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감옥에 갇혀있다. 감옥안은 축축하고 눅눅했다. 곰팡이도 조금 피어있고. 그녀는 바닥에 앉아있었다. 감옥의 형태는 조금 특이하다. 세상과 단절시키는 수많은 철제 바가 일렬로 바닥으로부터 솟아서 위 천장까지 닿았다. 철장 반대편으로는 감옥 내부였다. 그쪽 방향으로는 벽이 가로막혀 있었다. 이러한 형태는 일직선을 이루고 있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수많은 철제바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직선형태로 심어져 있었고, 감옥 내부의 벽 역시 일직선으로 철제 바들의 배열과 평행하게 되어있는 것이다. 즉 감옥은 좌우로는 거의 무한한 것처럼 보였다. 진짜로 감옥이 좌우로 무한한건지, 아니면 계속 걸어가다보면 또다른 벽이 가로막고 있는지는 알 수 었다. 사실 감옥이 그녀를 가두고 있는것은 분명한 사실임으로 그녀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이 감옥 어디에있는지 크게 신경쓰지 않으며 그저 감옥 바닥에 앉아 있었다.

 

 

 

 

 

 

철장 넘어로는 보랏빛을 띄는 들판이 있었다. 그 넘어로 계속 걸어가면 세상이 있을것이다. 한밤중에 달빛은 환하였고, 밤은 보랏빛으로 만연했다. 밝은 상현달의 빛이 감옥 안으로도 들어왔다. 감옥 바닥에는 철제바들의 그림자가 촘촘히 드리워졌다. 그녀는 감옥 바닥에 계속 앉아있었고, 감옥은 적막했다.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감옥 내부를 살피고, 감옥 밖을 살펴본다. 앞으로 걸어가서, 밖을 바라보며 철제바를 손에 짚는다. 그러고서 다시 눈을 감는다. 그녀는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듯 했다. 감옥에 곰팡이가 피어있다고는 하지만 그게 그녀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는것 같았다. 감옥 주변은 조용했다. 바람소리, 풀벌레소리가 이따금 들리고는 했다.

 

 

 

감옥은 새장으로 비유될 수 있었다. 세상과 그녀를 단절시켜 놓았다. 그녀는 감옥안에서 새장안의 새와 같았다. 새장 안을 날아다니며 그녀는 감옥밖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원했다 .새장안을 날아다니면서...... 그녀는 사실 누군가를 영원히 기다리고 있었다. 감옥안에 같혀있는 상황은 현재 그녀에게 닥친 상황이였고, 그녀는 누가 자신을 이곳에 가두었는지, 왜 자신이 같혀있는지를 모른다. 어쩌면 그저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였다. 그녀는 감옥에서 영원해 보이는 길고 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감옥 안에서 조용했고 때때로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감옥안에서 큰 소리를 낼 필요가 없어서, 아무도 듣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단지 머릿속으로 상상했다.

 

 

 

감옥안을 돌아다니면서 그녀는 머릿속으로 상상한다.  감옥에 갇혀있으면서, 감옥 주변을 돌아보면서, 창살밖 세상을 바라보면서. 그녀는 생각에 잠기는 것 같다.

 

 

 

언젠가, 그녀는 상상한다. 그녀의 집에있는 평범한 그녀의 방에서, 그녀는 한 남자와 같이 있다. 그 남자와 그녀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그 남자는 그녀를 진정으로 이해해주고, 아끼며, 사랑한다. 그녀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어느 순간, 그녀는 그 남자의 눈을 보면서 자신의 방 바닥에 누워있다. 남자는 누워있는 그녀를 마주보고 방바닥을 손으로 짚고자신의 몸을 받치고 있었다. 두 사람의 배가 닿을 듯 말듯 아슬한 거리를 유지했다. 서로의 얼굴을 가까이 대면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녀는 그 남자의 얼굴을 무끄러미 보고 있었다. 완벽한 순간이였다. 자신의 방과, 그가 그녀를 보고 있는 그 상황은 완전히 일치되었다. 시간이 멈추는 것 같다. 그는 그녀에게 키스를 한다.

 

 

 

그녀는 사랑을 꿈꾸면서 새장 안을 날아다니고 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