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게임을 하면서 이 생각을 했다. 게임을 하는건 인생을 낭비하는거 아닐까? 지금까지 게임을 한 시간들이 너무 아까웠다. 물론 게임을 하며 재미를 느끼긴 했지만, 비생산적이라는 느낌은 지울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교육용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대학교에 가면 게임제작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수 있을것이다. 그들과 같이 게임을 만들면 분명 내 원대한 꿈을 이룰수 있을것이다. 명문대에는 그런 우수한 사람이 많을거란 생각으로 공부를 열심히 했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공부를 한다는것은 전에도 생각했지만 너무 어려운 것이였다. 커서 써먹을수도 없는것을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해 꾸역꾸역 공부하는 내가 어쩌면 역겨워보였다. 그러나 교육용 게임을 만들기 위해 나는 멈추지 않았다.

 

나는 고등학교 공부를 하면서도 코딩을 공부했다. 코를 파다 그런거긴 했지만, 코에서 피가 나도 나는 쉬지않고 공부했다. 수업시간에도 수업을 듣지않고 몰래 문제집을 풀었다. 수업을 듣는 그 시간조차 아까웠던 나는 모든시간을 문제집을 푸는데 할애했다.

 

그러던 어느날 까먹고 체육복을 안가져온 나는 다른반에 체육복을 빌리러갔다. 그런데 한 친구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게되었다. 그 친구는 캐릭터를 그렸는데 그 캐릭터는 감탄이 나올정도로 잘 그려졌다. 나는 그 친구에게 말을 걸었다.

 

"그림을 정말 잘 그리는구나! 너는 커서 뭐할거야?"

 

"...?, 아직 안정했어... 적당히 점수맞춰서 공대에 갈 생각이야"

 

"그림을 잘그리는데 그런생각을 하고있다니... 너는 입시교육의 폐해를 보여주는 모범적인 예시구나!"

 

"...내가 뭘하는 무슨상관이야! 참견하지 말고 저리가"

 

그 말을 들은 나는 테세를 전환했다.

 

"사실 진로에 맞는 직업을 갖는건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야. 중요한건 돈을 많이 버는거야!"

 

그 말을 들은 그 친구는 별 이상한것을 봤다는듯이 쳐다봤다. 그러나 나는 굴하지 않고 말을이었다.

 

"나는 커서 게임을 만들거야. 너가 일러스트와 캐릭터 디자인을 맡아주면 좋겠어"

 

"커서 생각해볼게... 용건 마쳤으면 저리가"

 

나는 그날 다음 쉬는시간에 그 친구를 찾아갔다. 그리고 말했다.

 

"너 얼굴 빻았어. 너의 그 빻은 얼굴로는 취직을 할수 없을거야. 그러나 나중에 나와 함께 게임을 개발하자"

 

"뭐라고? 이거 완전 또라이새끼 아니야? 꺼져. 다신 오지마."

 

아무래도 공략에 실패한듯 했다. 참고로 그 친구는 여자였고 다시는 말을걸기 힘들듯 했다. 그러나 나는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친해지려 노력했다. 다음날 나는 직접 쿠키를 만들어서 그 반에 갔다.

 

"야! 내가 널 위해 쿠키를 만들었어. 나와 대화좀 하자"

 

"...뭔데? 성의를 봐서 들어는 줄게"

 

"너얼굴 빻았어"

 

그날 나는 대화를 더 이어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매일매일 얼굴이 빻았다는 말로 대화를 시작하자 적응이 되었는지 정상적인 대화가 이루어졌고 결국 친해지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열심히 코딩을 공부하여 준수한 코딩실력을 갖추게 되었고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을 노려볼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나는 지방에 있는 공과대학에 가게되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니였다!!! 그 대학은 카이스트였다. 나는 대학에 합격하여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카이스트에 입학하고나서 게임을 만들어줄 친구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필요한 인재는 이러했다. 음향 담당자1명 스토리작가1명 캐릭터 디자인1명 코딩하는사람3명... 나는 2년동안 열심히 인재를 찾아봤고 4명의 인재를 구했다. 여기에 고2때 친해졌던 여자아이와 나를 포함하여 딱 6명이 모였다. 

 

나는 게임의 장르를 친구들과 의논한 끝에 미연시 게임으로 하기로 했다. 게임의 대략적인 형태는 이러했다. 고1인 주인공은 여자친구를 사귀고자 한다. 그러나 핵심 히로인들은 각각 수학,과학,국어,역사,영어실력을 요구한다. 주인공은 시험을 쳐서 그 과목이 90점을 넘을경우 연애를 할수 있게된다. 

 

이때 시험은 플레이어가 직접 치르는 것으로 시험지1과목당 제한시간은 50분이다. 그러나 시험을 쳐서 연애제한을 해금해도 여자친구가 내는 문제를 푸느냐 마느냐에 따라 호감도가 결정된다. 그리고 고3 2학기 기말고사의 결과에 따라 최종 앤딩이 결정된다. 플레이어는 해피앤딩을 위해서는 과목에대해 공부를 해야하는 것이다.

 

나는 열심히 파이썬을 활용해가며 프로그램을 짰고 그 여자아이는 천부적인 그림그리기 실력으로 게임 클리어 욕구가 상승하는 매우 아름다운 히로인을 그려냈다. 그리고 독자 제작한 배경음이 깔리자 게임은 점차 완성되어갔다.

 

그렇게 2년이 지나 우리는 결국 게임을 완성했다. 게임을 더 연장하여 실시간 멀티게임도 가능해졌고 베타서버에서 플레이어들은 주인공을 방향키로 조종하며 다닐수 있게되었다. 플레이어들은 현실과 30:1의 비율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시간 속에서 한정된 히로인을 얻기위해 서로 경쟁해야한다.

 

이제... 때가 되었다. 우리는 이 베타서버를 끝내고 정식 발매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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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터디 투 데이트! 라는 게임을 하는 프로게이머다. 이 게임이 출시되었을때부터 플레이했던 나는 법학,기계공학,생물학 같은 괴상한 연애조건을 가지고있는 히로인들을 만났다. 법학과 학생들에게 히로인을 뺏긴적도 있지만 비전공자 로써는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생물학 전공자가 95점이 나왔는데 나는 98점이 나왔으니 꽤나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게임속 시간으로 3년이 지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점이 아쉽지만 그런대로 만족하며 살고있다. 과금을 하면 지능지수가 높은 캐릭터를 살수 있어서 시험지에 모르는 문제가 있을경우 몇몇 해답을 볼수는 있지만 나는 과금따위 하지 않는다.

 

사실 이 게임은 시험지를 푸는것 말고 게임에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가 많다. 게임속에서 알바를 하거나 현질을 해서 멋진 의상을 입힐수도 있고 여캐를 선택해서 다른 플레이어와 연애를 할수도 있다. 그게 이 게임의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인들은 이 게임에서도 게이머의 본성을 드러내서 랭킹 10위안에는 한국인만 있다. 어떻게보면 대학 전공이랑 비슷한 커리큘럼의 문제가 나오기도 하니 그들은 게임 외적으로 사회에 쓸모있는 일을 할수 있을것이다. 벌써 어느 기업은 무슨 조건의 히로인이랑 연애를 성공했는지를 봐서 면접에 추가점수를 주기도 했다.

 

나는 뭐... 생물학,법학,수학,토목공학,행정학 등등 10가지 분야는 전공자 못지않게 숙련되어있다. 이번에 새로 전학온 히로인은 뛰어난 재료공학 실력을 요구한다. 항상 생각하지만 히로인의 외모가 아주 발군인듯 하다. 누가 만드는지 정말 칭찬해주고싶다.

 

저 히로인은 내가 공략할것이다. 어디보자... 재료공학 서적을 근처 서점에서 팔던가?

 

 

작가후기-사탕볶음

 

저런 게임이 있으면 어떨까 하고 소설을 써봤습니다. 저런 게임이 생긴다면 프로게이머는 정말 괴수겠군요!