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500이 정신을 차렸다. 그런 그의 눈앞에 보인 것은 김창문이었다.

"너 설마, 김창문이야?"
"소다, 와타시가 김창문이다."

김창문이라니, 대체 왜? 아니, 그보다도 저 사람은 분명 김창문의 어머니인데 왜 저런 옷을 입고 있지?

"저기 혹시 김창문 어머님 아니세요? 그 옷은 대체..."
"아, 이거? 마법소녀 옷이란다. 멋지지?"

아무리 내가 김창문이랑 사촌관계라 해도 이건 납득할 수 없었다. 김창문 엄마가 마법소녀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고모가... 고모가 마법... 아흙흙"

김창문 일행이 3대500의 절규를 가만히 듣고 진정될 때까지 병신을 보는 눈빛을 하며 가만히 놔뒀다. 이내 3대500의 곡소리가 진정되더니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보다도 죽은 거 아니었어요? 김하르방한테 잡혀서?"

김창문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아, 그거? 그거 갱생녀가 과몰입으로 [BL]을 써서 살았어. 지금쯤 김하르방이랑 조랑말이랑 서로 물고 빨고 하고 있을걸?"
"어... 그거 좋은 건가?"
3대500은 본능적으로 구토가 치밀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게, 다행히도 최악은 면했어. 갱생녀가 다행히 수간충은 아니라, 조랑말을 잘생긴 훈남으로 의인화시켰으니까 그나마 낫지."
"우웩"
3대 500이 구토를 참지 못하고 바닥에 흩뿌렸다. 구토를 다 하고 나니 다음 질문이 떠올랐다.


"그보다도 김헬스킹은?"
"튀었어. 과몰입 대상이 [런닝머신]이었나 뭐였나 아무튼 그래."

그때 무언가 기척이 느껴졌다.

"지금 내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당신은 설마 김헬스킹?"

김헬스킹이었다. 옷은 마초처럼 찢어져있었고 온몸이 근육으로 울그락불그락했다. 근육이 힘줄 하나하나가 마치 살아있는 듯 했다.

"내가 보아하니, 김하르방을 말박이로 만들어놨더군."
"어... 그렇긴 하지."
갱생녀가 하앍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아니, 뭐, 그니까, 그게, 뭐냐면, 아무튼 내가 한 거 아니니까 너무 뭐라고 하진 말아줘 제발."
"딱히 상관 없다. 생각해보니 그렇게 박는 것도 훌륭한 신체운동이거든."

그보다도 이전과는 무언가 아우라가 달라졌다. 뭔가 압도적인 힘이 느껴졌다.

"당신, 그동안 뭘 한거지?"
"뭐긴 뭐야. 특제 프로틴을 먹고 왔지. 무려 초호화 한정판이라 아껴먹고 있었다고."

김헬스킹이 눈을 아래로 깔아 김창문을 보며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는 말을 이었다.

"이 오른손 보이나?"
"아니, 그건?"
"그래. '인피니티 건틀렛'이다. 코난을 소환해도 한 명밖애 안죽은 너희들이니만큼, 절반이라면 좀 강한 무기겠지?"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가만히 둘 줄 알고?"

[과몰입] 아이 엠 아이어ㅁ....

그때 김헬스킹이 선수를 쳤다.

[과몰입] 전기합선

"켉"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 분명 아이언맨에 소환하면 타노스를 이길 수 있을 텐데?

"아이언맨이라... 좋은 선택이야. 근데 그거 알아? 아이언맨은 기초신체능력으로 영웅짓한 게 아니야. 다 슈트빨, 템빨 덕분이지. 그러면 슈트가 전기합선으로 지져지면 어떻게 될까?"

"전기합선이라... 그럼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고통은 3도 화상이겠군."

"그렇지. 그러니 잘가라."

[과몰입] 나는 필연적인 존재다.


김헬스킹이 핑거스냅을 했다. 그러자 우리들의 절반이 사라졌다. 먼저 갱생녀가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갱생녀는 가면서도 조랑말에 박고 있을 김하르방을 생각하고 있어서 자기가 가는 줄도 모르는 듯 했다.

그 다음은 조병창이었다. 어떻게든 과몰입으로 탈출하려고 했으나, 인피니티 건틀렛의 위력에 걸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3대500도 죽었다. 마치 학창시절 청소시간에 쓰레받기 끝에 남은 한 줄을 못 본 척 휘휘 날리는 듯이 먼지가 되어 날아갔다.

그렇게 우리들 중 살아남은 사람은 김얄라와 내 엄마 뿐이었다.

"크큭, 내가 뭘 하나 알려주려 그러는데, 완벽해보이는 김창문 너의 가장 큰 약점이 뭔 줄 아나?"
"뭔데?"
"앰생 주제에 박얄라라는 친구가 있다니, 넌 절대 최고가 될 수 없을 거다."
"안 되겠어. 와타시도 어서 인피니티 건틀렛을!"
"크큭, 그렇겐 안 될거다. 인피니티 건틀렛을 만드는 데는 스톤 6개랑 건틀렛, 총 7를 만들어야 하지. 과몰입 하나도 버거운데 7개를 쓴다? 이건 말이 안 되지.

그리고 30초 뒤...

"아 잠깐, 이건 아니지. 난 왜 사라지는데!"
"ㅋㅋㅋ 꼴좋다."
"ㄴㅁㅅㅂ"
김헬스킹도 50%라는 지독한 운빨에 걸려 소멸되었다.


"아 근데 이제 뭐하지?"
김창문이 말했다.

ㅡㅡㅡ

내 이름은 김낑깡. 1화에 나왔다가 김창문에게 처발리고 계속 오렌지를먹은지얼마나오랜지협회에 의해 봉인되어 인간 발전기로 쓰이고 있는 창문대학교 감귤포장학과 교수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내 앞에 있는 부장이라는 놈이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부장의 따까리가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 있었다. 둘은 지금 혼돈의 카오스에 빠져 오열하고 있다.

그러니 이제 복수의 때가...

아 잠깐 이거 뭐야? 왜 나도 먼지가 돼? 아 잠깐만 나도 죽는 거구ㄴ



ㅡㅡㅡㅡㅡㅡ

내 이름은 조랑말. 갱생녀가 나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줬지만 지금은 김하르방을 열렬히 사모하고 있는 사람이 된 말이다. 갱생녀가 자기 취향대로 세계 최고급 외모를 주어 세계 제일의 훈남이 되었다. 그리고 김하르방을 열렬히 사모해 김하르방에게 열심히 박히고 있다.

그런데 김하르방이 갑자기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이게 무슨 소리지? 김하르방이 대체 왜...?

내 사랑 김하르방은 대체 어디로 간거야 ㅠㅠ


ㅡㅡㅡㅡㅡㅡ

내 이명은 대학원생. 창문대학교 삼대장 중 하나다.

아무리 기다려도 김창문 그 새끼는 어디갔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나를 죽였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런데 소설을 잘 읽어보면 알겠지만 나를 죽인 파트는 그 어디에도 없다. 교수의 탑 전투씬에서 나오라는 대학원생은 안 나오고 김창문의 아버지만 나오더니 김창문 애비가 김창문을 날려버려서 전투가 끝났다.

다시 말해 난 아직 안 죽었다는 거다. 

그리고 조연이자 아군인 서큐버스와 김창문의 아버지도 아직 이 탑에 살아있다. 쿠파공주는 죽었지만 어쩔 수 없지.

"어, 근데 이게 뭐야 달링?"

서큐버스가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서큐버스가 죽은 것이다.

"아니 ㅅㅂ 미친 이게 뭐야"




ㅡㅡㅡㅡㅡ

현재 생존자

김창문 진영: 김창문, 박얄라, 김창문 엄마
교수의 탑: 대학원생, 김창문 아빠
기타: (김하르방에게 박히던)사람이 된 조랑말

현재 타노스 당한 사망자
김창문 진영: 갱생녀, 조병창, 3대500
감귤포장학과 진영: 서큐버스, 김하르방
오렌지를먹은지얼마나오랜지협회: 직원들 전부
등등 생존자 빼고 전원 소멸


과연 김창문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