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썼고, 수정과 퇴고를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창작의도는 '의식의 흐름 기법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보자'입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안녕하십니까? 저희 병원에 오신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저희는 앞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해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평범한 병원의 멘트다. 이 멘트를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완전 촌스럽다. 그냥 기계음 같기도 하고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링거가 달린 스틱같은 것을 끌고 병원 내부로 다시 들어갔다. 오랜만의 산책이 끝난다는 걸 내 발걸음이 알려주었다.
 
링거 스틱인가 뭔가가 대리석을 지나가며 큰 소리를 내었다. 드르륵 드르륵하는 소리가 내 귀를 자극했다. 드르륵 드르륵이라니, 가운데에 ㅡ라는 작대기가 3개있고 그게 2번 반복되는 이상한 글자이다.
 
아무튼 나는 드르륵으로 들리지 않는다. 드르륵 드르륵 보다는 드그드그드그 라던가 듥그듥그듥그 같은 게 어울릴 것 같다.
 
엘리베이터를 탔다. 링거가 벽에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면서 버튼을 눌렀다. 여기가 1층이니까 나는 내 병실이 있는 7층으로 가면 되겠다 하고 7층 버튼이 원래 있던 곳을 눌렀다.
 
병원 엘리베이터의 차가운 문이 열렸다. 앞에는 눈부신 형광등과 흰 벽 사이에 있는 엘리베이터가 나를 마주보고있었다. 엘리베이터라... 아주 평범하다. 엘리베이터랑 엘리자베스의 앞의 2글자가 똑같다는 것 빼고는.
 
병실로 돌아오고 병원밥을 먹었다. 오늘도 한결같이 하얀색 밥에 희디 흰 반찬들 뿐이다. 그러나 할 수 없다. 약을 먹으려면 밥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식후 30분. 약을 먹을 시간이다. 나는 앞에 있는 약을 약봉지에서 꺼냈다. 그리고 알약을 한 입에 먹었다.
 
알약을 먹자 온몸에서 힘이 솟구치는 것 같았다. 팔을 이리저리 돌려보고 목도 이리저리 굴려보았는데, 역시 약기운인지 힘이 솟구친다.
 
주변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지 하고 왼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의 집기류들이 놀랍게도 날아가있었다. 적어도 50미터는 날아간 것 같았다.
 
설마... 이게 알약 때문인가? 어쩐지 몸에 기운이 솟구치더니.
 
나는 링거 스틱을 들고 일어났다. 그러자 링거 스틱이 갑자기 반짝이더니 푸른 빛을 띄는 초고급 검으로 바뀌었다. 나는 한 번 휘둘러보았다. 그러자 벽이 붕괴되었다.
 
옆에서 의사가 그런 나를 뜯어말렸다.
"아니, 이보시오. 여기서 그렇게 난동을 부리면..."
"아, 죄송합니다!"
아무 트러블이 생기지 않게 재빨리 사과했다. 그러자 의사가 내 목소리의 소리에 날라가버렸다. 이 무슨 희안한 일인가.
 
아무튼, 나는 이 링거 스틱을 쥐고 링거 소드라고 이름을 붙여줬다. 그리고 시험삼아 창문쪽을 바라보면서 링거 소드를 바닥에 내리꽂았다. 
 
그러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는가. 국회의사당의 뚜껑이 열리더니 큼지막한 태권 V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 태권 V를 본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그럴 틈도 없이 그 거대한 로봇이 나에게로 다가왔다.
 
"어서 갑시다!"
태권 V가 말했다. 나도 하는 수 없이 따라가기로 했다.
 
태권 V는 자기가 곧 격추될 것이라고 했다. 국가에서 아주 위험한 것이니 어서 제거시키려 그럴거라고.
 
말 그대로였다. 남산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리더니 남산타워 밑이 불기둥으로 가득차더니 하늘 위로 솟구쳐 우리 쪽으로 날아왔다. 태권 V는 그걸 간신히 피했으나 왼쪽에서 날아온 롯데월트타워는 이길 수 없었다.
 
태권V가 롯데월드타워에 맞아 양화대교에 쓰러졌다. 양화대교는 순식간에 고무로 변해 우리들을 바다로 튕겨버렸다.
 
그렇게 우리들은 동해 바다 한가운데에 떨어졌다.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하고 슬픔에 잠겨있는데 태권 V가 말했다.
 
"내 가슴에 그 링거 소드를 꽂아..."
 
그래서 나는 내 링거 소드를 태권 V의 가슴 정중앙에 꽂았다. 그러자 태권 V에서 갑자기 모터소리가 들리더니 나를 뉴욕까지 끌고갔다.
 
태권 V가 말했다.
"여기까지가 한계야. 어서 그 링거소드를 가지고 세상을 구해. 내가 방법을 말해주지 않아도 그 링거소드가 너에게 계시를 줄거야."
 
그러고는 태권 V가 윈도우 종료음을 내며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링거 소드는 아직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가기로 했다.
 
그런데 뒤에서 엄청난 소리가 들렸다. 아주 묵직했다. 특공대인가 하고 봤더니 그 크기가 주변 빌딩들을 넘어갔다. 자유의 여신상이었다.
 
자유의 여신상이 자신이 들고 있던 책을 우리 쪽으로 던졌다. 책이 우리 주변을 쓸고 지나가더니 라과디아 공항에 착지했다. 그러자 책이 공항의 비행기들을 책 사이에 끼우고 와서 우리들에게 퍼부었다. 다행히 링거소드가 방어막을 형성해 우리들을 지켜주었다.
 
자유의 여신상이 빡쳤는지 자기 나머지 손에 있던 저울을 360°로 몇번이나 회전시키더니 우리 쪽으로 던졌다. 다행히 빗나갔다.
 
링거소드가 말했다.
"나를 저 책에 꽂아."
 
그래서 나는 그 책으로 달려가서 링거소드를 꽂았다.
 
그러자 책이 큰 비명을 지르더니 저울의 양쪽에 있던 접시가 그쪽으로 날라가 토끼귀를 만들어주었다. 의외로 귀여웠다.
 
토끼귀를 단 책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날아가 빌딩을 집어 삼켰다. 그러자 빌딩의 부품들이 하늘로 날아올라가더니 책 위에 큰 원를 형성했다. 링거 소드는 나에게 이곳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그 모습은 아침처럼 고요했고 바다처럼 푸르렀다. 그 형상은 마치....
 
 
 
 
 
 
 
 
 

시공의 폭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