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과의 선배님은 참 특이한 취향을 가지고계셨다. 항상 술을 마실때마다 술에 탄산수를 타서 마셨다. 본인 말로는 톡쏘는 맛이 좋다고 하신다.

 

 

고가의 양주에도 사이다를 타서 마시는 모습을 보면 아깝다는 생각을 버릴수가 없다. 뭐... 본인 양주를 본인이 마시겠다는데  아까울게 뭐가 있겠냐만은...

 

나와 선배님은 화학과를 다닌다. 선배님 말로는 톡 쏘는 맛이나는 분자요리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선배님은 항상 탄산수를 가지고 다니신다. 가끔씩 톡 쏘는 맛이나는 일본 사탕을 입에 물고 탄산수를 마시는 모습을 보면 경이롭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

 

 

도대체 선배님은 왜 탄산을 좋아하시는걸까?

 

라고 어느 학생이 생각한다.

 

 

화학과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는 김상식은 입 안에 사이다를 물고있을 때면, 항상 황홀한 감각에 기쁨을 느낀다. 탄산이 없는 삶은 그의 인생에서 생각할수 없다.

 

과 후배들이랑 술을 마시러갈 시간이 되고 후배들은 상식에게 걸어간다. 

 

"선배님! 같이 곱창 먹으러 가요"

 

"어 갈게"

 

상식은 과묵하게 한마디만 하고는 후배들을 태우고 곱창집에 간다. 상식은 입 안의 소다맛 사탕을 굴리며 탄산을 즐긴다. 마침내 곱창집에 도착하자 상식은 탄산수를 마시며 내렸다.

 

상식과 후배들은 곱창집 안으로 들어간다.

 

"아줌마! 대창 3인분에 막창 3인분이요!"

 

후배가 주문을 하고 상식은 그저 앉아만 있는다. 후배들은 웃고 떠들지만 상식은 아무말이 없다. 왜 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지경이다. 

 

언뜻 보면 상식이 소외감을 느끼고 우울해 할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상식은 탄산수를 입에 머금고 상념에 사로잡혀 있다. '탄산은 정말 최고의 맛이다' 라고.

 

"주문하신 곱창 나왔습니다" 

 

곱창이 나오자 후배들은 곱창은 불판위에 올려놓고 굽기 시작한다. 곱창이 익어가는 모습은 정말 예술처럼 보인다.

 

곱창에서 곱이 베어나오는 모습을 보고 상식은 입맛을 다신다. 후배들 역시 입맛을 다신다.

 

후배들과 상식은 소주와 맥주를 주문한다. 그리고 후배들은 곱창을 집어먹으며 술과 곁들여 마신다.

 

그러나 상식은 달랐다. 상식은 소주에 탄산수를 섞어서 마시기 시작했다. 탄산수가 술보다 더 쏜다는 이유에서 였다.

 

상식의 또라이짓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상식에 곱창의 비어있는 가운데 구멍에 소다맛 사탕을 끼어서 먹기 시작한것이다.

 

후배들은 마음속으로 '어차피 차로 태워다주는것으로 임무를 다한 선배이다. 신경쓸 필요가 없다' 라고 생각한다.

 

상식은 곱창에 끼어있는 사탕을 깨물어 탄산을 느끼며 작은 황홀감에 휩싸인다.베어나오는 곱창의 육즙과 함께 나오는 탄산! 상식은 매우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거나 멀거나 후배들은 신경쓰지 않고 곱창을 집어먹었다. 이런 모습을 많이 본 후배들은 그러한 행동에 궂이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마침내 곱창을 다 먹고 상식은 후배들을 기숙사까지 데려다준다. 그리고 다시 탄산수를 마신다.

 

상식은 예전부터 음식에 탄산을 녹여내기 위해서 수많은 노력을 했다.

 

하루에 먹을수 있는 음식에는 한계가 있는데 평범한 음식을 먹으면 그날 먹을수 있는 탄산을 띄는 음식이 줄지 않는가!

 

그날 상식은 탄산을 띄는 푸딩을 만들기 위해 실험실로 들어갔다. 

 

푸딩을 만들기 위한 재료인 젤라틴과 달걀 그리고 기타 재료들을 적절히 조합하여 반죽을 만든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첫 시도로 반죽을 기계에 넣고 섞으며 고압의 이산화 탄소에 노출시킨다. 섞으면 공기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에 탄산이 빠르게 스며들것이다.

 

1시간이 지나자 상식은 기계를 멈추고 반죽을 꺼내서 맛을본다. 확실히 탄산이 느껴진다. 그러나 푸딩을 만들려면 구워야 한다. 분명 굽는 과정에서 탄산이 빠질것이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구워보지만 역시 만들어진 푸딩에서는 탄산이 느껴지지 않는다.

 

상식은 짜증을 내며 소다맛 사탕을 깨물고 탄산수를 마셨다.

 

상식은 두번째 시도로 효모를 이용하기로 했다. 몇몇 효모는 음식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탄산을 만들어낸다. 상식은 다른 레시피로 만든 반죽에 효모를 집어넣고 섞기 시작했다.

 

반죽에 효모가 적당히 섞이자 상식은 탄산수를 마시고 반죽을 낮은 온도의 오븐에 집어넣었다. 아마도 8시간 정도가 걸릴것이다. 

 

상식은 이제 잘 시간임을 깨닫고 화장실에 가서 양치를 한다. 양치를 할때 그냥물은 쓰지 않는다. 상식은 탄산수로 입을 행구었다. 그러면서 탄산을 띄는 치약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다음날 상식은 침대에서 일어나 먼저 오븐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잘 요리된 푸딩이 보였다. 상식은 푸딩을 꺼내 한입을 베어물었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푸딩에서 탄산이 조금밖에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상식은 앉아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1시간이 지나자 상식은 문제를 깨달았다. 효모가 탄산을 잘 만들지 못했던 것이다. 

 

몇달동안 탄산을 잘 만든다는 효모를 수소문해서 얻어낸 것이었는데 정말 실망스러웠다. 이 이상 탄산을 잘 만들어내는 효모는 찾을수 없을것이다.

 

그러나 상식의 머릿속에 생물학과를 전공하고있는 친구가 생각났다. 상식은 그대로 그의 친구 명강이를 찾아간다. 물론 탄산수를 챙기는것은 잊지 않았다.

 

"명강아 탄산을 만드는 효모좀 만둘어줘... 이렇게 부탁할게"

 

"상식아... 나도 할일 이란게 있어... 이렇게 다짜고짜 부탁하면 곤란해"

 

"너 어차피 대학원까지 갈거잖아 이런 효모를 만들면 논문을 쓸수 있어"

 

"그런 쓸데없는 효모를 만들어서 논문을 써봤자 어디에 써먹어 괜히 힘 빼지말고 돌아가"

 

"명강아... 내가 그 효모를 쓸모있게 만들수 있어 탄산음식을 이용해서 사업을 하면 떼부자가 되는거라고!"

 

"... 알았어 한번 만들어볼게 1달 후에 찾아와"

 

"알았어! 정말 고마워!"

 

명강이는 그날부터 탄산을 잘 만들어내는 효모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직 탄산을 만드는 유전자가 뭔지도 파악이 되지 않은게 지금의 세계적인 연구 상황이다. 따라서 유전자 가위 기술은 쓸수 없다. 그렇게 생각한 명강은 탄산을 잘 만드는 효모만 분류해서 길러야 겠다고 생각한다.

 

명강이는 효모를 배양접시에 담아서 배양했다. 그리고 그 효모를 관찰하여 탄산을 잘 만드는 돌연변이 만을 골라냈다. 

 

그 과정을 한달 내내 쉴새없이 반복했다. 그러자 만드는 탄산의 양이 현저하게 증가했다. 첫주에 1의 탄산을 만들었다면 둘째주에는 3 셋째주에는 12 넷째주에는 50의 탄산을 만들어냈다. 아마도 이게 탄산을 만들수 있는 한계인듯 하다.

 

명강이는 상식이에게 탄산을 만드는 효모를 주었다. 그러자 상식이는 고맙다고 연신 말하고는 기숙사로 돌아갔다.

 

다시 만들어지는 푸딩... 상식은 푸딩이 발효되는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마침내 푸딩이 완성되자 상식이는 푸딩을 한입 베어물었다. 그러자 퍼지는 탄산의 향연!

 

상식이는 감탄을 했다. 푸딩에서 이렇게 탄산이 느껴질수 있다니! 그날부터 상식이는 여러 음식에 탄산을 녹여내기 시작했다.

 

탄산밥... 탄산스테이크... 탄산삶은계란...

 

상식이는 하루종일 탄산이 느껴지는 음식을 먹을수 있게 되었다. 상식의 삶은 매우 풍요로워졌다!

 

상식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사업을 하였다. 상식이의 회사는 여러가지 기괴한 제품들을 출시했다. 탄산 핸드백, 탄산 의자 등등 그 회사의 제품들을 핥으면 탄산을 느낄수 있었다.

 

사람들은 그 회사의 제품을 열성적으로 소비했고 그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다.

 

"아아 나의 꾸준한 노력이 이렇게 결실을 맺었구나 참으로 좋은일 아닌가!"

 

상식은 탄산수를 마시며 그렇게 성공을 자축했다.

 

우리는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일을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것 아닐까? 이 작품을 읽고 자신의 진로를 다시 생각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