 남은 사탕, 페트병에 담은 수돗물 ...

가난한 생활이어서 이런 것밖에 준비하지 못했지만, 어떻게든 될지도.

나는 물자를 가지고 마루들의 집에 돌아가 그것들을 모두 주었다.

 

"이, 이렇게 많이 받아도, 괜찮은 데스? "

"와-아! 가득인 테츄 ♪ 밥도 있는 테츄 ♪ "

 

"없어지면 또 얘기해. 어떻게든 해볼테니까"

 

"데 ...하지만 왠지 폐인 데스? "

 

"다른 실장석이라면 몰라도, 마루와 그 아이라면, 이 정도는 싼 편이야, 걱정마라 "

 

"아, 감사한 데스! 토시아키 씨! "

 

"키워줄 수 없으니, 이런 식으로 어떻게든 할테니. 다시 잘 부탁해!"

 

"하이 데스! "

"닝겐마마 고마운 테츄 ♪ 와타치 닝겐마마도 좋은 테츄! "

 

"오우, 고마워"

 

재빨리, 자실장에게 사탕을 주고 마루에게는 스낵 과자를 준다.

나중에 보존식으로 쓸 실장푸드를 사주기로 약속하고, 나는 방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발길을 돌리는데 마루가 말을 걸었다.

 

"토시아키 씨, 파파상과 마마상, 오니상은? "

 

"그때부터 전혀 연락이 없어. 지금 어디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런 데스? 토시아키 씨를 만나니까, 다른 분들도 만나고 싶어진 데스 "

 

"응, 나도 ..."

 

다시 생각하면, 우리들은 매우 사이좋은 가족이었다.

나름대로 반항기도 있었지만, 나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형도 좋아했다.

결코 부유한 생활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따뜻한 가정이라는 자각이 있었고, 무엇보다 행복했다.

물론 마루도 가족의 일원으로 섞여들었다.

그때는 이 행복이 계속 지속될 것으로 믿었는데.

무엇 때문에 망쳤을까.

 

나는 일단 마루들의 몸에 달라붙은 먼지를 최대한 세심히 닦아 떨어주고 나중에 씻어주기로 약속했다.

그렇게 깔끔해질 수는 없었지만, 진흙 얼룩이 조금 떨어져서 둘다 꽤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너무 여유부릴 수는 없는데. 슬슬 돌아가야지.

 

 

"또 올게. 잘자"

 

"안녕히 주무시는 데스, 토시아키 씨"

"닝겐마마 -! 감사한 테츄 ♪ "

 

아무래도 자실장이 완전히 따르게 된 것같다.

밤의 장막이 내리기 시작했을 무렵, 나는 겨우 집에 돌아왔다.

 

 

아.

저녁 사러가는 걸, 완전히 잊고 있었다.

 

 

 

 

    ※ ※ ※

 

 

 

뜻밖의 재회.

옛날에 버린 애완 동물과 다시 만나는 건 좀처럼 없는 일이 아닐까?

게다가 서로 과거와는 다른 곳에서.

이런 멋진 우연은 없어.

 

 

나는 다음날도 급히 마루의 집을 찾았다.

이번에는 실장석의 클래식 아이템 별사탕도 있다.

둥지를 들여다보니 자실장만 자고 있었다.

 

 

"테츄 ~? 닝겐마마? "

 

"안녕. 마마는 어딨지?"

 

"안녕한 테츄. 마마는 밥을 찾으러 간 테츄 "

 

정중하게 인사하는 자실장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나는 마루를 생각한다.

솔직하게 아파트에 오면 좋을텐데.

마루에게는 어제 아파트 마당에 와서 부르면 바로 나가겠다고 말해뒀는데.

낡은 아파트라 2층에서도 들을 수 있는데.

혹은 갑자기 나에게 의지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정말 고지식한 놈이다.

 

 

어쩔 수 없어서, 나는 잠시 자실장과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죽이기로 했다.

 

자실장에 따르면, 마루는 우리 가족과의 추억을 이전부터 자주 말했던 것 같다.

그 내용의 대부분은 기억이 끊어진 것 같지만, 어쨌든 자실장은 "마마를 키워준 닝겐 마마가 따로 있다'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나라고 이해했다.

그래서 자실장에게 나는 분명히 처음부터 특별한 존재로 생각된 것이다.

그다지 나쁠 것은 없는 이야기다.

 

"닝겐 마마는 좋은 닝겐상인 테츄. 이야기를 듣다가, 와타찌도 만나고 싶어진 테츄 "

 

"그거 영광이구나. 그렇지만, 길러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된 테츄. 닝겐 마마와 만나서 그것으로 좋은 테츄. 마마는 사치를 말하면 안 된다고 가르친 테츄 "

 

괜찮은 훈육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정도 자실장이라면, 지금은 제멋대로 먼저 자신의 욕망을 주장할 시기인데도.

마루 때는 굉장히 손이 많이 갔지만, 그 녀석은 자신이 받은 징계를 이 새끼에게도 제대로 실시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 후에도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며 새로이 깨닳았다.

이 자실장은 현명하다면 현명하지만, 결코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내 말의 의미도 잘 이해하지 못했고, 훈육의 의미도 절반은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징계를 받고 문제점을 고치면 마마가 기뻐한다.

그때 마마의 웃는 얼굴을 보면 행복한 기분이 들기 때문에, 이를 위해 노력하고 기억한다고 한다.

이해가 따르지 않는 점은 다소 걸리지만, 매우 긍정적인 태도임은 틀림없다.

실장석으로선 드물게 태생적으로 노력의 필요성을 알고 있는 걸까.

 

 

"사실 마마는 닝겐 마마도 만나고 싶어한 테츄"

 

갑자기 아무 맥락도 없이 자실장이 화제를 전환했다.

 

"그런가?"

 

"하이 테츄. 언제 닝겐 마마를 만나도 괜찮도록, 와타찌는 사육실장으로 부끄럽지 않게 배우고 있는 테츄 "

 

그러면서, 쓸쓸히 고개를 숙인다.

그런가 ... 그런 목적 의식을 가지고 있었구나.

모처럼 노력해서 만났는데, 갑자기 기를 수 없다고 들어버렸다.

그럼, 이 녀석의 노력도 헛되게 만든 것이고 ...

 

- 으음 ...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

 

"닝겐 마마, 이제 계속 와타찌들을 키워주지 못하는 테츄? "

 

"음, 미안하지만 여기에 살고 있는 동안은. 이사할 수 있으면 또 다를 수도 있지만 ..."

 

거기까지 말하고, 문득 깨달았다.

그래, 딱히 현상에 만족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어떻게든 일자리를 찾고 돈을 모아 애완 동물을 기를 수 있는 곳으로 이사가면 되는 거야.

그것 뿐이다.

이 불경기에 일을 쉽게 찾을 수 없고, 거절 기록을 연거푸 갱신 중이지만 목표가 있으면 꺾이지 않는다.

그래,이 녀석들의 존재를 연료로 다시 열심히 해볼까.

 

"좋아, 그럼 내가 열심히 해서 너희들을 기를 수 있도록 할게"

 

"테츄?! 저, 정말인 테츄? "

 

"물론, 하지만 당장은 무리다. 아마 네가 어른이 될 무렵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때까지 참아줄래? "

 

"와타찌가 마마가 될 정도인 테츄? "

 

"음 ... 그래.하지만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할게. 그러니까 너도 힘내서 그때까지 마마에게 여러가지를 배우는 거다 "

 

"하이 테츄! 와타찌도 닝겐 마마와 약속하는 테츄! "

 

"좋아, 착한 아이구나!"

 

손가락 걸기를 대신해 내 새끼손가락과 자실장의 오른손이 맞닿는다.

자, 그렇게 정해졌으니 넋놓고 있을 수 없군.

당장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이 자실장이 커지는 것은 아마도 한달에서 석 달 후 정도일까.

만일 지금 당장 일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그 짧은 시간에 이사 비용과 신규 계약금을 마련하는 것은 어렵다.

사실 어딘가에서 빌리고 싶지만, 그것은 모처럼 노력하기로 한 의미가 없고, 무엇보다 뒷일이 무섭다.

어쨌든 조금이라도 빨리 돈을 저축해야 한다.

일의 종류를 고르고 있을 수는 없군.

 

 

나는 마루가 돌아올 때까지 자실장과 놀아주기로 했다.

장난감이 없어서 몸을 이용한 운동이지만, 자실장은 불만없이 즐긴다.

 

곧 자실장이 비틀거리며 피곤해하기 시작했을 무렵, 마루가 돌아온다.

자실장과 놀고 있는 내 모습에 안심한 것 같다.

놀면서 완전히 배를 비운 자실장을 마루에게 돌려주고, 나는 별사탕 봉투를 건넨다.

마루는 반갑게 답례를 말하고 자실장은 톡톡 뛰어오르면서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나는 잠시 마루와도 이야기를 나눈 후, 조속히 행동에 착수하기 위해 돌아가기로 했다.

 

"다시 올게. 아, 밤에는 실장푸드도 사다줄게"

 

"감사한 데스. 매우 도움되는 데스 "

"닝겐 마마 - ♪ 나중에 또 놀아주시는 테츄 ~! "

 

"아, 그런데 아까 약속은 잘 기억해둬"

 

"테츄! "

 

자실장은 쫑긋 몸을 펴 경례를 해보인다.

이것은 아까의 놀이 중에 내가 변덕을 부려 가르친 것이다.

본인은 매우 마음에 든 것 같고, 이로써 수십 번 반복하고 있다.

이상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는 마루에게 경례의 의미를 설명하려고 하는 자실장.

 

그런 모습에 웃으면서, 나는 아파트로 돌아왔다.

 

 

 

 

     ※ ※ ※

 

 

 

얼마 후, 나는 충실한 나날을 보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마루들의 모습을 엿보러 간다.

처음에 마루는 사양하며 스스로 식량을 찾으러 다녔지만, 곧 추위가 심해져 새벽에 식량 조달이 어려워져서 솔직히 말하고 나에게 원조를 받게 되었다.

말마따나 이쪽도 가난해서 전달할 것은 겨우 식빵 귀퉁이나 어묵, 싼 스낵과자나 저가 실장푸드따위 정도지만.

음식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더 이상의 제공은 어려웠다.

그만큼 방한용품은 최대한 제공해주기로 했다.

못입게 된 너덜너덜한 트레이너를 터 안에 솜과 헝겊을 넣고 꿰맸다.

간이 이불과 자실장이 쏙 들어갈 침낭 같은 것, 또한 마루가 입을 만한 작은 머플러 (처럼 사용할 수 있는 공짜 헝겊 조각) 등을 주었다.

한번 손난로를 줘보았지만, 마루가 화상을 입을까봐 그만뒀다.

또한 추위가 심한 밤에는 취침 전에 따뜻한 코코아와 우유를 타서 마시게 했다.

적당한 할인점에서 손에 넣은 조금 고물인 포트를 사용하여 두 실장을 목욕시킨 적도 있다.

작은 노천탕에 들어간 기분인지 두 실장은 매우 기뻐했다.

게다가 자실장은 목욕은 첫 경험이어서, 엄청나게 환희에 찬 듯했다.

 

역시 매일 그런 것을 제공할 수는 없고 상당히 가끔 있는 일이었지만, 마루와 자실장은 불평 하나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마루는 몰라도, 나이상 제멋대로이기 마련인 자실장까지 그런 태도여서 어느 정도 불만을 각오했던 나로서는 상당히 의외였다.

나중에 물어보니, 내가 보지 않는 곳에서 마루가 상당히 설교를 하고 있던 것 같다.

과연, 역시 훈육의 산물이었는가?

과거에 새끼를 독립시킨 적도 있다는 마루의 수완이라는 것일까.

 

 

그러나 마루에게 제공하는 물품이 뭐든지 좋은 건 아니었다.

이 근처에는 공원이나 건물의 그늘, 폐가나 공터에 자리잡은 들실장들이 꽤 있다.

물론 그녀석들도 이 추위에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이다.

그런 녀석들에게 발견되어 다른 곳보다 풍족하게 산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건 재미없다.

그래서 나도, 보존식용 실장 푸드 외에는 가급적 바로 먹어치울 정도의 것만을 추리고, 또 눈에 잘 띄는 것은 주지 않도록 노력했다.

헝겊을 가공한 방한용품을 준 것은 그런 의미도 있다.

만약 사육실장을 위한 확실한 제품을 제공한다면, 그것이 발견될 경우 그들의 입장이 단번에 위험에 노출된다.

질투에 미친 들실장들로부터 학대를 당해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몇번이나 들락거리는 곳도 눈치채져서는 안 된다.

따라서 나는 가능한 한 마루들의 둥지에 직접 가지 않고 거기에서 조금 떨어진 버려진 집 옆에 앉아 마루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제공하는 물품도 일부 식료품을 제외하고는 일부러 조금 떨어진 곳에 두고 자신들이 회수하게 했다.

현명한 마루는 거기에 더해 저녁의 식량 조달은 최대한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자신들의 대우를 들키지 않도록 했다.

다행히 추위가 심해져서 낮에 돌아다니는 실장석의 모습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마루도 거의 얼굴을 보이지 않게 된다.

그래도 최대한 조심하며 나는 마루들과 시간을 보냈다.

 

 

한편, 구직은 여전히 난항 속이었다.

아주 가끔 일용직으로 일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거의 일상 생활비와 마루들의 간식으로 사라지고 그러다 정보지나 이력서를 살 돈이나 면접에 가는 교통비조차 부족해진다.

일용직 일이라도 매일 할 수 있으면 좋지만, 여러가지 트집을 잡혀 이틀이라도 계속 일하면 좋을 정도.

야간 막일 등으로 좀 비싼 일당을 받아도 겨우 일주일 정도밖에 못 사는 것이다.

전화는 이미 끊어 놨지만, 이 상태면 생명선도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모처럼 목표를 정했는데, 나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린다.

부득이하게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기피하던 직종도 선택 후보에 추가하기로 했다.

그런 걸 가릴 입장이 아니다, 잘 생각해 보면.

 

접객업 ... 인가.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역 앞에 새로 생긴 애완 동물 가게였다.

여기는 실장석 관련 업무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선은 여기에 손을 들어보도록 하자.

전화 카드의 잔액이 아직 간당간당히 남아있는 것을 확인한다.

나는 가게 이름과 연락처를 메모하고 정보지를 선반에 놓은 뒤 편의점을 나왔다.

 

점원이 싫은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지만, 나는 그 앞을 통과해서 진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