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마검) 23화


"아 수박 착지! 이 망할 놈의 착지!"


마검이 답지않게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있었다. 이유는 명징하다.


"젤나가맙소사, 냄새 도대체 뭐야 이거! 누가 고구마 먹고 변봤어! 이보시오! 게 누구 없소! 이보시오, 이보시오 의사양반!"


다른 세계로 가서 새로운 주인을 찾던 마검은, 너무 멀리 떨어진 세계로 이동하는 바람에 계산을 잘못해서 측간에 떨어진 것이다. 다행히, 이 불미스러운 상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문 뒤에서 기척이 들린 것이다. 마검의 새로운 주인이 될 생물이 틀림없었다. 다만, 반응이 시원찮았기에 마검은 이번엔 다른 언어로 교류를 시도했다.


"...헬프 미! SOS! @$#*%^! revash!"


외국어에 각종 외계어에 이세계어까지 자신이 쓸 수 있는 언어는 전부 외쳐보는 마검. 그러다 드디어 문이 열리게 되는데.


"캄사합니다 캄사합니다 센세... 아아 바깥바람덕에 아주 기분이★상★쾌★하★군!"

"꼬꼬댁?"

"...꼬 ...꼬댁?"

"꼬꼭꼬꼬꼬꼬댁꼬꼬꼭"


그렇다, 이번 주인은 닭이었던 것이다. 이 세상은 인간이 있는 인간계, 신들이 사는 신계, 망자들이 도착하는 명계, 돈으로 이루어진 재계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곳은 오골계들이 모여사는 오골계였던 것이다. 아예 이 세상과는 맥을 달리하는, 이를테면 구드룬이 매트ㄹ스 주인공인 평행세계등도 있을 수있지만, 이 세상은 대략 이러하다.


닭이 주인이라 당황한 마검이였지만, 누가 주인이라고 하여도 마검의 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마검이 이곳의 언어로 새주인에게 룰과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주었다.


"...그렇게 해서 너, [오느-레-저녁 3세]가 내 새 주인이 된건데... 지금 당장 원하는 거 있어?"

"있다. 그전에 먼저 우리 오골계의 역사에 대해 잠깐 들어줘 꼬꼬."


[오느-레-저녁] 이 잠시 망설이다가 부리를 뗐다.


"이 세계가 오골계라고 불리우게 된 것은 100년전, 나의 25대 할아버지가 휘말리게 된 일때문이야. 당시 할아버지께서는 우리 닭들중 최초로 모이를 쪼아먹는 연구를 하고 계셨어. 연구는 거의 성공을 바라보고 있었고, 앞으로 조금이면 할아버지는 모이를 쪼아먹는 법으로 트리위키에 올라갈 상황이셨지. 헌데 그 소식을 듣고 당시 오골계쪽 연구소의 소장이 질투가 나서 연구를 돈을 주고 가로채버린 거야! 그 이후, 모이 쪼는 법에 대한 권위자로 올라간 당시 소장을 필두로 오골계쪽이 엄청난 공적을 세워나갔고, 결국 다른 닭들이 설 자리가 없어짐과 동시에, 오골계들이 다른 닭들을 지배하게 되었어. 바로 그 때문에 이곳이 '오골'계라고 불리게 된거지. 그러나 그 녀석들은 교활하게도..."

"어 미안한데, 세 줄 요약해주면 안될까? 독자들이 머리 아파할 거 같은데"

"... 1.오골계가 우리 같은 다른 닭들을 지배하고 있음. 2.그에 대한 반발심이 많음. 3.여기에 널 쓰겠다."

"아ㅇㅋㄷㅋ. 그런 거면 소원없이 들고 휘두르기만 해도 될거임. 소원은 다른 걸로 하삼."

"알았다. 자 그럼 일주일동안 나도 뽕을 뽑아봐야겠군."


[오느-레-저녁]이 벼슬을 세우고 크게 울었다. 아침이 아님에도 울고 있는 [오느-레-저녁]을 보며 다들 의아해했는데, 직후 [오느-레-저녁]이 부리를 움직여서 감동적인 연설을 하였다. 제왕 테메린의 명연설을 방불케하는 이 용맹한 조류의 언동은, 짧지만 굵은 내용으로 훗날 역사에 기록되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동네사람들!!!!! 지금 당장 수도로 진격합시다!!!!!!!!!!"

"우아아아아아아아!!!!!!!!"


물론 수도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였다. 오골계의 사천왕중 한 명이 [오느-레-저녁]의 마을의 영주를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검의 힘은 강력하였기에, [오느-레-저녁]과 그의 동료들은 어찌어찌 돌파할 수 있었다.


"사천왕 [닥갈-B-조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오느-레-저녁]이 검을 든 부리로 말하였다.


"크윽 사천왕의 일각인 이 [닥갈-B-조아]을 쓰러뜨리다니 제법이군. 하지만 안심하지 마라! 나는 사천왕중 최약체일 뿐이다. 너희들은 내 위의 3999명의 사천왕을 이겨야할 것이다."

"그렇군 너는 사천왕중 서열 4000위였나. 알려줘서 고맙다, 잘가라!"


사천왕 서열 4000위인 [닥갈-B-조아]을 이긴 후, 일주일동안 [오느-레-저녁]은 3900명이상의 사천왕을 몰살시켰다. 마검의 힘이 있었기에, 어려울 지 언정 못 이길 싸움은 아니었다. 잡졸들이 길을 막는 경우도 있기는 하였으나 그런 때는


"크아아아아"


하고 검중에서도 최강의 투명마검이 울부짓었다. 투명마검은 졸라짱세서 다른 무기들과 비교해도 최강이엇다. 신이나 마족은 질 때도 있었따만 어쨌든 그 마검은 세상에서 하나였따. 어쨌든 걔가 울부짓으면


"으악 제기랄 도망가자"


하고 오골계들이 도망갔다. 투명마검이 짱이었따. 그래서 오골계들은 도망간 것이다.


좌우간 남은 사천왕은 하나뿐이었고, 잡졸들은 도움이 크게 못되었기에 오골계의 옥좌의 주인이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오골계들에게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허나 이때, 마지막 남은 사천왕인 서열 3998위, [달이보-다윙]이 의연히 일을 꾸몄다.


"오늘도 그 컵라면 비스무리한 거 먹을거냐?"

"야 컵라면이 아니라 컵모이라니까. 어디보자, 기름을 붓고 3초간 끓이면 된다 이거지? 마검양반 물 좀 주소."

"너희 닭들은 당최 이해를 못하겠다. 그 지렁이 맛이라고 써진 게 뭐가 맛있다는 거야?"

"...잘 먹겠습니다."


[오느-레-저녁]이 기세좋게 한입 쪼는 순간, 그의 눈이 뒤집히며 입에는 거품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마검이 당황했다.


"어어? 야 정신차려! 왜 이래 이거"


[달이보-다윙]은 [오느-레-저녁]의 저녁 모이에 슬쩍 지렁이를 넣은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모이만을 먹던 [오느-레-저녁]에게, 지렁이란 것은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었기에 소화불량을 일으켰고, 결과적으로 [오느-레-저녁]은 배탈로 인해 사망을 목전에 둔 듯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러나 [달이보-다윙]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으니


"유후 성공이다! 내가 해냈닭! 오늘 저녁은 치킨이다!"

"안 이겼어. 나 아직 안 죽었어."

"뭣? 어떻게? 배탈에 걸렸으면 죽을 수 밖에 없을텐데?"

"그래, 하지만 난 마검의 힘으로 불로불사의 몸을 얻었다.죽을래야 죽을 수가 없지. 덤으로 비상식적인 회복력도 얻었고."

"뭐라? 배탈에 걸려도 죽지 않는단 말이냐? 그럼 감기는? 감기에 걸려도 안 죽는거냐?"

"안 죽어. 참고로 비염에 걸려도 안 죽는다."

"이럴수가... 오골계는 이제 끝이군."


절망한 [달이보-다윙]은 눈을 질끈 감았고, [오느-레-저녁]은 그를 기름탕에 빠뜨렸다. 한차례 맛있는 냄새가 흐르고 [달이보-다윙]은 목숨을 거두었다. 더이상 [오느-레-저녁]을 막을 자는 하나도 없어진 것이다...!


그리하여 마지막 남은 오골계 사천왕을 결단낸 [오느-레-저녁]은 드디어 옥좌에 앉게 되고,

그 후로 오골계와 그 밖의 다른 닭들을 위한 불공평한 정치를 펼쳐 길이길이 남을 치킨이 되었다고 한다.

메데타시메데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