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울란바토르의 궁궐


"으아아아악!"


이곳에서 중국을 정복하고 칸이 된 테메린이 신음하고 있었다. 중국을 정복하고 중국의 행정 체계가 마비되며 중국에서 쏟아져나오는 엄청난 양의 행정 업무를 전부 테메린이 처리하게 되면서 테메린은 지옥을 경험하는 중이였다.


"구드룬 할아버지. 빨리 여기 와서 저 좀 도와줘요."


"미안하지만 난 은퇴하겠다."


"네?"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테메린은 깜짝 놀랐다. 그나마 행정업무를 돕던 구드룬마저 없어지면 테메린은 정말 과로사할지도 몰랐다.


"할아버지 제발 가지마세요. 정복한 영토의 절반을 줄 테니 가지마세요. 저 진짜 죽는다고요!"


"미안하다. 하지만 이걸 봐라."


구드룬이 내민 손에는 테메린이 중국을 정복할 떄 사용했던 바로 그 마검이 광채를 내뿜으며 들려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너를 도와준 이유는 그렇게 하면 내가 검의 주인이 된다는 예언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내가 검의 주인이 됬으니 널 도와줄 이유가 없다. 하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널 도와주마. 마검 중국의 행정 체계를 복구해 줘."


구드룬의 말이 끝나자마자 검이 힘을 내뿜었다. 그러면서 중국의 하늘에서 동사무소들이 떨어졌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뾰로롱 하는 소리와 함께 공무원으로 변하여 동사무소에서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할아버지 정말 감사합니다! 근데 동사무소 말고도 다른 행정 건물도 만들어야 하잖아요."


"이몸이 만든 동사무소는 슈퍼 동사무소다. 이 슈퍼 동사무소는 동사무소뿐 아니라 시청, 법원, 국회의사당, 게이바 등 수많은 기능을 수행하기에 동사무소만으로 중국 전체의 행정을 처리할 수 있지."


"너 말할 수 있었어?"


"그건 테메린 네놈이 이몸에게 말도 안 걸어보고 말 할 틈도 안 주고 휘둘러댔으니까 모른 거다. 그나저나 나는 내 새 주인과 떠나야 해서 이만."


구드룬은 그렇게 마검과 함께 떠났다. 테메린은 아직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지만 행정 업무를 처리하느라 1주일에 2시간만 자며 누적된 피로로 인해 그 자리에서 곯아떨어졌다.


"마검 부탁할 게 더 있다."


"말해봐라."


"날 미소녀 여고생쟝으로 만들어 줘."


"들어줄수야 있지만 다시는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한다. 그리고 너 그런거 좋아하냐?"


"그건 괜찮다. 그러니 날 어서 미소녀 여고생쟝으로 만들어라."


"알겠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군."


마검에게서 빛이 뿜어져나오고 그 빛은 구드룬에게 향했다. 그러자 구드룬이 빛에 휩싸였고 잠시 후 구드룬이 빛이 사라지며 구드룬이 나왔다.


"하와와... 이것이 여고생쟝의 몸이로군." 


그곳에는 다 늙어가던 90대 백발 노인 구드룬이 아닌 미소녀 여고생쟝이 된 구드룬이 서 있었다. 원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지금의 모습은 신조차 홀릴 듯 아름다웠다.


"역겁긴 하지만 아릅답기는 하군. 마치 신조차 홀릴 것 같아."


"니 말이 맞다. 마검. 나는 신에게 갈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신은 아니지만 신만한 권능을 가진 존재에게로 말이지."


"그게 무슨 소리지?"


"이 세상은 우리가 있는 인간계, 니가 만들어진 곳이자 천사나 신선이나 신들이 사는 천계, 죽은 자들이 가는 명계, 오골계들이 사는 오골계 등으로 이루어져 있지. 나는 예전에 주술을 통해 그 중 하나인 악마들이 사는 마계에 있는 한 악마와 연락하는 데 성공했었다."


"호오 흥미롭군 계속해봐라."


"나는 그 악마에게 내가 여고생이라고 구라를 쳤지. 그 악마는 나에게 구라면 죽여버린다고 했지만 나는 무섭지 않았어.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었고 들킨다 해도 나는 강력한 주술사이기에 왠만한 악마 정도는 처리할 수 있었거든."


"계속해라."


"결국 악마는 나에게 속았고 나와 친해져서 나하고 연락하며 지냈다. 그런데 이 악마 놈 뭔가 수상했어. 나한테 하는 얘기중에 자기 부하가 한 병신짓 얘기가 있었거든. 게다가 자기 계급이 높다고도 말했고. 하지만 정보를 물어보면 대답을 회피했었기에 궁금증은 커져만 갔다."


"그래서 그 악마 정체가 뭐였는데?"


"그러다가 최근 그 악마가 나한테 정체를 밝혔다. 그 악마 놈의 정체는 현재 마계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1000년은 산 악마 왕 알브레히트였다. 그떄 난 내가 좆됨을 확신했다. 이놈한테 내 구라를 들키면 난 무한한 악마들의 고문을 받을 게 확실했거든. 하지만 그 이후 놈이 했던 말이 더 충격적이였다. 그놈은 나한테 반했다며 내가 죽으면 자기가 마계로 데려와 결혼하자고 했었다. 나는 내가 죽을 때가 되면 다 늙은 할머니가 될 거라고 말했지만 자기가 젊게 만들어주겠다고 했지."


"그러게 구라를 왜 쳐가지고 그 꼴이 났어."


"하지만 그떄 난 생각이 들었다. 이놈은 나한테 반해서 얼굴도 모르는 나와 결혼하자 말했는데 나는 계속 이놈을 속여먹고 있었지. 나는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얼떨결에 승낙을 해버렸지. 그때 좆됬다 생각이 들었지만 뭐 지금은 내가 여고생이 됬으니까 구라가 아니게 된 거지. 마검 난 이제 그놈을 만나야겠다. 지금 당장 마계로 보내줘."


"알았다. 너 그놈의 진심에 반한 거군. 그래서 결혼하려고 여고생이 된 거겠지. 알았다. 지금 당장 보내주마." 


그렇게 구드룬과 마검은 차원문을 열어 마계로 이동했다. 그러다가 어느새 둘은 마계에 도착했다.


"이제 이 너머로 가면 악마 왕 알브레히트 앞이다. 그럼 어디 한번 잘해봐라."


그렇게 구드룬은 차원문을 열고 알브레히트 앞에 도착했다. 알브레히트는 구드룬의 생각과는 달리 생각보다 평범한 미청년의 모습이였다. 알브레히트는 구드룬을 보고 무기를 꺼냈지만 이내 구드룬임을 알아보고 다가갔다.


"너 구드룬이구나."


"그래 알브레히트. 내가 왔어."


"어떻게 여기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왔어. 기다리고 있었어."


"그럼 이제 식을 치르러 가는 거야?"


"아니. 식은 좀 나중에 치를 거야. 그것보다 말하고 싶은 게 있어. 난 사실 니가 여고생이 아닌 걸 연락이 왔을 때부터 눈치채고 있었어. 그래도 난 널 사랑했어. 여고생이 아니여도 좋아. 애초에 인간 중에 나한테 힘이 아니라 그냥 친구로서 연락하던 놈은 니가 처음이였어. 그리고 어차피 나는 성별같은거 신경 안써. 난 씹가능충이거든. 그래도 내가 실망할까봐 어떻게 한 지는 모르지만 여고생이 되줘서 고마워."


"알브레히트... 미안해."


"아니야 괜찮아."


"그게 아니라 이거 다 구라거든! 마검! 저새끼 죽여!"


구드룬이 말하자마자 마검이 튀어나와서는 알브레히트의 몸을 관통했다. 알브레히트는 허공에 피를 뿌리며 쓰러지는 와중에도 구드룬을 쳐다봤다.


"이 악마. 힘이 엄청나군! 이런 놈을 죽였으니 나도 더욱 강해지겠어! 게다가 지난번 외계인보다 맛있군!"


"어째서... 니 마음을 읽었을 때 넌 날 사랑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봐. 난 아틸라가 로마 정벌할 때부터 살아있었어던 불멸자야. 너보다도 오래 살았어. 너하고 싸워서 이기는 건 무리지만 너한테 본심을 숨기는 건 쉬웠다고."


"난 널 사랑했었는데..."


"그딴 건 내 알바 아니고 이제 내가 마계의 왕이군. 계획대로야."


알브레히트가 쓰러지고 구드룬은 알브레히트의 왕좌에 앉았다. 왕좌에서는 악마 왕의 온기가 느껴졌다.


"이게 니 본심이였군. 근데 그러면 그냥 죽이지 여고생은 왜 된건데?"


"내가 원했으니까."


"역시 넌 미친놈이였군. 그나저나 난 가봐야겠어. 니가 차원을 이동하는 동안 바깥 시간으로는 1주일이 흘렀다. 4화와 비슷한 이유라 볼 수 있지."


"상관 없어. 니가 처리했어야 할 놈은 악마왕 한 놈이고 나머지는 내가 처리 가능하거든. 그럼 난 해피 독재자 라이프를 즐길 테니 잘가봐. 안녕!"


"너도 잘 지내라."


마검은 구드룬에게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손이 없지만 어떻게어떻게 잘 했다. 그렇게 마계의 왕이 된 구드룬은 반대파와 알브레히트 충성파를 모조리 숙청하고 마계 제국을 건설하고 마계 최초의 인간 왕이자 여고생 왕으로서 독재자 라이프를 즐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