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까지 약골 앰생이였다. 그런 나에게 과몰입이라는 능력은 내 자신에게 날개를 달아 줬다. 과몰입으로 세상 만물이 되가며 앰생이던 나에게서 도피해왔다. 정말 매 순간마다 과몰입을 남발해오며 내 자신의 가능성을 부정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김창문으로써 싸우겠다. 감귤포장에 대한 공부와 지금까지의 여정은 나의 잠재력을 깨웠다. 방금 전 나는 확실히 느꼈다. 나는 과몰입 없이도 충분히 강하다. 나는 더 이상 앰생 김창문이 아니다. 

나는 사천왕들을 꺽어온 투사, 감귤과 한라봉에 통달한 자와 세상의 정의를 위해 맞서 싸워온 마법소녀의 피가 흐르는 창문 김씨 가문의 20대손, 감귤포장의 새로운 신화를 쓸 전설인 김창문이다.


감귤이 시공의 폭풍 사이로 흩날린다. 

폭풍에 빨려 들어갈 새도 없이 그녀에게 감귤이 날아가 과즙을 내뿜으며 폭발한다. 

잠시 자세가 흐트러진 틈을 타 그녀에게 집중타를 날린다. 


"[감귤창] 감귤의 정수의 황금빛 창" 


손에 감귤의 정수가 모여 황금빛 창이 생겨난다. 그리고 잠시 자세가 흐트러진 그녀에게 창을 던진다. 날아가는 창이 그녀를 향한다.


"[과몰입] 시공의 폭풍 속으로"


그녀가 시공의 폭풍을 열어 공격을 막으려 시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아가는 창은 시공의 폭풍을 꿰뚫어 그녀에게 적중한다. 

감귤 과즙과 감귤 잎을 휘날리며 창이 폭발한다. 


"이게 당신의 진짜 실력입니까? 꽤 제법이네요. 하지만 발악도 이제 끝입니다"


"뭐래 미친년아. 나는 각성했어. 애니같은데서 주인공 지고있다 각성하면 이기는거 몰라?"


"제가 전투 수단이 과몰입밖에 없다고 생각하신겁니까? 저도 당신처럼 제 자신으로서 싸울 겁니다. 과몰입만으로 정리할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 검을 뽑게 만들다니 당신은 제가 싸워온 상대 중 최고군요."


"[천왕검] 풍백, 우사, 운사 그리고 환웅천왕의 이름으로 너를 베겠다."


그녀는 그녀의 검집에서 검을 꺼냈다. 모든 문명의 시조인 환국의 검 답게 동아시아 유물로 보이면서 중남미 유물로도 보이고 메소포타미아 유물로도 보이는 말 그대로 전 세계의 검의 시조로 보였다.

게다가 그 검의 자태는 마치 신이 내린 듯 하여 보는 나로서 좆간지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나도 가만히 있지 않고 내가 쓸 검을 만들었다.


"[감귤포장도] 감귤이여 세계를 감싸라."


손에 감귤이 힘이 모이고 포장지가 그것을 감싼다. 

감귤 포장 그 자체를 칼의 모양으로 형상화시켜 내 손에 쥔다.

나는 손에 든 칼로 그녀에게 돌격한다.


게속해서 공격과 방어를 주고받는다. 나와 그녀 누구도 밀리지 않고 합을 이어나간다. 

싸움을 시작할 때 떠있던 해가 지고 다시 떠오르길 반복한다.

밑에서 박얄라와 엄마 그리고 언제 왔는지 모를 대학원생과 아빠 그리고 조랑말이 싸움을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점점 지치고 있다. 몇날 며칠 동안 쉬지도 않고 싸우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다행인 점은 그녀도 지쳐 보인다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의지의 영역이다. 누가 먼저 지쳐 쓰러지는지에 따라 승부가 결정된다. 


"당신의 목적은 애초부터 노안 및 탈모 치료 아니였습니까? 당신은 여정의 목적조차 잊고 그저 싸우기만 하셨지 않았습니까? 이 모든 고통은 당신 김창문이 스스로 자초했습니다. 이 어리석은 놈 같으니라고." 


"그러면 애초에 너는 왜 환국 재건하려고 이지랄이야? 너정도 얼굴이면 창녀촌에서 몸팔면 평생 먹고 살수 있을텐데?"


방금 김창문의 말은 딱히 아무런 생각 없는 도발의 말이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말은 환월의 의지를 산산조각내었다.


내 어머니는 매우 강한 과몰입 능력자였다. 하지만 우리 어머니는 환국재건위원회에게 납취당했다. 

납취의 목적은 단 하나 환국 재건 전쟁에서 사용할 무기의 개발이였다.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강간당했고 그렇게 나온 아이가 나였다. 애초에 내가 탄생한 목적은 전쟁병기였다. 그렇기에 나는 인간으로서의 취급조차 받지 못했다. 

작은 반항이라도 했다가는 쳐맞았다. 대부분의 시간을 세뇌와 신체개조를 하면서 지냈다. 다른 형제자매들은 나를 첩의 아이라며 무시했다. 낳아준 어머니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보지 못했다. 

전쟁이 시작되고서는 정말 하루 종일 전선에서 굴렀다. 나는 전투력 하나만은 전 세계 제일이였기에 전쟁터에서만큼은 날 아무도 무시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김헬스킹의 핑거스냅으로 인해 아버지는 죽었고 어머니도 죽었고 다른 형제자매 모두가 죽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왕위 상속권이 가장 낮았던 내가 황제가 되었다. 나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전쟁을 끝내고 싶었지만 우리 아버지의 만행 때문에 어떤 국가도 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랬기에 나는 이 전쟁을 계속할수밖에 없었다. 이게 비정상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만둘수 없었다. 날 따르는 수많은 환국 지지자들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었으니까.


물론 나도 노력해봤다. 다른 이들의 도움으로 이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김흑돼지를 병풍으로 세우고 아버지 몰래 사천왕에도 가입했다. 하지만 사천왕 놈들은 정상인이 없었다. 김낑깡과 김하르방은 매일같이 감귤포장같이 쓸데없는 주제로 토론이나 했고 대학원생은 매일같이 2d를 현실화한다는 쓸데없는 연구에 천문학적인 연구비를 지원해달라 했다. 다른 사람들도 찾아봤지만 다른 놈들도 다 똑같았다.

오렌지 뭐 어쩌구 하는 협회, 와타나베 교수 이런 놈들 뿐이였으니까. 그렇기에 노안 및 탈모 치료제를 얻고 사천왕들에게 복수하겠다는 이유로 모험을 떠난 김창문의 소문을 들었을 때 희망을 가졌었다. 그가 환국을 부수면 이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

그가 내가 만났던 한심한 사람들과 환국군을 쓰러트리고 있다는 소문을 들을수록 더더욱.

하지만 김창문은 내 기대와는 달랐다. 이야기가 전혀 통하지 않고 처음 보는 남한테 패드립이나 했으니까.

그렇기에 패드립을 당했을 때 분노보다는 실망감에 의해 싸웠다. 내 희망이 산산조각났으니까.

그리고 그런 그가 방금 한 말 창녀촌에서 몸이나 팔라고.


씨발 차라리 그러고 싶었다고. 전투병기도 황제도 되고 싶지 않았다고. 힘들어 죽겠다고. 

다 그만하고 싶다고 그런데 이 병신은 아직도 환국을 위해 싸우고 있어. 내가 싫다고. 내가 한심하다고.

그래 차라리 김창문한테 패드립을 당했어도 참았어야 했어. 그리고 그한테 항복했어야 했어. 그랬으면 이 개같은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근데 난 그러지 못했어. 근데 나란 놈은 그런 생각 하면서도 아직까지 환국을 위해 싸우려는 생각이 든다고.



그녀가 왠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멘붕이 온 모양이다. 내 단순한 도발에 그녀는 눈물까지 흘리고 있다.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이겼다는 건 확실하다. 그녀가 다시 전투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에게서는 어떤 살의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어떻게든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다는 것은 내가 이겼다는 거다. 그녀는 이 상태에서는 싸울 수 없다.

이제 환국 기술력으로 8년동안 정지되있을때 생긴 탈모와 노안을 치료한다는 목적도 충족하고 환국의 위기로부터 세계를 자유롭게 만들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했으니 자유라는 이 소설의 주제도 충족하고 사천왕들을 모두 이겼으니 해피 엔딩을 볼수 있다.


"당신에게 할 얘기가 있습니다. 죽이더라도 이 이야기만큼은 들어주십시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인생에 대해 말했다.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에 잠겼다. 

그녀의 인생은 네 글자로 요약 가능했다.

감성팔이


"환월 그러면 내가 살려줄것 같아? 죽기 싫으면 싸워야지 감성팔이를 왜 해."


"이봐 잠깐 죽이지 마."


박얄라가 우리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들어보니 인생 존나 불행하게 산 앤데 너는 인간으로서의 연민도 안 들어?"


"뭐래 이놈은 우리 적이였잖아."


"넌 조용히 있고 지금 둘이 대화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


그렇게 나는 떠밀려졌고 박얄라와 환월은 대화를 시작했다.


"이봐 환월 좋은 소식이다. UN에서 연락이 왔는데 1000경원을 피해 보상금으로 주면 환국과 휴전하고 환국의 주권도 인정한다더군"


"그거 다행이군요. 환국 국고에는 1500경원이 있으니 보상을 해 줘도 500경원이 남는군요."


"그리고 너 얘기 들어보니 너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지만 황제로서의 의무 떄문에 고뇌하는 것 같은데 그냥 환국을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어. 그러면 환국 사람들이 알아서 잘 나라 운영할거 아니야?"


"그렇군요. 좋은 생각이에요. 그런데 환국이 어디로 정착하는 겁니까?"


"UN이 알아서 태평양에 인공대륙 만들라던데?"


"괜찮네요. 환국 기술력로는 인공대륙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너 우리 집에 올래? 너 어차피 황제 그만두면 갈 데도 없을거 아니야?"


"그래도 괜찮은 겁니까?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호의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말이죠."


"당연하지. 사람들끼리는 돕고 살아야지."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진짜 진짜로 감사합니다."


그 둘의 얘기를 들으니 화가 났다. 저런 놈을 살려둔다고? 저런 A급 전범을?


"이봐! 저런 놈 살려두면 어떻해!"


"그래 맞아 마법소녀 활동하면서 안 건데 악당 자식은 열에 아홉이 악당이라고."


어머니도 거드셨다.


"UN에서 돈만 내면 절 살려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1조원 및 노안 치료제 그리고 탈모 치료제를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인정 하실 겁니까?"


"그건 인정이지"


그렇게 협상은 완료되었다. 그리고 난 노안과 탈모를 치료하고 원래의 얼굴로 돌아왔으며 소설의 주제인 자유를 충족했고 1조원이 생기고 다른 데도 아니고 UN에서 연금을 받게 되 꿈이였던 돈 많은 백수로 살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환월이 자기 아빠와 형제자매 빼고 모두 핑거스냅으로 죽은 사람들을 살려냈다는 것이다. 그렇게 선봉장, 갱생녀, 조병창, 3대500, 김낑깡 등이 살아났다. 

지금동안 정말 즐거운 일도 슬픈 일도 많았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적어도 나와 부모님은 해피 엔딩이다. 이걸로 나는 충분히 만족한다. 근데 살아난 사람들하고 다른 애들은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다. 뭐 상관없다. 에필로그에 나올 테니까. 

근데 이거 소설 마무리를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뭐 애초에 이런 걸 신경 쓰는 소설은 아니였으니 막장소설답게 걍 여기서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