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입니다. 오성금융 면접에 갓 합격한 신입사원 김차혁 군이 데이트 폭력으로 끔찍하게 사망한 사건에 대해 경찰의 수사발표가 있었습니다. 감차혁 군은 발견 당시 심각한 영양 결핍 상태에 놓여 있었으며, 이 신원미상의 여성은 자신이 마검이 만든 사람이라고 주장해 정신감정을..."


"중소기업 사장의 가정이 몰살당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사건이 지난 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것에 대해 경찰청 정문에서 시위가..."


세상에는 범죄자가 너무 많다. 세상에는 악이 너무 많다. 이런 악인들을 세상에서 뿌리뽑으면 얼마나 좋을까.

텔레비전에 송출되는 잔혹한 뉴스들을 보며 한 고등학생이 생각했다. 경찰 지망생이던 그의 이름은 라이도였다.


그 때 나타난 것이 마검이었다.


"크하하, 나는 마검이다! 네 소원을 들어주러 왔다!"

"뭐야, 이건 또?"

라이도가 갑자기 나타난 마검에 당황했다. 그래도 이내 침착했다.

"그럼 소원을 들어주는거야?"

"당연하지. 대신에 딱 하나만."

"그래? 그럼..."


이도는 오랫동안 품어왔던 단 하나의 해결책을 꺼내들었다.


"나에게 데스노트를 줘. 대신 이름뿐만 아니라 어떤 특징을 적어도 그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모두 죽을 수 있도록."

"데스노트? 아, 그 이름 적으면 죽는 그거?"

"응."

"근데 특징이라니?"

"예를들면 아동강간범이라고 쓰면 아동강간범이 다 죽는 거야."


마검이 생각에 잠겼다. 생각해보니 이걸 주면 사람이 갑자기 여럿 죽어 천계가 왜 갑자기 일이 많아졌냐면서 자기가 잡힐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대신에 인류의 1%만 죽이는 걸로. ㅇㅋ?"

"그거면 충분해."


마검이 라이도에게 데스노트를 안겨주었다. 그러자 라이도는 열심히 생각하더니 데스노트에 특징을 썼다.


사람을 죽인 자로 쓰면 정당방위도 같이 죽을 거고, 고의로 죽인 자라고 써도 권위에 의한 공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죽인 자도 같이 죽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냥 죽여도 좀 그랬다. 이전에 했던 죄들이 전부 다 죽음과 함께 묻혀버리는 셈이었다. 이 죄목들을 저장할 저장고가 필요했다.


그래서 라이도는 오랜 고민 끝에 이렇게 적었다.


"청부살인을 한 자와 그 청부살인을 지시한 자. 내일 자정, 자신의 죄를 나무위키에 올리고 각 나라의 가장 큰 광장에 모여 심장마비로 사망."


그렇게 청부살인업자가 수두룩빽빽하게 죽어나갔다.


다음날, 라이도는 어떻게 되나 하고 뉴스를 보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죽어있었다. 뉴스는 이 사람들이 갑자기 왜 죽어버려렸는지에 대해 떠들고 있었다. 죽은 사람들 중에는 여당 주요 인사부터 청와대 인사들 등 청부살인을 지시한 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사망자 명단에 개발도상국 대통령들도 다수 포함되어있어 온 세상이 뒤집어졌다.


라이도는 희열을 느꼈다. 이 세상에 숨겨져 있던 악을 처단한 것이었다.


"야, 근데 이건 좀 심각한데? 천계에서 쫓아오겠어."

"뭐, 어때. 전 인류의 0.1%도 안 되는구만."

"아니, 그래도..."


며칠 후 어떻게 되나 봤더니 나무위키가 온 나라의 뉴스를 덮고 있었다. 나무위키는 파라과이에 있는 소규모 재단에서 운영하고, 나무위키는 자신이 작성한 모든 기록이 영구적으로 남게 된다는 훌륭한 특성이 있었다. 그렇기에 이곳을 심판에 최적화된 곳으로 정한 것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수많은 인사들의 청부살인 기록을 포함해 이 사람들이 저지른 강간, 폭행, 사기, 뇌물 등 각종 범죄사실이 밝혀지자 온 나라가 뒤집어졌다.



그 후 마검이 일주일동안 안절부절하는 사이 라이도는 더 많은 사람을 숙청했다.

신도를 성폭행한 성직자.

야쿠자, 삼합회, 마피아, 멕시코 카르텔 등 세계 각지의 갱단 두목.

쾌락을 위해 상습적이고 일방적으로 가족을 구타한 자.

만19세 미만인 자를 2회 이상 강간한 자.

5년 이상 검거되지 않은 살인자.

쾌락을 위해 상습적이고 일방적으고 구타한 자.


1주일만에 세계는 정화되었다. 수많은 상위 1%에 해당하는 악인들이 쓸려나갔다. 세계는 신이 존재한다고 믿기 시작했고 범죄율은 끝을 모르고 떨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1%까지 한 명이 남았다.

"야, 근데 이건 좀 아니지 않냐? 천계에서 올 것 같은데?"

"어, 그런가?"

그래도 이도는 딱히 상관하지 않았다.

"그래봤자 잡히는 건 너야. 난 이러고 지옥가도 상관 없어."

신념에 찬 확신범이었다. 마검은 더 이상 이도를 말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자, 잘 봐. 이제 내가 마지막에 뭘 쓰는지."


그리고 이도가 무언가를 썼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악한 자."


이도가 정의로운 악마의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그 때 이도가 심장을 부여잡았다. 그리고 손이 나무위키로 가기 시작했다.


"어, 이게 아닌데..."


마검이 상황을 파악하고 비웃었다.


"ㅋㅋㅋ 생각해보니 네가 제일 악하네. 전 세계의 1%나 직접 죽였어 ㅋㅋㅋ"


"어...?"


그렇게 11시 21분. 라이도는 광화문 광장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나무위키에 올라간 그의 행적에 대해 세계는 토론이 끊이지 않았으나, 데스노트를 얻기 이전에 지은 죄에 대한 부분이 매우 깨끗해 라이도를 타락한 착한 놈으로 분류하기로 결론지었다.



ㅡㅡㅡㅡㅡ


그리고 천계.


"베드로님, 이거 좀 뭔가 이상한데요?"

"그런가?"

"아니, 악인이 엄청 올라오는 건 좋은데 갑자기 1주일 내로 오는 게 말이 되냐고요. 그것도 인간 쓰레기들로만."

"음... 좋은 것 같긴 한데 이상한 건 맞는 것 같네. 조사 한 번 해봐야겠어."

"그리고 데스노트였나? 아무튼 그게 지상에서..."

"아 잠깐만 또 일이야. 요즘 일 너무 많아. 잠깐만 여기 있어."


그리고 라이도가 영혼 상태로 올라왔다.


베드로가 그 영혼의 선과 악을 스캔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얻을 수 있었다.


"마...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