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어: 아카르트, 봄, 새, 나비, 제천, 리만가설, 유상, 무상, 문재인, 데스노트

걍 대충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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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하신 아카르트여 영원한 빛으로 날 보호하소서"

어떤 한 미친 남자가 알몸의 형상을 한 채 머리를 땅에 박은 기괴한 자세로 외쳤다. 그 모습은 보기만 해도 역겨워 작년에 먹은 치킨이 위로 솟구쳐 올라올 것 같았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향해 손을 뻗었다. 스마트폰의 전원을 켜서 겨우겨우 111을 호출했다.


"네, 국정원입니다. 무엇을 제보하시겠습니까?"

"여, 여기 미, 미친 놈이 아카르트니 보호니 뭐니 하면서 혐오스럽게... 우웩"

"아카르트요? 알겠습니다. 당장 출동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국정원 요원들이 제천에 있는 우리 집으로 출동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보호장구를 풀장착하고 완전무장을 했다.

요원들이 우리집 문을 부수고 들어와 나비처럼 날아 새처럼 총을 쐈다. 어지간히 큰 일인가 싶었다.


그런데 아카르트를 소환하던 그 미친 남자의 위로 갑자기 엄청난 빛이 비춰졌다. 그 후광은 너무 세서 감히 두 눈으로 볼 수 없었다. 모든 국정원 요원들이 그 빛을 보고 눈이 멎어버렸다.

"아악!"

그 미친 남자는 이상했다. 씨발 ㅈ같았다. 못생긴 알몸을 세상에 다 드러내며 뜻모를 주문을 외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미친 남자가 말했다.

"「무상(無象)」"


의미모를 대사와 함께 미친 남자가 사라졌다. 갑자기 라이트노벨에나 나올 씹덕스러운 말투로 씹덕스러운 괄호가 씌인 씹덕스러운 대사를 해 순간적으로 토가 나올 것 같았다. 그러나 다음 대사를 하는 순간 나는 여기서 빨리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상(有象)」"


그 순간 형체가 갑자기 여럿 나타나더니 국정원 요원들을 향해 난타하기 시작했다. 흉측한 나체가 하나만 있어도 역겨운 판에 분신술을 써 여럿으로 복제되니 차라리 눈이 뽑혀버리는 게 백번은 나을 것 같았다.


국정원 요원들이 피를 흘리며 한 명 한 명 쓰러졌다. 한 국정원 요원이 다급하게 무전기를 들었다.

"지원바람, 지원바람. 아카르트가 현신했다."

무전기 너머로 소리가 들려왔다.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알겠슙니돠. 당장 야가미 라이토와 아마네 미사를 보내겠슙니다. 훠훠"

그리고 국정원 요원이 쓰러졌다.


그 미친 남자는 국정원 요원을 쓰러뜨리고 다시 하나로 합쳐졌다. 그리고 다시 머리를 바닥에 처박고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대충 40초 쯤 지났을까, 아마네 미사와 야가미 라이토가 도착했다.

"라이토 군, 내가 이름을 읽을 테니 네가 이름을 써!"

아마네 미사가 미친 남자의 이름을 읽었다. 이름은 남라인였다.

"이름은 남라인! 거 참 이름값 잘 하네."

야가미 라이토가 이름을 듣고 받아적을 준비를 했다. 그러나 그 때 그 미친 남자가 반격했다.

"「유상(有象)」"

또 그 대사였다. 저 괄호 표시도 상당히 씹덕스러워 토가 나올 것 같았다.

분신술이 되나 했더니 이번에는 총을 소환했다. 남라인이라는 미친 남자는 야가미 라이토를 향해 총을 난사했다.

"누구를 쏘는 거야! 후자케루나!"

"이건 함정이야!"

그리고 야가미 라이토가 죽었다.

그리고 뒤이어 아마네 리사도 죽었다.



남라인이 쓰러진 그들을 슬쩍 보더니 책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종이에 무언가를 휘갈기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지금까지의 흉측한 알몸의 참극과는 달리 굉장히 지적인 글씨가 쓰여있었다. 미분이니 적분이니 하는 수학기호들이 난무해 무슨 글인지 하나도 알아볼 수 없었다.


40분 후 국정원 요원들이 미친 남자 남라인의 집에 급습했다. 그들은 더욱 강한 무장을 하고 남라인을 둘러싸 포위했다.


남라인은 그들을 쓰윽 보더니 펜을 내려놓고 세상 인자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 모습은 마치 성불하기 직전의 부처인 것 같았다.

"이제 다 이루었다."


남라인의 주변에서 빛이 갑자기 휘돌더니 빛이 하늘로 사라지고 남라인이 하늘로 승천해 올라갔다. 그 광경은 전라의 알몸과는 안 맞게 이래서 종교가 생겼나 싶을 정도로 황홀하고 경이로웠다.



국정원 요원들은 남라인이 남기고 간 종이를 수거했다. 그 요원들 중 한 사람이 말했다.

"이건 리만가설이잖아?"

남라인이 종이에 남긴 것은 리만가설의 완벽한 증명이었다.


그랬다. 남라인은 그저 대학교수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던 타락한 랩실노예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교수는 봄에 열린 학회에서 그 증명을 자신이 했다고 속이며 논문 제3저자에 자신의 딸의 이름을 올렸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